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 가이드 마운틴 글리슨

2005-04-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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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가이드 마운틴 글리슨

마운틴 글리슨 하이킹 트레일.

마운틴 글리슨(Mt. Gleason)은 샌개브리엘 산맥 최서단에 우뚝 솟아 있는 해발 고도 6,502피트의 고산이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북쪽 경치가 일품이다. 끝없이 펼쳐져 나간 모하비 사막이 한눈에 보이고 눈 덮인 하이 시에라 산맥이 지평선 너머에 아득히 보인다. 이 산 이름의 주인공인 조지 글리슨(George Gleason)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다.
돈을 벌기 위해 이런 저런 사업을 다 해보다가 신통치 않자 이 산 정상에 빽빽하게 우거진 산림을 벌목해서 돈을 벌어보려고 산림 조사차 험하고 가파른 이 산의 정상을 처음 찾았다고 한다.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였는지 산 위에 올라온 이 사람의 눈에 비친 것은 나무보다도 여기 저기에 솟아 있는 빨간색 암반들이었다. 바로 금 광맥을 발견한 것이었다. 이렇게 우연히 발견된 금 광맥이 글리슨의 팔자를 완전히 고쳐 놓아 일약 남가주 당대의 유명한 갑부가 되었고 산 이름도 이 사람의 이름을 따서 글리슨산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비즈니스가 한창이던 1888년과 1896년 사이에는 노새 8마리가 이끄는 왜건에 금광석을 가득 싣고 가파른 하산 길을 내려오는데 미끄러지지 않게 하느라고 산 위에서 벌목한 원목들을 잔뜩 동여매어 왜건 뒤에다 끌고 오고는 했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재미있는 광경이다.
지금도 이 산 정상에 가면 그 옛날에 금을 파내던 흔적이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금광석을 실어 나르던 광산로가 이제는 등산길이 되어 가끔씩 찾아오는 등산객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LA 지역 방공망의 하나로 산 정상에 미 공군의 레이다 시설이 세워져 있었는데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이것마저 해체되고 이제는 산이 완전히 자연 복귀한 셈이다.


■가는길·코스안내

라카냐다에서 약 23마일 정도다. 라카냐다에서 Angeles Crest Highway를 타고 10.5마일 북쪽으로 가면 왼쪽에 Angeles Forest Highway와 만난다. Angeles Forest Highway로 갈아타서 12.5마일을 더 가면 Mill Creek Summit에 도착한다.
Mt Gleason Rd.(코너에 MESSENGER FLATS 12라는 사인이 있음)에서 좌회전(서쪽)해서 6마일을 가면 Youth Conservation Camp가 나온다. 캠프장 왼쪽으로 난 비포장 도로를 따라 반 마일을 들어가면 길이 끊어지면서 넓은 공터가 있다. 여기에 차를 세우고 동쪽 끝으로 걸어 내려가면 게이트가 나온다.
게이트를 넘어 25야드쯤 내려가면 Pacific Crest Trail과 교차한다. 좌회전해서 PCT를 타고 올라가면 길은 곧 참나무 삼나무 소나무들로 뒤덮인 터널 속을 걷게 되어 여간 상쾌하지가 않다. 4분의1 마일 정도 더 가서 비포장 흙 길을 지나고 약간 더 가면 PCT가 내리막 길이 되기 직전에 또 하나의 트레일과 교차하는데 여기서 좌회전하여 올라가면 글리슨산 정상에 도착한다. 왕복 5마일. 어드벤처 패스 요.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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