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테크 가이드/ ‘피싱’에 멍드는 금융소비자

2005-08-0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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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피싱’에 멍드는 금융소비자
각종 사기·기만 등에 ‘군자는 대로행’

“미국이 예전 같지 않아요. 요즘은 왜 이리 사기꾼들이 많은지... 전화나 우편, 인터넷을 악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 같아요. 심지어 대형 금융사들까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점점 더 잦아져 정말 실망이에d요.” 사실 미국에서도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사기행위들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이를테면 “만병통치약을 사라”든가 “경품에 당첨됐으니 수속비·세금만 내라”든가 하는 ‘고전적’ 수법들이 새 버전들로 업그레이드되는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아직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
정이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의 소비자 문제는 주로 ▲과다비용·수수료 부과 ▲신용사기 등에 집중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 확산일로에 있는 최신 수법이 이른바 ‘피싱’(phishing)이다. 유명한 금융기관이나 공신력 있는 업체의 이름을 사칭한 사기 이메일을 ‘미끼’로 이용해, 수신자들의 중요한 개
인정보 및 금융정보를 마치 ‘물고기’ 낚듯 알아낸 뒤 이를 불법적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이런 행위를 하는 ‘피셔’(phisher)들은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를 가장하기도 하지만, 근년엔 부동산 붐을 타고 온라인 모기지 회사를 사칭하기도 한다. 초저이자율 등 호조건을 제시한 뒤, 이에 동요한 소비자들로부터 사회보장번호와 소득·자산 현황 등 개인재정 정보를 빼내 이를 제3자에게 팔아넘겨 물의를 빚는 것.

실제로 이처럼 자신의 재정정보가 불특정 다수의 모기지 업체에 넘어간 한 소비자는 두 달 정도 기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00여건 이상의 크레딧 체크를 당해 신용점수가 710대에서 520대로 주저앉는 불이익을 당했다. 이 같은 미국에서의 각종 금융소비자 문제는 대개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한국 등 외국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피싱만 해도 이미 지난해 10월말 한국에서의 첫 사례가 발견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피해 방지를 위해 명심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모르는 기관으로부터 뭔가 이메일 오퍼가 오면 바로 반응하지 말 것이며, 아는 기관일 경우도 이메일 오퍼에 포함돼 있는 ‘링크’보다는 해당 기관의 ‘정문’격인 홈페이지나 전화번호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한 것이다.

한편 이 같이 ‘가짜’들에 의한 명백한 사기행위 말고도, 대형 금융기관들에 의한 소비자문제 역시 만만치 않은 추세이다. 은행권을 예로 들면, 각종 수수료나 최저 계좌잔액 등을 속속 신설하고, 제대로 된 전문인력 없이 투자·보험 등의 새 서비스를 무턱대고 늘린 결과, 서비스의 질
과 비용 측면에서 고객들에게 불이익이 초래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것. 금융기관들도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장기적 관계보다는 당장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미국사회의 ‘실적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연방 및 각 주 정부가 근년 들어 금융소비자 보호에 큰 역점을 두면서 각 금융기관의 일부 기만적 영업 관행에 제동
을 걸고 있다. 문의: (201) 7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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