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족 건강위해 찾아 가요” 홀푸즈 마켓 장보기

2005-07-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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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건강위해 찾아 가요” 홀푸즈 마켓 장보기

이웃 사촌이자 마켓 친구인 정종희(왼쪽)씨와 백미숙씨가 홀푸즈 마켓에서 장을 보고 나왔다. 샤핑 카트를 탄 두 아이는 정씨 아들인 앤드류와 딸 케이티.

일반 마켓보다 가격 월등히 비싼게 흠…세일 눈 여겨보면 득
오개닉 먹거리 가득 우유·과자·육류·생선 권할 만한 품목

3가와 페어펙스(fairfax)가 만나는 코너에 자리잡고 있는 홀푸즈 마켓(WHOLE FOODS MARKET). 싱그러운 초록 식물들과 활짝 핀 계절 꽃들이 진열된 야외 코너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형광등 불빛으로 쨍한 다른 마켓들과는 달리 은은한 조명, 아기자기한 코너들이 손님들을 반긴다. 웰빙을 넘어 로하스(LOHAS)족(웰빙족이 개인의 건강에 관심을 두는 집단이라면, 로하스족은 건강이나 환경의 지속 가능성, 사회적 책임 등 자신의 가치관에 비춰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는 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는 홀푸즈 마켓은 자연 유기농 제품 및 친환경 제품을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당연히 일반 마켓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지점이 많지 않아 일부러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요즘은 여러 지역의 홀푸즈 마켓에서 한인들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족들의 건강 먹거리에 신경 쓰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쿨’한 장소로 뜬지 오래다.
아이들에게만은 좋은 것, 깨끗한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일주일에 한 두 번씩은 홀푸즈 마켓을 애용한다는 백미숙씨와 정종희씨. 가족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주부이자, 아이의 엄마인 이들은 가까이 사는 이웃사촌이면서 함께 장보는 마켓 친구다.
처음에는 단순히 같이 장을 보러갔지만, 지금은 새로 나온 제품이 있으면 시도도 해 보고, 써본 제품에 대해선 평가 의견도 나눌 정도로 홀푸즈 마켓 준 전문가들이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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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희씨의 샤핑 품목은 오개닉 우유와 아들 앤드류의 치약과 칫솔, 간식용 체리 토마토와 냉동 감자튀김(위). 백미숙씨의 샤핑 품목은 오개닉 우유, 오개닉 오렌지 주스, 호라이즌 플레인 요구르트, 아들 현수를 위한 크래커, 오개닉 바나나(아래).


“안심하고 물건 사니 너무 편하네”

“아이가 아토피 피부라 오개닉 우유를 사려고 이 마켓에 오기 시작했는데, 자주 샤핑을 하다 보니 괜찮은 품목들이 점점 눈에 띄더라구요. 저는 주로 이곳에서 우유, 요구르트, 주스, 아이들 과자, 어른용 시리얼, 너트류, 육류 등을 사요. 특히 홀푸즈 마켓 자체 브랜드인 ‘365 organic’ 레이블이 붙은 제품은 써보니 품질도 괜찮고 왠지 건강에 좋을 거라는 믿음이 가서 다른 것보다 먼저 손이 가요”(백미숙)
“저도 주로 아이들이 잘 먹는 우유, 과자, 육류, 흰살 생선 등을 사는 편이에요. 특히 너무나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구비되어 있어서 좋고요. 먹거리 외에도 주방세제나 빨래용 세제는 천연 재료로 만들어 고무장갑 없이 설거지를 해도 피부에 자극이 없어 좋더군요”(정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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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푸즈 마켓은 방목하여 오개닉 사료로 키운 쇠고기를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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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유기농으로 재배한 오개닉 식품을 파는 홀푸즈 마켓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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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개닉 스낵 코너에서 아이들 간식거리인 오개닉 과자를 고르고 있는 백미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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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가 구비되어 있는 오개닉 양념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는 정종희씨. 소금부터 설탕까지 모두 오개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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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푸즈 마켓 야채 코너에 가면 볼 수 있는 푯말. 유기농으로 재배한 오개닉과 유기농이 아닌 컨베셔널로 구분된다.


어린이용품 품질 좋아 구매 1순위
쇠고기도 유통과정 명확 믿음주고
해산물·과일·야채·생활용품 인기
음식맛도 좋아 외식하기 안성맞춤

처음에는 필요한 물건들 모두를 이곳에서 샀는데, 그러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아 이제는 꼭 필요한 물품만을 추려서 사는 편이다. 세 식구인 백미숙씨는 일주일에 평균 50달러, 네 식구인 정종희씨는 일주일에 평균 80달러 정도를 이곳에서 쓴다. 평소 구매 품목 외에 닭고기나 쇠고기 등의 육류나 해산물까지 이곳에서 사면 평균 예산은 금세 벗어나게 마련이지만 그날 그날 세일하는 품목이 있으므로 한가지 아이템을 고집하기보다 유연한 자세로 샤핑하는 것도 절약을 위한 하나의 노하우.
이곳에서 살 수 있는 육류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인데 내추럴(natural)과 오개닉(organic). 내추럴은 성장 호르몬이나 항생물질, 동물선 부산물이 첨가되지 않은 사료로 키운 것이고, 오개닉은 오개닉 사료를 먹여 키운 것. 이밖에 방목(free-range)해서 키운 육류도 있다. 예를 들어 내추럴 육류를 달라고 하면 어느 농장 것을 사겠냐고 물을 정도로 유통과정이 명확해 육류를 고객들에게 믿음을 안겨준다.
육류의 가격을 살펴보면 립아이 스펜스 스테이크(rib eye spence steak)가 파운드 당 15.99달러, 뉴욕 스테이크(new york steak)가 16.99달러로 일반 마켓보다 비싼 편이다. 방목하여 오개닉 사료로 키운 프리 레인지 오개닉(free-range organic) 안심 부위(top sirloin)는 파운드 당 13.99달러, 뉴욕 스테이크는 파운드 당 18.99달러로 홀푸즈에서 파는 고기 중 가장 비싸다. 보통 팩에 포장된 닭다리 살은 1.36 파운드에 9.72달러이고 닭 가슴살은 1.77 파운드에 14.14달러로 일반 마켓보다 비싸다.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개닉 우유는 홀푸즈 초창기에는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지만 오개닉 제품이 점점 보편화되면서 유명한 오개닉 우유인 호라이즌(Horizon) 브랜드는 일반 마켓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홀푸즈 마켓에서는 호라이즌 브랜드 대신 클로버 오개닉(clover organic)이나 오개닉 밸리(organic valley) 등의 브랜드를 살 수 있으며, 홀푸즈 마켓 자체 브랜드인 유리병에 담은 옛날 스타일 우유도 함께 진열되어 있다. 일반 플라스틱 통에 든 우유 가격은 1갤런에 5.99달러로 일반 우유보다 약 2달러 정도 비싼 편이고, 유리병에 담긴 우유는 해프 갤런이 4.29달러인데 다 마시고 우윳병을 마켓으로 가져가면 디파짓 1달러를 돌려준다.
홀푸즈에서 파는 시푸드는 냉동되지 않아 신선하기로 유명한데, 홀푸즈 마켓과 계약한 어선들에서 받은 해산물을 자체 운영하고 있는 공급 및 처리 시스템을 통해 전국의 매장으로 배달한다. 그래서인지 신선함은 보장되지만 가격이 월등히 비싼 것이 흠. 특히 새우는 파운드 당 18.99달러로 일반 마켓의 7.99달러나 8.99달러보다 2.5배 정도 비싼 편.
백미숙씨와 정종희씨는 가끔 흰살 생선 필레만 이곳에서 구입하는 정도인데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식 식탁에 즐겨 오르는 갈치, 고등어, 꽁치 등의 생선은 이곳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홀푸즈에서 파는 오개닉 과일이나 야채 역시 아무 생각 없이 장바구니에 담다보면 너무 비싸 그날마다 세일하는 품목만 선별해서 구입하는 것이 이들 두 주부가 오랫동안 이곳에서 장보며 터득한 요령. 게다가 요즘은 한국 마켓에도 오개닉 야채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굳이 이곳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 의견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홀푸즈에서 파는 야채와 과일이 모두 오개닉이 아니라는 점. 야채와 과일 코너에 가면 컨벤셔널(conventional)과 오개닉(organic)이라는 레이블로 구분되어있음을 알아두면 좋을 듯 싶다.
두 주부가 추천하는 홀푸즈 마켓에서 살 만한 품목들은 아이들을 위한 간식거리인 과자와 주스, 아침 대용으로 즐겨먹는 시리얼, 두유와 쌀 음료(rice milk), 잡곡밥을 위한 다양한 콩류 등. 특히 우리 식으로 뻥튀기 하듯 튀긴 쌀 튀밥(puffed rice)과 강냉이(puffed corn)도 시리얼 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아 아가들을 위한 핑커 푸드나 아이들 간식용 과자로 제격이다.
먹거리 외에는 아이들을 위한 치약, 목욕 용품, 영양제, 비타민, 연고 종류 등도 품질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한다. 특히 아이들 목욕용품인 캘리포니아 베이비라는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 아줌마 관광객들이 꼭 사가는 품목 중 하나일 정도다.
오개닉 먹거리나 친환경 제품 외에도 홀푸즈 마켓을 찾는 이유로 백미숙씨는 “이곳에서 파는 냉동식품들이 오개닉 제품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마켓에서 파는 것 보다 보관 상태가 좋은 편이에요. 얼음 덩어리나 성에가 그다지 많이 끼어있지 않거든요. 냉동 야채는 볶음밥 할 때, 냉동 과일은 스무디 만들 때 사용하면 편리해요” 라고 말한다.
정종희씨는 ‘홀푸즈 마켓에서 파는 음식도 맛있어 주말에는 식구들끼리 모두 이곳에 나와 브런치를 먹은 후 장을 볼 때도 종종 있는데 특히 피자는 화덕에 구워 기름기 없이 담백해서 가족들 모두 좋아한다’ 면서 편리한 시스템을 장점으로 꼽았다.

<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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