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Hola! amigo

2005-05-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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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중남미 독립과 아메리카 제국

제287회. 아메리카제국 23. 2차 대전 7. 소련 침공1
패망의 길로 발을 내딛은 히틀러가 좀 더 넓고 깊은 안목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소련을 정복하였을 수도 있었다. 자신의 편협성으로 자기만의 생각에만 함몰되어 어떤 대안도 고려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은 히틀러는 자기가 판 구덩이에 스스로 걸어 들어간 것이었다. 1941년 6월22일 독일군은 발트해의 스탈린그라드, 수도인 모스크바,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세 방면의 집단군을 출동시켰다.
이렇게 병력을 분산하는 것은 병법에도 크게 어긋나는 전술로 각 방면의 사령관들이 반대하였으나 히틀러는 자기 고집만 밀고 나가는 데다 상황에 따른 유연하고도 신속히 대처할 길을 막아버려 독일군을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몰아넣은 결과가 되었다. 처음부터 잘못된 전략을 세운 데다가, 더욱 나빴던 것은 독일군이 독재자 스탈린 치하의 소련인을 위한 해방자로서 소련 땅을 밟은 것이 아니라 침략자와 살인자로서 인식된 점이었다. 당시 스탈린은 무자비한 독재에 공포정치로 수많은 인민을 숙청하고 시베리아로 유형하였다. 만약에 히틀러가 스탈린의 압제에서 소련 인민을 구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면 인민들의 협조와 봉기를 이끌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히틀러는 처형부대를 파견하여 유대인을 모조리 찾아내 살해하도록 했으며, 또한 미래의 독일 정착민들에게 줄 땅을 확보하고자 수백만의 슬라브인들을 추방하거나 아사시켰다. 그리하여 마을마다 들어서던 독일군을 환영하던 소련인들의 마음은 곧 공포와 증오로 바뀌었으며, 그들은 독일군을 괴롭히는 게릴라로 변신하였다.
멍청한 히틀러는 어처구니없게도 뛰어난 전술이나 우세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이끌려하기보다 소련군의 자체 붕괴를 기대하고 있었다. 개전 후에도 이러한 기대가 전혀 충족될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자 전쟁은 독일군이 이길 수 없도록 전개되어 갔다. 히틀러는 공산주의가 태동한 곳이라는 이유로 스탈린그라드를 1차 공격대상으로 삼았고, 풍부한 석유자원과 소련 산업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우크라이나를 탐냈으며, 수도이며 신경중추인 모스크바 역시 점령하려하였다. 세 군데의 전선은 당시의 통신 수준으로는 유기적인 전투가 불가능하여 각개 전투를 벌여야했으며, 군수물자의 수송도 세 방향으로 나뉠 수밖에 없어 각각의 집단군은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하여 이겨야 했는데 당시 유럽과 아프리카의 전투도 수행중이었던 독일군에게 이 목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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