한국일보

핫 딜을 원하세요? 촌 동네 싼 집 어때요?

2005-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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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라멘토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쥬디 피터슨은 몇 년 전만해도 아이다호주 포카텔로란 곳을 들어보지 못했다. 더욱이 은퇴해서 살 집을 포카텔로에서 마련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수익률도 미지근해서 은퇴구좌를 현금으로 빼서 지난해 12만 달러를 주고 포카텔로에 3베드룸 집을 샀다. 그뒤에도 집을 샀고 이어서 또 매입했다. 지금 이 도시안에만 갖고 있는 임대용 주택이 8채나 된다.


아이다호주 포카텔로 임대 주택
“주식보다 낫다” 전국서 몰려
렌탈수입으로 페이먼트 OK

여전히 새크라멘토에 살고 있으며 포카텔로에는 단 두 번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친구들이 무엇하러 그런곳에 집을 사냐고 물으면 그냥 싱긋 웃기만 한다. 임대 주택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모기지와 재산세등을 모두 지불하고도 현금이 수중에 떨어지니 그는 즐거울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라면 이런 투자 기회는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전국의 주택 붐이 타듯이 뜨거운 가운데 최근 뉴스위크지는 예전 같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무명의 지방도시 포카텔로에서 불고 있는 이상한 투기바람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주택 붐은 모든 이들의 화제다. 라스베가스나 마이애미의 콘도를 들었다 놨다하면서 돈을 버는 이야기들은 수도 없이 들어봤을 터이고, 부동산 거품이 언제 터질 것이냐는 화제는 식상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시골중의 시골이라는 포카텔로에서 부는 렌탈 홈 투자 붐에 관해서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곳의 주택 가격은 지난 5년간 22%가 올랐다. 전국이 평균적으로 50%나 올랐던데 비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이곳의 주택 중간 가격은 9만8,000달러. 무지하게 싸다.
그리고 임대용 부동산 시장이 아주 탄탄하다. 바로 이 두가지 점 때문에 포카텔로로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곳 투자자들의 대다수는 부동산 투자 세미나나 인터넷을 통해 이곳 투자에 관해 알게 된 사람들이다. 이전에는 전혀 알지를 못했던 도시다.
최근 조사에서 포카텔로는 거주 목적이 아니라 투자목적의 주택 매입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이 이뤄진 곳으로 떠올랐다. 포카텔로에 있는 임대용 주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핫 마켓 대신 옆길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과거 테크 주식 붐이 일던 당시 대다수가 테크 주식에 열광했을 때 일부는 비싼 테크 주식 대신 가격이 싼 가치주에 투자했던 것과 비슷한 접근방식이다.
그러나 이들의 투자가 실망스런 결과로 끝날 수도 있다. 특히 임대가 되지 않고 빈집으로 남고 이자율도 올라간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포카텔로의 임대용 부동산 투자에 입맛이 당기는 투자자들은 적지 않다. 우선 아이다호주립대학이 소재한 이곳은 학생 1만4,000여명이 임대용 부동산 시장의 확실한 기반으로 떠받쳐주고 있다.
투자대상인 임대용 주택은 대부분 랜치나 벙갈로 형태의 구식이고 싸구려 티가 풀풀 나는 집들이다. 다세대 아파트빌딩도 즐겨 찾는 투자 감이다.
이곳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호텔에서 열리는 부동산 투자 세미나를 통해서 인도된다. 세미나에서 소개되는 돈버는 방식은 이렇다. 포카텔로 서부지역에 있는 9만달러의 주택을 예를 들어보자.
10% 다운을 하면 8만1,000달러 모기지에 대한 이자 5.5%와 세금과 보험을 합한 월 페이먼트는 650달러. 매입한 다음 임대하면 월 렌트가 650달러, 그리고 지하의 공간을 임대하면 추가로 275달러가 떨어진다. 렌트 수입으로 월 모기지 페이먼트가 되므로 추가 현금도 축적되고 부동산 가격이 세월이 지나면서 아무리 지방도시지만 오르기 마련이므로 수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한마디로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것이다.
이런 계산이 엇나갈 수도 물론 있다. 임대되지 않고 빈집으로 있게 된다면 모든 계산은 수포가 되고 만다.
하지만 지금은 렌트가 되고 현금이 들어오고 있으니 많은 투자자들은 미적지근한 뮤추얼 펀드 투자보다 낫다는 계산으로 이곳 임대부동산 투자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투자의 위험도나 환금성, 투자 수익등에서 뮤추얼 펀드가 낫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이들은 지방 도시의 임대용 주택을 더 나은 투자로 선택한다. 주식은 내리 박을 수 있지만 그럴 위험이 적고 안정적 현금수입이 나온다는 것이다.
뮤추얼 펀드 대신 아이다호주의 아파트에 투자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아마도 콘도 광풍이 불고 있는 라스베가스나 마이애미에서 콘도를 샀다 파는 것보다는 위험성이 덜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현금이 흐르는 맛을 보고 있으니 앞으로 현금을 노리는 이런 투자는 더욱 붐을 맞을 것이다. 포카텔로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2년전만해도 좋았는데 지금은 외지 투자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좋은 물건들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부동산으로 돈버는 방법을 소개해 유명해진 몇몇 세미나 리더들은 요즘은 더 내륙으로 투자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캔자스나 내브래스카주의 소도시들도 조만간 고객들이 몰릴 것이다.
임대용 주택 투자에 맛을 들인 한 투자자는 “앨버배머와 플로리다에도 임대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라며 “모터사이클을 타고 전국을 돌며 매입한 투자물들을 한번 둘러봐야 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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