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얼음 동동 띄운 새콤한 맛~

2005-06-29 (수)
크게 작게
여름이면 국도 차가운 게 좋다. 땀을 흘리다 보면 어느새 입맛도 뚝 떨어지고 몸은 늘어지게 마련. 어느 해 여름이었던가. 시원하게 등목을 한 뒤 훌훌 마셨던 냉국의 기억은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것이다. 얼음 동동 띄운 새콤한 냉국은 더위를 싹 물러가게 할 뿐 아니라 잃었던 입맛을 확 살아나게 했다. 냉국에 관한 최초의 역사적 기록은 고려시대 이규보의 시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뭐 시 쓸 소재가 없어 냉국을 노래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청담한 맛’이란 고운 표현을 대하고 보니 진정한 시인은 박채소반을 앞에 두고도 시심을 발휘하는 거구나 싶어진다. 냉국은 미역냉국, 오이냉국처럼 차게 식힌 물에 식초를 타 새콤한 맛을 낸 냉국 그리고 닭을 곤 진한 국물로 만든 깻국과 같은 보양 냉국이 있다. 지리산 한 자락에서 홀로 그림을 그리며 수행하고 있는 지통사 스님은 여름날, 스님들이 더위를 식히느라 자주 먹는 음식이 바로 담백하고 시원한 맛의 냉국이라 말한다. “미역 냉국을 많이 해먹어. 특별한 것이 있나. 그거면 됐지.” 항상 냉장고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짧은 시간 내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냉국. 하지만 더운 여름날, 그 맛과 풍미는 결코 그냥 넘겨버릴 만한 것이 아니다.


더위를 식혀주는 냉국

★콩나물 냉국


HSPACE=5


▲재료: 콩나물 300g, 붉은 고추 1개, 쇠고기 육수 4컵, 소금,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 냄비에 콩나물과 약간의 소금을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콩나물이 익으며 나온 국물에 육수를 섞어 소금간을 한 뒤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보관한다. 삶은 콩나물은 건져 다진 마늘, 깨소금, 소금,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 양념이 배이도록 한다.
그릇에 양념한 콩나물을 넣고 차게 해둔 냉국 육수를 담아낸다.
붉은 고추를 송송 썰어 위에 얹어내면 색깔 대비가 곱다.


★도라지 냉국

▲재료: 도라지 100g, 식초 2큰술, 설탕 2큰술, 소금 2작은술, 고춧가루 2작은술, 생수 4컵.
▲만드는 법: 도라지는 가늘게 갈라 3인치 정도의 길이로 썰어 소금을 넣고 힘주어 주물러 헹궈낸다. 설탕, 식초, 소금, 고춧가루에 버무려 1시간 동안 재워 양념이 충분히 배이도록 한다. 양념한 도라지를 무거운 것으로 눌러 물기를 뺀 후 그릇에 담고 냉수를 붓는다.


★미역오이 냉국

HSPACE=5


▲재료: 불린 미역 150g, 오이 1/2개, 붉은 고추 1/2개, 풋고추, 양파, 깨소금, 고춧가루 적당량, 냉 국물(물 4컵, 국간장 2작은술, 소금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식초 3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미역양념(다진 마늘 1/3작은술, 국 간장 1/2작은술, 깨소금과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미역은 찬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 후 소금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색깔이 파랗게 변하면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꼭 짜 둔다. 미역을 살짝 데쳐야 비린내가 나지 않아 맛이 깔끔하다. 오이는 껍질째 씻어 곱게 채 치고 붉은 고추와 풋고추는 물에 담가 헹궈 씨를 뺀 후 동글동글하게 썬다. 2인치 폭으로 썬 미역에 다진 마늘, 간장, 깨소금, 붉은 고추, 풋고추를 넣고 바락바락 주물러 양념이 충분히 배어들면 오이를 넣는다.
생수 4컵에 국간장 2큰술, 설탕, 식초,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 후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다. 양념한 미역과 오이를 그릇에 담은 뒤 식성에 따라 양파 채 썬 것을 넣고 냉국 국물을 부어낸다. 냉국의 맛을 약간 강하게 해야 얼음을 띄우고 난 뒤의 간이 적당하다.



★오이 냉국

▲재료: 오이 2개, 실파 1/2뿌리, 마늘 1쪽, 간장 2큰술, 식초 3큰술, 설탕 1큰술, 깨소금 조금, 고추 가루 약간, 생수 4컵
▲만드는 법: 오이를 굵은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씻은 뒤 채 썰거나 얇고 동글동글하게 썬다.
오이에 다진 파, 마늘을 넣고 고추가루, 식초 1큰술을 넣어 고루 무쳐 놓는다. 생수 4컵에 설탕과 간장, 식초 2큰술씩을 넣어 간하여 냉 국물을 만든다.
양념해 놓은 오이에 냉 국물을 붓고 깨소금을 살짝 뿌린다. 얼음을 동동 띄워도 좋다.


★가지 냉국

HSPACE=5


▲재료: 가지 2개, 붉은 고추 1개, 국간장 2큰술, 대파 1조각, 마늘 2쪽, 참기름 1큰술, 설탕 1큰술, 식초 3큰술, 소금 1/2작은술, 통깨 1작은술, 물 5컵
▲만드는 법: 가지는 꼭지를 떼고 반으로 가른 뒤 6cm 길이로 토막 내 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5분간 쪄서 식힌다. 붉은 고추는 씨를 빼서 다지고 파와 마늘도 다진다. 가지가 식으면 길이로 가늘게 쭉쭉 찢어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한 뒤 국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다진 고추, 참기름, 통깨를 넣어 살살 무친다. 가지에 양념이 폭 밴 후 국물을 부어야 맛있다.
생수에 국간장, 설탕, 식초, 소금을 넣어 새콤달콤하게 간을 맞추고 차게 둔다. 그릇에 가지 무친 것을 담고 냉국물과 얼음을 끼얹는다.

<박지윤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