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기’는 얼마 전만 해도 뜻있는 사람들이 안타깝게 부르짖던 표어였다. 미국서 오래 살다가 직장을 한국으로 옮겨간 한 친구는 한국 사람들의 질서감각에 답답했었다고 한다. 백화점이나 극장이나 공중화장실에 가서는 여러 개 화장실 문 앞마다 따로 줄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한 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리자며 설치면서 다녔다고 한다.
이 친구가 보다 일찍 한국엘 갔으면, 줄도 잘 안서지만, 줄이 서있으면 새치기하기 일쑤이고 새치기하는 사람과 욕지거리하며 싸우는 광경을 보고 화가 났었을 것이다. 그러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것은 나를 봐도 확실하다. 애들이 어릴 때 디즈니 월드에 갔었는데, 뭘 하나 들어가려해도 길고도 긴 줄에 오래 서 있다가 드디어 문이 열리면 그때부터 휠체어 탄 사람들 먼저 들어가는 그 짧은 시간 좀 더 기다리는 것조차도 짜증스러웠고, 차라리 그들이 부럽기까지 했었다.
수년 전 미국문학계에 널리 알려졌던 이창래 씨의 소설 ‘Native Speaker에는 한국 사람들이 동네 공원에 놀러가 싸갖고 온 점심을 먹고 놀다가 저녁이 되면 나머지 음식으로 찌개를 끓여 먹고 오는 장면이 있다. 남의 일이 아니고 내가 바로 그렇게 살았다. 그 당시 한국 사람들의 유일한 바캉스는 교회에서 하는 봄, 여름 야외예배정도.
요즘 모든 것이 좋아진 만큼, 우리들의 휴가여행은 골프여행은 물론, 아이들 대학교를 알아보는 겸 대학이 있는 지방을 여행하는 대학교 탐방, 취미에 따라 스쿠버다이빙, 캠핑, 편안한 크루즈 여행 등 취미에 따라 다양하기만하다. 오랜만에 긴 연휴를 만들어준 이번 독립기념일. 1년 내내 일요일도 없이 일하던 사람들이라도 어디 산과 물로 한번쯤 놀러갈 수 있는 기회이다.
차로 여행하던 비행기를 타던, 멀리 가든 가까운 곳엘 가든, 친지의 집이건 호텔이건...집을 떠났을 때에는 보다 더 공중도덕에 유의해야한다. 나의 이웃이나 직장동료들 처럼 나만의 독특한 개성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 휴가 중이라고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면 대접을 못 받는다. 될 수록 꾸겨지지 않는 옷을 챙기고, 목적지 시간을 미리 맞추어 혼동 없게 하며, 중간 중간 휴게소에 들렸을 때 너무 큰소리로 떠들지 말 것이며, 혹시 휴게소 벤치에서 싸온 김밥을 먹었다면 쓰레기를 휴지통에 넣고 상위도 깨끗하게 닦아야 할 것이다.
줄서기 정도가 습관화 되었으면 이제 어떤 모습으로 줄을 서있어야 할지 그 다음 단계로 발전할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