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성이 듬뿍 … 혀와 눈이 즐겁네

2005-06-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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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듬뿍 … 혀와 눈이 즐겁네

갖가지 해산물과 고소한 크림소스가 어우러진 시푸드 파스타. 13.99달러.

우리식당 맛 자랑 ‘앙주(Anju)’

모델 출신 주인의 세련된 감각 음식마다 묻어나고
오개닉 샐러드·앙증맞은 디저트·각종 커리 환상적

6가와 세라노가 만나는 곳(구 ‘Retro’ 자리)에 자리잡은 레스토랑 ‘앙주’(Anju)에 가면 일상적인 한끼 식사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이 주는 일차원적인 만족감과 세련된 감각의 담음 새에서 느껴지는 고차원적인 기쁨까지. 한마디로 혀와 눈이 모두 즐겁다.
앙주에서 맛볼 수 있는 갖가지 요리에 담긴 패셔너블한 감각은 이곳의 주인인 노충량씨로부터 나온 것. 한때 한국에서 유명 모델로 활동했던 그는 패션 뿐 아니라 음식에까지 일가견이 있어 한동안 보그 코리아 잡지에 음식과 요리에 관한 얘기들을 연재했을 정도. 그의 세련된 감각이 음식 뿐 아니라 레스토랑 곳곳에 그대로 녹아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는 각종 커리, 오개닉 샐러드 그리고 예쁘게 세팅되어 나오는 디저트. 모두 일본식 홈메이드 레서피에 프렌치 스타일이 가미되어 산뜻하면서도 멋스럽다.
커리는 비프, 치킨, 슈림, 돈까스 등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는데 모두 정통 일본식이다. 갖가지 야채를 넣어 만든 한국식 커리와는 달리 걸쭉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게 특징이며 색상도 노란색이 아닌 진한 초컬릿색이다. 앙주에서 맛본 비프 커리는 부드러운 갈비살과 감칠맛 나는 커리 소스가 어우러져 ‘일본에서 먹었던 환상적인 커리 맛’ 그대로였다. 커다란 흰 접시에 초컬릿색 커리 소스와 하얀 밥을 모양내어 담고 그 위에 비프와 상큼한 민트 잎으로 마무리하여 서브되는 세련된 비프 커리를 보고 있으면 작은 탄성이 절로 나온다.
예사롭지 않은 담음 새가 느껴지는 이곳의 커리는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6일. 사골을 우려낸 국물에 각종 야채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4일 동안 고아낸 다음 야채를 모두 건져내고 커리를 섞는다. 그 후 이틀동안 냉장고에 넣어 숙성하면 비로소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커리가 완성된다. 알고 보니 예쁜 모양새만큼 맛을 위한 정성도 대단하다.
매일 아침 마켓에서 직접 사온 오개닉 야채로 만든 샐러드도 손님들이 좋아하는 메뉴. 싱싱한 그린 샐러드는 물론이고 튜나, 시푸드, 칼라마리, 두부 등 메인 재료가 곁들여진 샐러드는 한끼 식사로 충분할 정도로 푸짐하다.
점심에는 스페셜로 오개닉 샐러드와 비프 커리가 세트로 나오는데 가격이 9.99달러로 저렴한 편이다.
저녁에는 데이트하는 연인이나 삼삼오오 짝을 이룬 직장인들이 가볍게 한잔하며 즐길 수 있는 요리들이 인기다. 오렌지 루피라는 흰살 생선에 시금치를 곁들여 만든 요리, 향긋한 유자향이 나는 치킨, 중국 딤섬처럼 만든 슈마이, 도미를 얇게 썰고 각종 야채를 넣어 돌돌 말아 나오는 카파치오 등은 와인 뿐 아니라 사케와도 잘 어울려 젊은이들은 물론 나이 지긋한 손님들도 많이 찾는다.
맛깔스런 메인 요리 후에 꼭 먹어봐야 할 것은 디저트. 이곳의 모든 디저트 역시 일본식 홈메이드 스타일로 아이스크림까지 모두 직접 만든 것이 특징. 맛도 맛이지만 세팅되어 나오는 폼이 예쁘고 앙증맞아 먹기 아까울 정도다.
가장 인기 있는 디저트는 주방장이 손님 앞에서 직접 만들어 주는 크림 브룰레. 마치 근사한 고급 호텔에서 룸서비스 받는 듯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데다 래즈베리, 블루 베리, 생크림이 곁들여 나와 더욱 먹음직스럽다. 또 한가지, 요즘 같은 날씨에 빠질 수 없는 빙수 역시 앙주만의 감각이 담겨 독특하고, 특히 갖가지 베리를 직접 갈아만든 주스로 만든 ‘와인빙수’를 열심히 개발중이라고 한다.
주소와 전화번호는 618 S. Serrano Ave. LA, CA 90005, (213)382-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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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타코 쉘에 살짝 튀긴 칼라마리와 신선한 오개닉 야채가 서브되는 칼라마리 샐러드. 10.9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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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일본식 커리의 맛인 앙주의 비프 카레. 9.9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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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크림 브룰레. 7.9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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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주의 셰프 가쯔오미 우에다.



<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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