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다려도 좋아 맛 있으니까… ‘팜즈 타이 레스토랑’

2005-06-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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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가이드 / 할리웃 소재
(Palms Thai Restaurant)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에 있어 아시안 공동체 가운데 한인 커뮤니티는 좀 유난스러운 편이다.
24시간 문을 여는 국밥집, 순두부집의 수는 이민 연륜이 오래된 중국, 일본 커뮤니티를 한참 앞선다.
LA 전역에 타이 레스토랑의 수는 제법 되지만 그 밀집의 정도에 있어선 우리 앞에 명함도 내밀지 못할 게다.
지난 해 11월에 소개했던 루엔페어(Ruenpair)가 있는 할리웃 선상의 샤핑몰은 타이 식당과 비디오 샵이 밀집해 있는 타이 공동체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곳.
루엔페어를 마주보고 있는 팜즈 타이 레스토랑(Palms Thai Restaurant) 역시 루엔페어 못지않게 열성적인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갈 때마다 마주치는 얼굴도 있다. 반가운 마음에 먼저 친한 척을 한다.


100여가지 다양한 메뉴들
모두 독특한 맛
고객 20~60대 라이브 무대도


“이 집 음식 좋아하나 봐요?” “아, 네. 한 달에 한 3번 정도 와요.” “가까이 사나 봐요.” “아뇨. 뉴욕에 살아요. LA에는 한 달에 3일, 출장 오는데 그때마다 매일 밤 오는 거예요. 오면 꼭 생선찜(Steamed Whole Fish A-11 또는 A-12)을 시켜 먹고요.”
뉴욕에서 건축가로 일한다는 세스 아담스(Seth Adams)의 말이다. 테이블 앞에까지 화로를 가져다가 식지 않게 서브한 생선찜은 한 마리를 고스란히 내온 것이 꽤나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푸른 눈의 세스는 젓가락을 요리조리 움직이며 생선살을 발라내 하얀 밥 위에 턱 얹어 먹는 게 식성에 있어선 이미 아시안이라 할 만하다.
샐러드, 수프, 누들, 라이스 등 100여 가지 다양한 메뉴를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다 잘 해내는 것뿐만 아니라 엔터테이너의 라이브 무대까지 더해지다 보니 팜즈 타이 레스토랑의 널찍한 실내는 항상 부산하게 돌아간다. 고객층도 새파란 20대로부터 중후한 50-60대까지 그 층이 아주 넓다.
타이 엘비스라 불리는 카비 통프레차(Kavee Thongprecha)는 엉덩이에 걸친 바지와 반짝이 셔츠를 입고 목젖을 울려가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한참 때의 엘비스를 추억하게 만든다.
커버차지 내고 입장하는 것도 아니고 분식집 수준의 저렴한 식당에서 맛있는 밥 먹고 라이브 쇼까지 볼 수 있으니 손님들이 안 모일 리가 없다.
그 집 음식이 정말 괜찮은가는 가장 일반적인 메뉴를 시켜보면 된다. 타이 식당의 자장면 격인 팟 타이(Pad Thai, 88번)는 거의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불닭 수준의 아주 자극적인 매운맛. 많은 이들이 방콕에서 먹었던 맛과 가장 가깝다고 격찬한다.
각종 해산물을 듬뿍 넣어 매콤하게 끓인 수프(Spicy Seafood Soup, 21번)는 깔끔하고 시원한 것이 외국음식 먹는 것 같지 않아 좋다. 코코넛 닭고기 수프(Chicken Coconut Soup, 20번)는 코코넛 우유를 더해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독특한 맛의 타이 카레는 매운 정도와 고기 종류에 변화를 주더라도 항상 인기. 그 외 다른 타이 식당에서 맛볼 수 없었던 원조 메뉴도 여러 가지다.
생새우 매운소스(Raw Naked Shrimp With Spicy Sauce, A-14)와 말린생선 매운샐러드(Spicy Dried Fish Salad, A-23번)를 시켰더니 종업원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거라면 주문하지 말라고 말린다.
아직 메뉴를 읽고 주문해서 그리 틀려본 적이 없는지라 용기를 내 계속 밀어붙였다. 아! 역시 “먹어봐야 맛을 알지”란 강부자 아줌마의 멘트는 틀린 말이 아니었다. 매콤하고 새콤한 소스와 어우러진 맛이 식욕에 불을 붙이는 맛이다. 종업원에게 들은 조언대로 매콤한 샐러드에 찰밥(Sticky Rice)을 시켰더니 역시 찰떡궁합.
하지만 “어느 정도 맵게 해드릴까요?” 라는 질문에는 이전에 타이 식 매운 맛의 아픔을 톡톡히 본 뒤라 조용히 목소리를 깔고 “마일드”라 대답했다. 종업원 역시 잘 선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눈길을 보낸다.
야생 멧돼지 고기, 사슴 고기, 메추리, 개구리 등 좀 튄다 하는 소재를 이용한 요리도 여러 종류다. 메뉴 표에서 ‘Wild Things’라 분류한 것을 살펴보자. 팜즈는 항상 줄을 서야할 만큼 바쁘지만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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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국물의 야채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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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맛 새우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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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새우 매운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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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생선 매운 맛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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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 볶음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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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맛이 일품인 팟 타이.


Tips

▲종류: 타이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오전 10-오후 5시. 디너는 오후 5시-자정. 금요일과 토요일은 새벽 2시까지. ▲가격: 런치 스페셜이 4.25-4.95달러. 디너 메뉴는 3.99-18.99달러. ▲주차: 6월15일 이사후 무료 주차. ▲현주소: 5273 Hollywood Blvd. LA, CA 90027. 6월15일 이사 예정. ▲새주소: 5900 Hollywood Blvd. Suite B, LA, CA 90028. Hollywood와 Bronson 코너. ▲전화: (323)462-5073.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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