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 날개, 불 닭 아시나요 ‘한국입맛’총출동

2005-06-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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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핫 스팟
라이브 재즈바 ‘바비 런던’

여러 음악 가운데 재즈만큼 따뜻하고 자유로운 장르가 또 있을까. 술 한 방울 들어가지 않아도 세포의 문을 활짝 열고 감성을 촉촉이 적시는 감미로운 재즈. 거기에 향기로운 와인과 위스키가 더해질 때 우리는 술 향기에 취하고 멜로디에 다시 한 번 취하게 된다.


한인 타운 한복판에 제대로 된 라이브 재즈 바, 바비 런던(Bobby London)이 문을 연 지도 벌써 3년째에 접어든다. 니콜라스 케이지 등 할리웃 스타들까지 원정 와서 풍류에 젖는 곳이 한인 타운이긴 하지만 우리의 놀이 문화라는 것이 소주방, 노래방, 가라오케, 나이트클럽 일색의 획일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
바비 런던은 그런 면에서 확실히 다른 업소들과 차별화를 이룬 곳이다. 괜찮은 뮤지션들을 확보하느라 지출이 결코 적지 않았을 텐데 지금껏 잘 운영해준 것이 고맙기만 하다. 요일마다 다른 무대를 꾸미는 재즈 뮤지션들은 할리웃 일대에서 20년 이상 공연을 계속해온 베테랑들이다.
온 몸을 흐느적거리게 만드는 재즈가 듣고 싶을 때 언제든 그곳의 문을 열기만 하면 입구까지 끈적끈적한 선율이 흘러나오는 곳.
사람 냄새가 그리울 때 찾으면 말상대가 되어주는 바텐더들이 세련된 서비스를 펼치는 곳.
고급스럽고 럭서리하면서도 편안하고 안락한 인테리어, 소곤소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조용한 분위기. 몸과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려 한 잔을 기울이기에 이보다 더 괜찮은 공간이 그리 흔치만은 않은 것 같다.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가 점점 높아가는 술은 싱글 몰트 위스키. 바비 런던은 전문 바(bar)답게 멕켈란을 비롯한 싱글 몰트 위스키를 20종류 이상 갖추고 있으며 한인들이 좋아하는 블렌디드 위스키, 데낄라, 보드카, 코냑 등 다양한 하드리커를 보유하고 있다.
여러 종류를 시음해보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싱글 몰트 위스키 세트, 스카치위스키 세트, 프린스찰스 세트 등, 숙성시킨 햇수와 레이블만 다른, 같은 종류의 술을 여러 가지 모아 선보이고 있다. 오우퍼스 원 등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의 와인도 제법 알차게 갖추고 있다.
바비 런던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맛깔스런 안주. 한국에서 인기 정상을 달리고 있는 불 날개, 불 닭도 이미 들여왔고 스테이크 치즈 롤, 연어 카비어 롤, 도미 회 편채 등 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독특한 안주를 개발했는데 손님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촉촉하게 젖어드는 라이브 재즈, VIP 모시듯 정성이 가득한 서비스와 함께 최고의 술로 목을 적시다보면 지나간 날이 아무리 힘들었을지라도 다시 시작할 만한 위로를 얻게 된다.

▲오픈 시간 - 오후 6시-다음날 새벽 2시. 재즈 라이브 연주는 월-토요일 오후 9시-자정까지.
▲주차 - 발레 파킹 1.50달러. 베버리와 웨스턴 코너 남동쪽 코너.
▲전화 - (323)466-243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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