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밌는 찜질방’ ‘열’ 나게 즐겨보자

2005-04-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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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튼에 오픈한 한국식 찜질방 ‘비치 스파’

영화보고 정담나누고 땀빼다보니 피로 훌훌
식사까지 해결… 복합 레저 공간으로 탈바꿈

요즘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엄청난 규모의 호화로운 찜질방 문화에 다들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뜨끈뜨끈한 온도에 건강에 좋다는 다양한 재료로 만든 방은 기본이고, 여기에 식당과 각종 상점, 영화 상영과 같은 이벤트와 노래방과 같이 흥겨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각종 시설까지 빵빵하게 갖춘 멀티 엔터테인먼트 공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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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운 온도의 보석방에서 마니아들이 찜질을 즐기고 있다. 보석방의 주 재료인 천연 자수정은 노폐물을 배출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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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들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찜질방을 찾는다. 땀도 빼고 사업구상도 하고 일석이조란다.

따라서 한국에서 찜질방의 존재는 단순히 ‘땀빼며 쉬는 곳’ 이상이다. 연령, 세대, 성별을 초월한 온 국민의 휴식 공간으로 할머니로부터 어린 손자까지 온 가족이 손잡고 향하는 곳이기도 하고, 타지에서 일하는 큰딸과 엄마가 만나 오랫동안 못 나눴던 속내를 나눌 수 있는 대화의 방이자,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장소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평일에는 삼삼오오 모인 중년의 아주머니들의 쉼터이자 계모임을 위한 곳이고, 나이 지긋한 중년 아저씨들의 동창 모임은 물론 사업 파트너와 새로운 사업 구상을 위한 공간으로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이러한 최신 유행의 한국식 찜질방이 이곳 남가주에도 등장해 한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얼마 전 풀러튼 지역에서 새로 오픈한 ‘비치 스파(Beach Spa)’가 그 곳. 찜질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타운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비치 스파는 풀러튼은 물론 오렌지카운티 주민들까지 자주 애용하는 곳으로 점점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말에는 엄마, 아빠, 아이들이 함께 이곳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엄마, 아빠가 뜨거운 방에서 땀 빼는 동안 아이들은 옥 온돌방에서 놀거나 영화방에서 영화관람 하면서 기다려요. 그러다 엄마, 아빠가 옥 온돌방으로 땀 식히러 나오는 틈틈이 두런두런 얘기도 나누고, 그러다 배가 고프면 식당에 모여 앉아 식사도 하구요. 쌓였던 한 주간의 피로도 풀고, 가족과 함께 얘기도 나누고 또 한끼 식사까지 해결되어 그런지 엄마들이 특히 좋아해요. 조금 날씨가 선선하다 싶으면 미역국이나 우거지국이, 날씨가 더우면 단연 냉면이 인기죠” 매니저 김영애씨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은 음료의 경우 3달러 정도며 다양한 종류의 한식은 5달러에서 10달러 선이다.
김씨는 이곳을 오픈하기 전, 남자와 여자가 함께 찜질방을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큰 고민거리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각자 남녀 사우나에서 옷을 갈아입은 다음 뜨끈뜨끈한 찜질방을 함께 사용하는 한국식 구조를 갖춘 곳으로는 남가주에서는 이곳이 유일한데 이런 분위기가 익숙지 않아 혹시 사람들이 꺼리면 어쩌나 걱정됐기 때문이다.
“찜질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앗! 내가 잘못 들어왔나’하면서 화들짝 놀라는 손님들이 가끔 있긴 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을 왜 했나 할 정도예요.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대부분인데다, 오히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뜨끈뜨끈한 방에서 땀빼는 어른들을 신기해한답니다”
이 지역에서 비치 스파는 이미 가족들의 주말 모임 장소로 유명해졌고 요즘은 친한 몇몇 가족들이 모여 아예 가족끼리 정기 모임을 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고, 어떤 날은 예배를 마친 후 교회 청년부 모임이나 구역 모임을 위해 이곳에서 찾는 손님들도 꽤 있을 정도다.
입장료는 사우나만 이용하는 경우는 1회 20달러, 찜질방도 함께 이용하면 1회 25달러. 10회분을 한꺼번에 구입하면 각각 160달러와 200달러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남·여 혼용… 주말 가족손님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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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해도 될 정도로 넓은 사우나실의 냉탕. 물 폭포로 마사지를 하면 안마를 받은 듯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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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영화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영화방.

입구에서 표를 끊고 들어가면 우선 남녀 사우나 실이 나오는데 입구에서 받은 열쇠 번호와 맞는 옷장을 찾아 소지품을 넣고, 이곳에서 제공하는 핑크 빛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로 갈아입은 다음 땀 닦을 타월 하나 준비하면 찜질방으로 갈 준비는 끝. 나중에 배고파질 것에 대비 지갑을 챙기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곳에선 옷장 열쇠 번호만 대면 모든 먹거리를 제공받으며 사우나에서 나갈 때 카운터에서 계산하면 되므로 주머니에 돈을 넣어둘 필요가 없다.
찜질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전통 한옥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옥 온돌방이 넓게 펼쳐져 있고 입구에서부터 순서대로 영화방, 천기토방, 아이스방, 보석방이 자리잡고 있다.
메인 룸 격인 ‘옥 온돌방’은 바닥을 모두 옥으로 깔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도 답답하지 않은 것이 특징. 바닥 온도는 적당히 따뜻한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나오는 방에서 땀을 뺀 다음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한옥의 툇마루처럼 만든 곳을 경계로 위쪽은 벽에 걸린 TV도 보면서 누워서 쉴 수 있도록 되어있고, 아래쪽은 식당 입구와 연결되어있어 낮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음식을 먹으며 두런두런 얘기 나누다.
찜질방에서 실컷 땀을 흘리고, 아이스방에



1 좋아하는 영화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영화방.
2 중년 남성들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찜질방을 찾는다. 땀도 빼고 사업 구상도하고 일석이조란다.
3 뜨거운 방에서 땀을 빼고 나면 휴식을 취하는 옥 온돌방. 전통 분위기 물씬 풍기는 한옥처럼 꾸며 놓아 한결 아늑하다.
4 뜨거운 열기가 나오는 방에는 비치된 숯과 소금. 탁해지기 쉬운 공기를 깨끗하게 걸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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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수영을 해도 될 정도로 넓은 사우나실의 냉탕. 물 폭포로 마사지를 하면 안마를 받은 듯 시원하다.
8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는 아이스방. 의자 아래 마련된 흰 자갈 지압판을 걸으면 발마사지 효과도 있다.
9 황토보다 좋은 천기토로 만든 천기토방. 보석방처럼 뜨거운 열기가 나는 방으로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방출되어 건강에 좋다고.

찜질방 이용 5계명
1. 30분마다 물을 한잔씩 마신다.
2. 5분 정도 찜질방에서 땀을 뺀 후 10
분씩 휴식을 취해준다.
3. 찜질방 사용 후에는 피부 보습제를
꼭 발라준다.
4. 모발은 적신 후 수건으로 감싸고 찜
질방 이용한다.
5. 가급적 개인 수건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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