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탈에 선 아이들 강추!! 인간극장

2005-05-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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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선교회는 한 3주 동안 무척이나 분주했다. 물론 공사 때문이었기도 하지만, 한국 KBS ‘인간극장’ 프로그램에서 ‘LA 뒷골목의 별난 목사’라는 제목으로 선교회 밀착취재를 나왔기 때문이다.
24시간을 함께 생활하면서 밥 먹는 것, 자는 것, 프로그램 진행하는 것, 화장실 가는 것까지 일일이 따라다니며 카메라를 돌리는데… 찍는 사람도 무척이나 고통스러웠겠지만, 솔직히 찍힘을 당하는 우리들은 더욱 곤혹스러웠었다. 순간도 자유가 주어지질 않고,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는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카메라 때문에 얼굴근육에 마비가 와서인지 웃어도 썩소…, 화를 내도 순악질 표정, 놀라는 표정도 썰렁~~, 이렇게 늘 하던 감정의 표현들이 어색하기만 하였다.
선교회 아이들도 슬슬 카메라를 피해 다니며, 주위를 맴맴 돌더니… 점차 카메라 앞에서 폼들을 잡아대기 시작하는데… 아이들의 숨겨진 끼들이 발산되기 시작하였다. 3주째 취재가 거의 다 끝날 때 즈음에는 아예, 카메라를 즐기며 일부러 카메라 앞에서 알짱거리는 모습들이 역력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우리 나눔선교회에 있어서는 모험 아닌 모험이었다. 그것은 자신들이 약물 중독자라는 것이 세상에 알려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부끄러웠던 과거, 수치스러운 일들을 모든 이들에게 밝힌다는 것이 자존심 상하고, 힘든 일이었겠지만, 아이들은 이 일을 당당하게 받아들였다.
그동안 나눔에서는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고, 앞으로 똑같은 잘못을 행치 않을 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다. 또한 사람들이 뒤에서 하는 손가락질을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늘 이야기 했다.
그것은 우리들이 행했던 잘못은 거짓과 숨김이 있기에 가능하기에 이를 오픈 할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의 증거이며, 진실하고 솔직한 것은 비록 잘못을 했다하더라도, 새로운 삶에 대한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나눔은 언제든지 어느 때든지 우리 과거의 상처와 아픔, 잘못을 통하여 하나님을 증거 할 수 있다면, 비록 우리가 손해를 입고, 부끄러움을 겪더라도 감당하기를 원한다.
더욱이 우리들의 과거 잘못을 통하여 사회 전반에 약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다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기에 반드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중독을 알림으로서도 우리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보통 마약을 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숨김으로서 주변들로부터의 도움이 끊이지 않게 되는데, 이러한 사실을 주변인들에게 알림으로서 혹시 약물에 문제가 다시 일어났을 경우 주변인들로부터의 도움을 차단할 수 있고, 정보를 부모나 가까운 가족이 받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들로 나눔은 단 한 명도 얼굴에 모자이크를 하지 않은 채 TV에 나왔고, 이러한 우리들의 진실한 마음은 충분히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게 되었다. 나눔의 홈페이지는 격려의 글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나눔을 사랑하는 이들이 인터넷 카페와 기도의 모임을 갖고 있다.
우리 나눔의 형제, 자매들은 이러한 관심 속에 앞으로 열심히, 올바르게 살아야겠다고 결단하는 큰 힘을 얻고 있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우리를 위하여 근심하며, 기도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예배실에 조용히 앉아서 기도하는 우리 나눔의 아이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아자, 아자, 나눔 파이팅!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들 옆에서 지켜주시는 한인사회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한영호 <나눔선교회 디렉터>


나눔의 홈페이지 주소 : www.nanooml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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