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안이 얼얼 더위가 싸~악 ‘빙수’

2005-07-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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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이 얼얼 더위가 싸~악 ‘빙수’

바나나, 블루베리, 딸기등을 듬뿍담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얹어 만든 과일 빙수.

하얀 얼음에 달콤한 팥, 쫄깃한 떡, 상큼한 과일 얹어 한입 뜨니…

기본 메뉴라면 팥·과일·커피 빙수
입맛에 따라 좋아하는 스타일 분명
녹차·매실을 이용한 웰빙도 인기

날 더울 때면 뭐니뭐니해도 하얀 얼음에 달콤한 팥, 쫄깃한 떡, 상큼한 과일 등을 한껏 올려 한입 가득 떠먹는 빙수가 제격이다.
빙수야말로 입맛에 따라 좋아하는 스타일이 분명하게 구분되는데 달콤한 팥에 좋아하는 과일이 듬뿍 들어있으면 좋다는 사람도 있고, 다른 건 몰라도 쫄깃한 떡은 꼭 들어가야 제 맛이라는 사람도 있다. 들어가는 재료도 재료지만 얼음 상태에 따라 전체적인 맛이 민감하게 달라지는 게 바로 빙수.
우선 옛날 스타일로 만든 팥빙수. 조금 서걱거리는 입자가 거친 얼음에 팥 듬뿍 얹고, 쫄깃쫄깃한 떡과 색색의 젤리 거기다 우유 조금 붓고 미숫가루까지 뿌리면 완성. 쓱쓱 비벼 한참을 먹다보면 얼음의 입자가 커서 그런지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좋아하는 생과일을 한입 크기로 썰어 넣으면 과일빙수가 되고, 물을 얼린 얼음 대신 물에 커피가루와 시럽을 타서 얼린 커피 얼음을 사용하고 좋아하는 고명을 얹으면 커피 빙수가 된다.
또 다른 스타일은 최대한 얼음을 곱게 갈아서 만든 것. 빙수에 사용하는 얼음이 마치 눈처럼 하얗고 입자도 고와 입에 넣으면 어느새 사르르 녹아버릴 정도로 부드럽다. 거친 얼음을 씹을 때만큼 속시원함(?)은 덜하지만 함께 넣는 재료와 부드러운 얼음의 맛이 서로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 얼음이 얼마나 곱게 갈렸는지 하는 것은 빙수 전체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일 정도로 중요하다.
팥빙수, 과일빙수, 커피빙수가 빙수의 기본 메뉴라면 요즘은 웰빙 빙수가 유행이다. 여름 주점부리인 빙수와 웰빙이란 말은 언뜻 잘 안 어울리지만 주재료인 팥부터가 건강에 좋은 재료. 팥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를 맑게 해주고 몸의 붓기를 빼주는 해독작용이 있으며 심장, 간, 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웰빙 빙수의 대표 선수는 녹차 빙수. 특히 갈증이 많이 날 때 효과적인 녹차를 적극 활용하는데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 녹차 우린 물을 얼려 그 얼음을 갈아서 만드는 것과 하얀 얼음에 녹차가루를 이용해 만드는 것.
녹차빙수로 유명한 찻집 ‘차생원’의 경우 녹차가루를 이용해 빙수를 만드는데 이때 우유에 녹차가루를 넣고 멍울이 없도록 잘 저어 사용해야 부드러우면서도 쌉싸름한 녹차 빙수의 참 맛이 난다고 김연옥 사장이 귀띔한다. 가격은 6.50달러.
얼음 위에 팥은 물론 스틱 아이스크림, 붕어빵, 치즈 케이크 조각 등을 얹어 푸짐하게 나오는 ‘카페 앙주’의 녹차 빙수는 시간이 지나 얼음이 녹아도 처음의 진한 맛을 유지하게 위해 얼음 위에 녹차가루, 그 위에 또 얼음 조금 올리고 녹차가루를 넣는 식으로 담는다. 앙주의 빙수의 제대로 된 맛을 즐기려면 빙수 한 숟가락과 케이크 조각을 함께 먹어야 한다. 마치 하겐다즈의 치즈케이크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느낌. 가격 8.99달러.
또 다른 웰빙 빙수로는 매실 빙수가 있는데 매실 농축액을 찬물에 타 매실 액을 만든 다음 냉동실에 넣어 얼음을 얼린 다음 빙수기에 넣고 갈고 여기에 팥빙수용 팥과 수박을 얇게 썰어 넣는다. 더위와 갈증에 특히 효과적인 매실로 만든 빙수는 더위에 지친 여름날의 피로를 풀어주는 색다른 맛이다. 매실 농축액만 있으면 집에서도 만들어 먹기 쉬운 웰빙 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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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과 파인애플로 맛을 낸 과일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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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재료가 함께 나오는 앙주의 녹차 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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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빙수 매실빙수 땅콩 미숫가루 빙수 딸기빙수


“색다른 맛으로 더위 이겨요”

얼음 가는 기계 사용하면 간편… 재료는 입맛대로
먼저 얼음 넣고 그 위에 우유 부은 후 팥등 얹어야

홈메이드 빙수 맛있게 만들기

손쉽게 얼음 가는 기계를 구할 수 있는 요즘은 집에서도 간단히 빙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귀엽고 앙증맞은 곰돌이 모양의 빙수기계는 손잡이를 돌리면 얼음이 곱게 갈리는데 요즘은 스위치만 누르면 얼음을 갈아주는 전동식도 나와 있다. 하지만 김스 전기의 최영규 매니저는 “손잡이를 돌리면서 얼음을 가는 수동형 기계가 여전히 인기인데 그 이유는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집에서도 전문점 못지 않게 맛있는 빙수 만들려면 몇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일단 얼음을 얼릴 때는 물에 우유를 배합해서 얼리거나 우유를 좋아한다면 우유를 직접 얼려서 쓴다.
빙수기가 없는 경우라면 얼음을 만들때 물에 우유나 녹차가루 등 기호에 맞는 것들을 잘 녹인 뒤 새지 않는 비닐 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두었다가 얼음이 완전히 얼기 전에 꺼내 손으로 부수고 다시 얼리기를 반복하면 따로 기계로 갈지 않아도 서걱서걱한 셔벗 상태가 되는데 이를 사용하면 된다.
어떤 종류의 빙수든 빠져서는 안 되는 재료는 다름 아닌 팥. 팥빙수용 팥은 깨끗이 씻어 돌을 골라낸 후 냄비에 물과 팥의 비율을 5:1로 넣고 팥이 푹 무르익을 때까지 끓인 다음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서 조리면 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사용하면 편리하다. 팥을 직접 만들기가 번거롭다면 마켓의 통조림으로 나온 팥을 사용해도 맛에는 별 차이가 없는데 진양의 팥빙수용 팥이 16oz, 2.99달러/ 3kg, 9.99달러 두 가지가 있으며 일본 제품인 시라기꾸 팥 통조림은 16oz, 3.49달러면 살 수 있다.
쫄깃한 맛을 더해주는 떡의 경우 마켓에서 팔던 통조림은 더 이상 수입되지 않으므로 직접 떡집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인절미의 콩고물을 묻히기 전 찰떡이나 절편을 이용해도 좋다. 과일 고명은 좋아하는 과일을 한입크기로 썰어서 넣으면 되고 여기에 통조림 후르츠 칵테일을 넣어야 제 맛이 난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빙수의 가장 큰 특징은 내 입맛대로 재료를 넣어 나만의 빙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과일 빙수도 그냥 얼음에 과일을 썰어넣는 식이 아니라 좋아하는 과일을 썰어 설탕을 함께 믹서에 갈아 얼린 과일 얼음을 사용한다거나, 인스턴트 체리가루를 끓인 물에 풀어준 후 냉동실에 넣고 얼려만든 체리 얼음을 빙수기에 곱게 갈아 여기에 체리 시럽, 체리 아이스크림, 과일 체리를 넣으면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체리 빙수가 된다.
초코 빙수도 같은 방법으로 코코아 분말을 물에 녹인 후 얼려 빙수기에 곱게 갈은 후 휘핑 크림을 얹고 초컬릿과 빼빼로와 같은 초코 과자 등으로 장식하면 된다. 어떤 종류의 빙수를 만들어 먹건 중요한 것은 빙수를 담는 순서. 얼음을 먼저 넣고 그 위에 우유를 부어야 유지방이 얼음 사이 곳곳에 스며들어 맛이 살아난다는 것. 또한 얼음은 최대한 곱게 갈아야 다른 재료와 맛이 잘 어우러지고, 함께 매치 하는 과일은 수박, 딸기, 체리 키위 등 시원한 느낌을 주는 과일을 사용해야 맛있는 홈메이드 빙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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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수동식 빙수기. 개당 14.9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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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전동 빙수기. 개당 19.99달러.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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