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가에 이런 곳이…

2005-07-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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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가이드 / 메이플 드라이브(Maple Dr)

우편번호 90210은 베벌리 힐스의 고급 주택가를 지칭한다. 3가 길을 따라 운전하다 보면 키다리 나무들이 자연스레 담벼락을 형성하는 주택가가 평화롭게 펼쳐진다.
도저히 레스토랑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동네, 레스토랑 메이플 드라이브(Maple Dr)는 바로 그런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80년대 후반에 문을 연 이후 베벌리 힐스의 큰손들은 이곳에서 식사를 나누며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고 주변 이웃들은 가족들과 함께 추억의 시간들을 만들었다. 주말이면 촛불 아래 로맨틱 디너를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도 쉽게 발견된다.
안락하면서도 현대적인 인테리어는 좋은 음식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배경으로 꼭 어울린다. 좀 더 개별적인 부스, 열린 다이닝 공간, 평화로운 패티오, 세련된 프라이빗 다이닝룸 등 여러 공간은 모두 분위기가 색달라 올 때마다 다른 곳에 앉아보고 싶게 만든다.
사진작가 조르주 허렐의 작품들은 보라. 연두, 노랑의 심플한 벽면에 도회적 액센트를 준다.


80년대 후반 오픈… 베벌리힐스 큰손들의 사업 장소
세련되고 심플한 이국적인 음식세계 입에 ‘살살’


메이플 드라이브의 셰프, 빈스 만나(Vince Manna)는 항상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였던 부모 밑에서 자랐다. 소년 시절, 할아버지의 레스토랑 쿠바 칼리(Cuba Cali)에서 일하며 그는 요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키우게 된다.
“제겐 음식에 대한 열정과 지식의 추구가 삶의 가장 큰 만족입니다. 저만큼이나 음식에 대해 진지하고 열정적인 고객들을 위해 요리하는 것 역시 커다란 기쁨이죠.”
멜리스, 로란제리, 스파고 등 LA 굴지의 고급 식당들을 거치면서 그의 열정에는 멋진 스타일과 아름다운 팔레트가 더해졌다.
LA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이국적인 음식은 그의 요리세계에 창의적 날개를 달아줬다.
여러 언론과 많은 고객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메이플 드라이브의 음식 맛은 세련되면서도 심플하다. 블루 핀 튜나 타르타르(Blue Fin Tuna Tartar)는 날 메추리알 노른자를 더한 것이 육회 무치는 방법에서 노하우를 전수받은 듯 맛이 부드럽다.
타이 스타일로 조리한 홍합(That Teamed Bouchot Mussels)은 코코넛과 레몬그래스 등 이국적 향료 가득한 국물 맛이 기막히다. 구스베리 소스에 소테한 것, 대추 사과 버터와 함께 조리한 테린 두 가지로 서브되는 프와 그라 듀오(Foie Gras Duo)는 프랑스 고급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프랑스 정통 방식으로 준비되는 쇠고기구이(Roasted Cote de Boeuf)는 노르망디 지방의 고급 비스트로에서 먹는 것만큼 맛이 좋다. 거위요리(Maple Glazed Duck Breast)도 소재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과일과 메이플 향을 더해 적당히 익힌 것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파스타와 피자를 메뉴에 포함시킨 것 역시 LA의 다양한 인종과 그 문화를 껴안기 위함이다. 아주 얇은 크러스트에 나폴리 스타일로 구운 피자는 마가리타, 파이브 치즈, 스파이시 치킨 등 다양한 맛. 포치니 버섯 리조또(Risotto), 사프론 앤젤헤어(Saffron Angel Hair), 게살 토르텔리(Crab Tortelli) 등 이태리 부모를 둔 빈스는 이탈리아 음식 전문식당 수준으로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어낸다. 바닐라 크림 브룰레, 화이트 초컬릿 라즈베리 치즈케이크 등 메이플 드라이브의 후식들은 선택 코스가 아니라 필수로 여길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화요일부터 토요일 저녁에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재즈 트리오의 라이브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미스티, 서머타임 등 끈적한 재즈 연주는 와인과 함께 온 몸 세포의 문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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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시럽으로 윤기를 낸 거위 가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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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치니 버섯 리조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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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식 스테이크 꼬떼 드 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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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와 그라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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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테 한 야생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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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스파이스 빅아이 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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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안 알바코어 사시미.


Tips

▲종류: 뉴 아메리칸 파인 쿠진(New American Fine Cuisine). ▲오픈 시간: 런치, 월-금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2시45분. 디너 월-토요일 오후 6-10시. 바는 월-금요일 오전 11시30분-새벽 1시. 토요일은 오후 6시-새벽 1시. 해피 아워는 월-금요일 오후 4-7시. 화-토요일 오후 7-11시에는 라이브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가격: 런치 전채는 9-29달러, 메인 디시는 14-32달러. 디너 전채는 9-30달러, 메인 디시는 14-48달러. 후식은 9달러. ▲주차: 런치 때는 Maple Dr. 선상의 Maple Plaza Garage에 무료 주차. 디너 때는 Alden 선상에 발레 파킹 4.50달러. ▲주소: 345 N. Maple Dr. Beverly Hills, CA 90210. 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La Cienega를 지나 Maple Dr.가 나오면 우회전, Alden에서 좌회전하면 발레 파킹이 나온다. ▲예약 전화: (310) 274-980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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