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이츠’(Heights)★★★½(5개 만점)

2005-06-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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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턴의 밤’ 밝히는 뉴욕 예술인들의 삶
힘차고 유머있지만 아픔있게 그려

뉴욕의 가을 하루 24시간 안에 맺어지고 벌어지는 몇 사람들 간의 관계와 변화를 그린 앙상블 드라마.
지적이고 위트와 상심을 지닌 문학적 작품인데 인물들의 성격 개발이 잘됐고 또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도시 드라마 팬들용.
영화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챕터식으로 명기하면서 그 사람과 그와 연관된 다른 인물들의 얘기를 보여준다.
특히 부각되는 인물은 오스카상을 받은 연극 영화배우인 다이애나(글렌 클로스)와 그녀의 딸로 사진사인 이자벨(엘리자베스 뱅스).
이자벨은 유대인인 변호사 조나단과 곧 결혼할 처지인데 이에 앞서 결혼에 대해 회의를 하게된다.
다이애나는 자기가 연출할 연극에 오디션 하는 가난한 젊은 배우 알렉(제임스 마스단)에 호감을 느끼면서 사랑이 식어버린 남편에게서 못 구하는 애정을 대리 만족하려고 한다.
알렉은 갑자기 찾아온 대작 출연의 횡재에 즐거워하면서도 다이애나의 접근에 거리를 둔다.
한편 영국의 작가 피터가 잡지 배니티 페어 기사 준비차 런던서 뉴욕에 도착하는데 그의 미국방문은 세계적인 사진 작가의 곧 있을 누드쇼와 시간적으로 겹친다.
예술가들의 경쟁의식과 자기에게 맞는 짝을 찾아 헤매는 뉴요커들의 초상화를 힘차고 유머 있고 또 통증 있게 그렸다. 겹치고 또 겹치는 정교한 이야기들을 맵시 있고 기민하게 엮어 가는데 이야기 구성이 소설을 보는 식이다.
뉴욕의 직업인들과 예술인들의 심리와 일상을 파고들면서 약간의 조소를 보내고 있는 영화는 또 삶은 관찰 할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강조하면서 이런 뜻을 인물들의 만남과 그들의 비밀의 노정을 통해 감정적으로 전달한다.
맨해턴의 황혼에서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얘기로 이 매력적 도시를 찍은 촬영과 클로스의 연기가 특히 좋다. 끝에 가서 계속 감추어온 비밀이 밝혀진다.
선셋5(323-848-3500),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848-8223), 샌타모니카 뉴윌셔(310-281-8223), 엔시노 타운센터(818-981-9811),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562-844-6500), 코스타메사 빌리지(800-FANDANGO#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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