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겉만 보고 망설이다 일단 한번 베어무니‘아~아’절로 나온다

2005-07-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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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 디저트 전문점 ‘반 카놈 타이’ 후식들

할리웃 선상, 놀만디 인근은 타이 공동체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이다. 타이 레스토랑이 지천에 밟히는 이 주변에 가면 타이 마켓, 타이 비디오 샵, 타이 마사지 등 타일랜드의 내로라 할만한 모든 것들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타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나와 뭐 좀 달짝지근한 거 없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오리지널 타이 디저트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타이 항공사 입구처럼 머리를 틀어 올리고 전통의상을 곱게 입은 타이 목각 인형들은 타이 디저트 전문점, 반 카놈 타이(Bhan Kanom Thai)에서 두 손을 합장하며 공손히 고객들을 반겨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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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후식 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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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후식 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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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찰밥 디저트.

주 재료는 타로와 코코넛, 망고·파파야등 과일
단 호박·찰밥을 이용하거나 팥빙수 같은 메뉴도

타이 디저트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재료라면 타로와 코코넛을 들 수 있다. 고구마, 감자와도 비슷한 타로는 튀겨도 먹고 삶아도 먹고 다져서 다른 재료와 섞거나 잘게 썰어 코코넛 우유에 넣기도 한다.
단 호박을 이용한 디저트는 웰빙 시대에 어울리는 건강식. 몸에 붓기를 내려주는 단 호박을 굽거나 삶아 코코넛 밀크를 더한 것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후식으로는 물론 아침 식사로도 그만이다.
망고, 파파야 등 신선한 과일도 빠질 수 없는 타이 디저트 재료다. 망고를 길쭉하게 썰어 찰밥과 함께 내는 디저트는 플래스틱 컨테이너에 넣어 판매하고 있다. 밥과 과일이라! 뭔가 요상한 맛을 상상하겠지만 이 조화만큼 기막힌 것도 드물다. 생각해보니 우리도 후식으로 밥을 먹는다. 달짝지근한 약식 역시 찰밥을 이용한 후식 아니던가.
조상들이 즐기던 전통 타래과처럼 생긴 독족(Dok Jok)도 밀가루 반죽을 튀긴 것으로 꽈배기 튀김, 소라 과자 등과 비슷한 맛이 난다. “코리아에도 이 비슷한 과자가 있어요”라고 종업원에게 알려주자 한류 열풍을 증명이라도 하듯 보아, 장동건에 대한 질문을 쏟아 붓기 시작한다.
팡치(Pang Chi)는 그 모양새가 빈대떡 작은 사이즈 같다. 타로와 코코넛, 옥수수를 갈아 프라이팬에 부친 것으로 코코넛과 옥수수의 질감이 쫄깃쫄깃한 것이 담백하게 즐길 수 있는 후식이다.
로티 사이마이(Rotee Saimai)는 가느다란 하얀 결이 마치 국수를 감아놓은 것 같다. 한 줄 떼어 맛을 보니 거의 솜사탕과 비슷한 맛. 똑같은 사탕이건만 그들 식생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인 국수 모양으로 뽑아낸 점이 특이했다.
바나나 잎에 싸 쪄낸 타로, 바나나 튀김, 타로 튀김 등 타이 후식은 언뜻 보기에 그리 유혹적이지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일단 한 번 맛을 보고 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아마 단 것이 몹시 그리운 밤, 야심한 시각에 당신은 운전대를 이곳으로 몰아 디저트를 구입한 후 성급하게 포장지를 풀고 입에 한 입 베어 물고서야 ‘아!’ 하고 만족과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될 지도 모른다. 어떻게 아느냐고? 임상 결과다. 그만큼 타이 디저트 맛에는 중독성이 있다.
우리 식 팥빙수와 같은 메뉴도 있다. 널찍한 디저트 트레이에는 단팥, 타로, 타피오카 볼, 코코넛 젤리, 코코넛 밀크와 같은 재료들을 담아 놓았다. 고객들은 이 여러 재료를 믹스 앤 매치 해 자신이 원하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것들로는 코코넛 밀크 단팥(Black Beans in Coconut Milk), 코코넛 밀크 타로(Taro in Coconut Milk), 코코넛 밀크 타피오카와 타로(Tapioca Ball with Taro in Coconut Milk) 등이다. 이 후식들은 차게 먹어도 좋지만 따끈하게 덥혀 먹어도 아주 맛있다.
반카놈 타이의 냉장고에는 어린 코코넛 주스, 망고 주스 등 이국적 향이 가득한 음료도 시원하게 보관돼 있다. 말린 바나나, 말린 망고 등도 타일랜드에서 수입한 것이라 그런지 독특한 향이 더해져 있다.
▲오픈 시간: 오전 10시-새벽 2시. 15분 무료 주차. ▲주소: 5271 Hollywood Blvd. LA, CA 90027. ▲전화: (323) 871-803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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