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 가이드 Mt. Wilson~West Fork Campground 등산로

2005-06-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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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가이드 Mt. Wilson~West Fork Campground 등산로

마운트 윌슨 등산로 주변의 송신탑.

천문대가 있는 마운트 윌슨 북쪽 능선에서 샌개브리엘강의 서쪽 지류인 West Fork까지 가는 등산로가 있다. 이 길 이름이 Rattle Snake Trail, 즉 방울뱀 트레일이라고 부르는데 길이 생긴 게 뱀이 기어가는 것처럼 꼬불꼬불 해서 이렇게 부르는지 아니면 길 따라 방울뱀이 많아서 그렇게 명명이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둘 다 일리가 있다.
가는 길도 유달리 꼬불꼬불할 뿐 아니라 초여름 더운 날에 등산이라도 하려면 방울뱀 때문에 아찔아찔한 순간을 여러 번 겪는다. 방울뱀은 미국의 독사다. 맹독성으로도 악명이 높지만 몸 등에 다이아몬드 띠를 내보이면서 누워 있는 그 징그러움은 누가 보아도 섬뜩하다.
한국의 뱀들은 일년에 한 번씩 허물을 벗을 때 껍질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데 미국의 방울뱀은 꼬리 끝 부분에 방울이 되어 매달려 있기 때문에 그 뱀의 나이만큼 많은 방울이 매달려 있게 된다.
여러 개의 방울을 흔들어 대면서 공격의 태세를 갖출 때는 한 발짝 물러서는 게 최상의 방어다.
물면 보통 사람의 발목을 공격한다. 그러므로 등산화는 반드시 목이 긴 장화가 좋다. 레인저들이 신는 목 긴 장화가 이런 이유에서 기인한다. 일단 뱀한테 물리면 그 뱀을 놓치지 말고 잡아야 한다. 그래야 병원에서 식별하고 마땅한 앤티-비놈 주사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뱀은 야행성이기 때문에 밤 등산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문헌에는 해발고도 8,000피트까지 방울뱀이 산다고 나와 있지만 다른 등산로에서는 좀처럼 본 일이 없었던 걸 보면 이 등산로에 뱀이 많은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코스안내

라카냐다에서 엔젤레스 크레스트 2번 하이웨이를 타고 14마일 올라가면 Red Box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Mt Wilson까지 올라가는 Mt Wilson Road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해서 4마일 정도 마운트 윌슨 정상으로 올라가면 정상 가까이 가서 도로가 두개로 갈라지면서 일방 통행길이 되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트레일이 시작된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 두고 내려가는 트레일을 따라 걸으면 참나무 숲도 지나고 소나무 숲도 지나고 똑같은 줄기의 개울물도 여러 번 건너갔다 건너왔다 하면서 가게 된다.
4마일쯤 가면 Gabrielino Trail과 만나는데 이 트레일을 타고 1마일쯤 내려가면 West Fork Campground에 도착한다. 이 캠프장에는 스토브 시설과 테이블, 화장실 등이 잘 갖춰져 있어서 밤샘을 하거나 피크닉을 하기에도 훌륭하다. 돌아 올 때는 오던 길을 되돌아오면 된다.
왕복 10마일 코스로 길지는 않지만 2,800피트를 먼저 내려갔다가 힘이 다 빠진 후에 다시 올라 와야 하므로 여기에서 힘이 드는 코스이다. 일년 내내 언제가도 아름답다. 차를 파킹하기 위해서는 어드벤처 패스를 반드시 차에 부착해야 한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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