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 가이드 ‘그로토 트레일’

2005-07-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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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가이드 ‘그로토 트레일’

샌타모니카 마운틴에서 내려다보이는 말리부 크릭 지역.

남가주의 산맥이 모두 대여섯개가 되는데 그 중에 샌타모니카 산맥이 LA에서 가장 가깝고 산세가 험하지를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곳 등산을 특히 즐긴다. 최고봉이 해발고도 3,000피트를 약간 넘는 비교적 나지막한 산들이고 하늘을 가리는 소나무 숲은 없어도 적당한 거리의 시야에 태평양 물결이 바라보이고 수평선 너머에 여러 개의 섬들이 점점이 떠있는 조망이 한국의 남해절경 한려수도에 비할 만큼이나 무척 아름답다. 이 지역 산 속에 Circle X Ranch라고 부르는 공원이 하나 있다.
1,655에이커에 달하는 큰 공원인데 과거 한때 미국 보이스카웃 협회가 소유하고 있을 때는 캠핑장과 등산로를 많이 만들어 놓고 단원들의 훈련장으로 쓰고는 했는데 소유권이 정부 손으로 넘어간 다음부터는 관리가 그 전 같지 않아 많은 등산 코스들이 폐쇄되거나 폐쇄 직전에 놓인 상태이다.
오늘 소개하는 그로토 트레일(Grotto Trail)은 다행히 아직도 유지가 잘 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여전히 끊이질 않는 가 볼만한 등산로이다.
등산로 끝 부분에서 나오는 협곡에는 기묘하게 생긴 사암덩어리들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고 동굴 속에서 흐르는 물소리하며 어둠침침한 분위기가 대낮에 가도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계곡이 깊고 외지다.


LA에서 가는 길은 10번 웨스트 프리웨이를 타고 샌타모니카까지 가서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1번 도로로 갈아탄다.
북향하여 29마일 가면 Yerba Buena Rd.가 오른쪽으로 나온다. 우회전해서 5.4마일 가면 오른쪽에 Circle X Ranch 공원 사무소 건물이 나온다.
여기에 차를 세워놓고 흙길을 따라 Happy Hollow Campground 쪽으로 100야드 걸어가면 단체 캠핑장 입구에서 흙길은 왼쪽으로 휘어 도는데 여기에서 캠핑장을 가로질러 걸어 들어가면 남쪽으로 향하는 트레일 하나를 만난다.
이 트레일을 타고 내려가면 중간에 또 다른 두개의 트레일을 교차하고 개울을 지난 다음에는 길이 다시 급상승을 하면서 오르막길이 되었다가 급강하하여 계곡 바닥에 도달한다.
계곡 바닥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트레일을 따라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면 무성하게 자란 참나무 숲속을 지나고 물탱크에 박아놓은 파이프에서 맑디맑은 물이 펑펑 쏟아지는 지점을 거쳐 200야드쯤 더 가면 이 등산로의 종점인 협곡에 닿는다.
이 협곡을 Grotto라고 부른다. 집채만한 사암 덩어리들이 사방에 깔려 있는데 여기가 보이스카웃 단원들이 야영하던 곳이다.
왕복이 2.6마일이며 엘리베이션 게인이 650피트밖에 안 되는 쉬운 코스이다. 일년 내내 언제 가도 좋다. 보통사람 걸음으로 왕복 2시간반 정도 걸린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262-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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