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진명 소설’ 틀 깬 색다른 감동

2005-04-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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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쓴 ‘마이 리뷰’
김진명저 ‘도박사’

도박 중독자들 암담한 삶속
어김없는 발상의 전환 시도

이번 소설은 김진명 특유의 애국주의를 뺀 담백한 소설이다. 가볍게 읽히긴 했으나 화가 났다. “뭐야. 뻔하잖아”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김진명 소설들은 그 내용이 잘 구별이 안 된다. 내가 읽은 최고는 그의 첫 작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다. 처음 읽으면 애국심에 불타면서 “나도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미국, 일본 나쁜 놈!”을 외치게 되지만 자꾸 보다보면 질리게 마련이다. ‘황태자비 납치사건’ ‘하늘이여 하늘이여’ ‘바이코리아’ ‘코리아닷컴’ 제목도 비슷하고 내용도 비슷하다.
이번 작품은 애국주의를 뺀 시도는 좋았는데, 반대로 김진명표 소설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김진명 소설은 하나씩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어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내가 이렇게 편하게 살고 있어도 되나? 하는 괜한 가슴 찔림 말이다.
최근 읽은 ‘제 삼의 시나리오’는 탈북자들의 비참한 현실(실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에 가슴이 찔렸고, 여기서는 도박 중독자들의 암담함과 탈출할 수 없는 삶에서 가슴이 뻐근함을 느꼈다.
여기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상대방과 무조건 반대로 베팅하는 동남아 팀이 있다. 이들은 자제력이 강한 상대조차 무너뜨린다. 왜냐하면… 반대로 베팅하기에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한방만 한방만’ 이길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런 생각이 그 상대방이 자멸하게 되는 것이다.
김진명 소설은 유려한 문체! 술술 읽히는 그의 말솜씨,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사회적 현상 지적, 등등… 많은 장점이 있다. 그리고… 꼭 한번씩 내 머리회전을 반대로 돌려준다. 발상의 전환 등 나에게 깨달음을 준다. 그래서 내가 김진명 소설을 뻔하잖아! 하면서도 계속 읽게 되는 거 같다.
독자명: 새콤한 귤
<자료제공: 알라딘유에스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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