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소한 냄새 보고 있으면 손이 저절로 입에 쏘~옥

2005-06-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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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봉 베이커리(Le Bon Bak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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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상·바케트 등 전형적 파리지안 스타일
각종 샐러드와 수프 다양한 샌드위치도 판매


‘삶의 질’은 21세기를 사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다. 집 가까운 곳에 정말 괜찮은 빵집이 있다는 건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아주 중요한 원인이 된다.
아침에 커피 물을 올려놓고 세수도 하지 않은 얼굴로 걸어 나가 사들고 오는 신선한 크로아상, 오후 무렵 산보 길에 사들고 오는 기다란 바게트. 학군이 좀 떨어지고, 집이 좀 좁더라도 그런 빵집이 동네에 있다면 뭘 더 바랄까.
우들랜드 힐스 벤추라 선상의 르봉 베이커리(Le Bon Bakery)는 간판이 눈길을 끄는 것도, 실내장식이 대단히 팬시한 것도 아니지만 그 앞을 걷게 된다면 고소한 냄새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곳이다. 그리고 한 번 인연을 맺게 되면 이 동네 올 일이 있을 때마다 참새 방앗간 지나듯 꼭 들르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주인 앨버트 프리드먼(Albert Friedman)은 그의 나이 10세 때인 1961년에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동구권 이민자. 2년 전 프랑스인 주인으로부터 르봉 베이커리를 인수했다. 24년간 한 자리에 있으면서 동네 사람들 생활의 한 부분이 된 르봉 베이커리의 새주인이 된 걸 그는 행운으로 여긴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질문에 한국인이라 대답을 했더니 마치 조상 중 누가 한국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반가워하며 말을 잇는다. “가까이 한국 교회가 있는데 입소문이 나서 저희 집 아몬드 크로아상을 사러 오는 한인들이 아주 많아요.” 버터가 듬뿍, 아몬드 필링이 가득 들어간 아몬드 크로아상을 직접 사먹어 보며 그의 자랑이 과장이 아님을 확인했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1.35-1.85달러.
르봉 베이커리는 프랑스식 빵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얇은 겉껍질은 딱딱하며 안은 몰랑몰랑한 바게트는 전형적인 파리지안 스타일. 버터 향이 고소한 크로아상, 초컬릿이 달콤한 빵 드 쇼콜라, 계피 향과 건포도가 조화된 시나몬 레이즌, 부드러운 질감의 브리오시, 다양한 소재의 머핀, 바삭거리는 느낌의 스콘 등 진열장의 빵들은 예쁜 모양으로 고객들의 오감을 유혹한다.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마들렌, 라즈베리 향이 황홀한 루골라, 부드러운 질감의 나폴레옹, 다양한 향의 치즈케익와 무스 등 식사의 피날레를 완벽하게 장식하는 후식도 종류대로 갖추고 있다. 특히 과일 타르트는 이 집 전문. 그 가운데 요즘은 살구 타르트가 가장 잘 나간다고.
르봉 베이커리의 또 다른 자랑은 샌드위치다. 맛있는 샌드위치 만드는 비법을 물었더니 딱 두 마디, ‘신선함과 밸런스’가 노하우라 대답한다. 우선 모든 재료는 신선한 최상의 것을 사용한다. 그리고 여러 재료가 뒤섞여 복잡한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재료의 맛을 살릴 수 있게 재료를 배합한다는 게 비법이다. 예를 들자면 치킨 샐러드 샌드위치의 경우 닭고기의 맛을 더욱 살려줄 수 있는 샐러리와 드레싱만을 더할 뿐 다른 미트 종류를 섞지 않는 식이다.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샌드위치 용 빵이에요. 신선하고 좋은 빵으로 만들어야 샌드위치도 맛있거든요. 저희 집은 전통적인 파리 스타일의 프랑스 바게트와 크로아상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다보니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앨버트 프리드먼의 말이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념이라면 머스터드와 마요네즈를 들 수 있다. 그는 머스터드만은 돈을 좀 주더라도 리얼 프렌치 디종 머스터드만을 고집한다. 입자가 굵은 디종 산 머스터드에는 유사 제품이 따라올 수 없는 향이 있다.
직접 구운 신선한 바게트 또는 크로아상을 반으로 갈라 마요네즈와 디종 머스터드를 바르고 그 사이에 로스트 비프, 햄, 터키, 살라미, 참치, 치킨 샐러드, 야채 등 7가지의 주재료 가운데 한가지와 양상추, 토마토, 오이, 아티초크, 아보카도, 피클, 치즈(스위스, 프로볼론, 체다, 잭 치즈 가운데 한 가지)를 끼워 넣으면 샌드위치 완성.
르봉 베이커리에는 이 외에도 BLT, 프렌치 딥 샌드위치, 훈제 연어 샌드위치, 치즈와 시금치 크로아상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샌드위치에는 감자 샐러드나 콜슬로우가 사이드로 따라 나온다. 가격은 크기와 종류에 따라 2.95-7.45달러. 각종 샐러드와 수프도 판매하며 매일 다양한 키쉬(Quiche)도 준비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산 훈제 연어, 훈제 참치, 프로슈또, 수입산 구다 치즈, 블루치즈, 브리 치즈도 판매한다. 도매도 취급한다.
▲오픈 시간: 월-금요일은 오전 6시-오후 7시. 토요일은 오전 6시30분-오후 4시. 일요일은 오전 7시-오후 4시. ▲주소: 21928 Ventura Bl. Woodland Hills, CA 91364. 101 N.를 타고 가다 Canoga에서 내려 좌회전, Ventura에서 우회전, Topanga 전 왼쪽에 있다. 뒤쪽으로 넓은 무료 주차장이 있다. ▲전화: (818)340-2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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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신선한 바게트와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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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타르트 등 달콤한 후식류는 한 끼 식사를 멋지게 장식하는 피날레다.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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