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철 만난 ‘장수 과일’ 맛있어

2005-07-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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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복숭아가 제철을 만났다. 마켓마다 수북히 쌓여 나도 모르게 복숭아로 손이 간다. 복숭아는 ‘100세를 살게 하는 선과’로서 장수를 상징하는 여름철 과일이다. 중국에선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곳을 ‘도원경’이라 칭했고, 복숭아나무의 성장을 신부의 아름다움에 비유한 한시도 있다. 복숭아를 미인에 비유하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She is a peach’라는 표현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섹시한 매력이 넘쳐난다는 의미를 지녀 여성에겐 최고의 극찬으로 통한다. 복숭아는 천도 복숭아가 가장 먼저 출하되고 마지막으로 황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복숭아는 백도, 황도, 천도복숭아 등 종류마다 과즙과 과육의 맛이 서로 달라서 먹을 때마다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 한방에서는 복숭아씨를 도인이라고 하며 어혈과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막힌 것을 치료하며, 나쁜 기운을 없애고, 월경불순 및 월경통을 다스리며, 천식과 기관지염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복숭아는 저장성이 떨어져 제철이 지나면 보기 힘들어지는 게 단점이고, 너무 차가우면 단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먹기 2∼3시간 전에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잘 익은 복숭아는 좌우 대칭으로 잘생겼으며 상처가 없다. 복숭아가 잘 익었는지는 앞을 봐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뒤쪽을 봐야한다. 파란기가 없으면 먹을 때인 것. 또 완전히 익으면 향기가 진해지기 때문에 냄새로 구별할 수도 있다. 잘 익은 복숭아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설탕과 크림 등을 이용해 디저트를 만들어 먹으면 그 달콤한 맛에 완전히 항복해 버린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달게 느껴지는 것에 비해 복숭아는 당분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레몬과 비슷한 정도로 사과나 멜론보다도 당분이 훨씬 적다. 복숭아를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디저트 2가지를 소개한다.


복숭아 디저트 2

천도가 가장 먼저 출하되고 마지막은 황도
먹기 2~3시간전 냉장고 넣어두어야 제 맛
뒤쪽 파란기 없으면 먹을 수 있게 익은 것


새콤 달콤 복숭아 타르트

타르트는 프랑스식 파이로,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틀에 넣고 구운 겉껍질 속에 과일이나 크림 등의 속 재료를 채운 디저트다. 밀가루 반죽을 만드는 게 번거롭다면 필스버리(pillsbury)의 파이 크러스트를 이용하면 간단하다. 10인치 동그란 타르트 팬(받침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고 오븐에서 굽는 시간까지 2시간40분 가량이 소요된다.
▲재료(8인분): 밀가루 약간, 파이 크러스트 1개, 4등분한 복숭아 5개, 따뜻한 꿀 1큰술, 사워크림 16온스 컨테이너 1통, 제과용 설탕 4큰술, 얇게 저민 아몬드 2큰술.
▲만드는 법: 도마 위에 밀가루를 뿌리고 파이 크러스트를 지름 12인치로 민 다음, 밀대 끝을 이용해 반죽 가장자리를 위로 세워 타르트 팬에 반죽을 올린다. 반죽을 눌러가며 골고루 형태를 잡아주고, 팬 위로 올라오는 반죽은 밀대를 사용해 잘라낸다. 타르트 팬이 없을 경우, 알루미늄 호일 접시를 틀 대용으로 사용해도 좋다. 포크로 반죽에 수십 개의 구멍을 뚫어준 후 30분 이상 냉장고에 넣어둔다. 오븐을 400도로 예열한 후 위로부터 ⅓ 높이에 오븐걸이를 넣는다. 크러스트 안을 양피지나 포일로 감싼 후 말린 콩을 가득 채워 15∼18분 동안 구운 후, 콩과 양피지를 제거하고 다시 오븐에 넣어 5분 정도 굽는다.
잘 구워진 크러스트를 팬에서 빼내 식히는 동안, 4등분한 복숭아를 중간 크기의 그릇에 담고, 꿀을 뿌려 잘 섞은 후, 사워 크림과 설탕을 혼합해 크러스트에 채운다. 그 위에 아몬드를 뿌린 다음 크림이 굳고 아몬드가 노릇해질 때까지 45분 정도 굽는다. 오븐에서 꺼낸 후 20분 가량 식혀서 따뜻하게 혹은 차게 서브한다.


생크림을 곁들인 복숭아 설탕조림

15분이면 완성되는 복숭아 디저트다. 복숭아는 설탕 조림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과일로, 너무 물러지지 않도록 자작하게 조려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통조림보다 훨씬 신선하고 맛있다. 요구르트나 아이스크림과 함께 내면 아이들 간식으로 만점.
▲재료(4인분): 4등분한 복숭아 4개. 소금기가 없는 버터 6큰술, 설탕 ¾컵, 헤비크림 1컵, 바닐라 엑스트랙 1작은술.
▲만드는 법: 먼저 복숭아 껍질 벗기기. 복숭아의 골이 패인 부분에 칼을 넣고 아보카도 자를 때처럼 씨가 닿는 곳까지 칼집을 넣어 과육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손으로 돌려 반으로 나눈다. 씨가 남은 쪽은 끝이 뾰족한 스푼으로 씨를 빼고 껍질을 벗긴다.
꼭지 부위에 칼을 넣어 씨를 빼는데 앞이 톱니 모양으로 되어 있는 그레이프프루트 용 칼이나 스푼을 사용하면 빼기 쉽다. 설탕조림 만들기. 중간불로 냄비를 가열해 버터를 녹인 다음, 불을 살짝 낮춰 버터 위에 설탕을 뿌리고 1분 가량 잘 저어준다.
4등분한 복숭아를 넣고 불을 높인 후, 자주 저어주면서 복숭아가 설탕버터로 살짝 코팅이 될 때까지 3분 정도 가열한다. 불을 끄고 몇 분 식힌 다음 커다란 그릇에 크림과 바닐라를 넣고 섞은 후 생크림을 살짝 얹어 서브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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