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Wedding Special 우리 결혼해요

2005-04-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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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배 - 권오경 커플 결혼 준비 풀 스토리

교회에 처음 나타난
수줍음 타는 신랑
발랄하고 참한 신부가 찜
자연스레 데이트 하며
교제한 지 2년…
초컬릿처럼 달콤하고
로맨틱한 분위기
프로포즈 하기 좋은
사랑의 달 2월
예쁘고 착한 신부의
자상함에 반한 신랑
“Will you marry me?”


웨딩잡지 스크랩
원하는 스타일
예단·함 생략
총비용 43,000달러
양가 반반부담


어바인의 한 교회에서 만나 지난 주말(4월16일) 결혼에 골인한 구경배·권오경 커플의 웨딩 스토리.
새 교인이 오면 금방 눈에 띌 정도로 규모가 작은 교회인지라 피아노 반주를 하던 신부 권오경(28·앨리슨)씨에게 처음 예배에 참석한 신랑 구경배(29·윌리엄)씨의 훤칠한 얼굴이 한눈에 들어왔다. 수줍음이 많은 신랑 구경배씨에게 활발한 성격의 신부 권오경씨가 먼저 인사를 건넸지만 당시에는 신랑이 눈도 마주치지 않아 조금 속상했다고. 하지만 내심 구씨도 발랄하면서도 참한 인상의 권씨가 마음에 들어 매주 교회에 다니면서 서서히 작업(?)에 들어갔고, 자연스레 데이트하며 교제하기 시작했다.
교제한지 2년쯤 되었을까. 초콜릿처럼 달콤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로 연인들이 들떠 있는 사랑의 달 2월, 구씨는 권씨에게 전격 프로포즈하기에 이르렀다. 예쁘고, 착하고, 신앙심 깊고,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기는 신부의 자상함이 신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밸런타인스 데이에 딱 맞춰 프로포즈하는 건 너무 틀에 박힌 것 같아 일부러 그 날은 피했지만 그래도 프로포즈하기엔 2월이 좋을 것 같았어요”
밸런타인스 데이 다음주를 결전(?)의 날로 정한 구씨는 일단 가수 유승준이 결혼식을 올려 유명해졌다는 라구나비치 몬타지 호텔(Montage Hotel) 스파를 예약했다. 정작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서로 바빠 만나지도 못해 조금은 맘이 상해 있던 신부 권씨는 그저 뒤늦은 밸런타인스 데이 선물인가보다 생각했다. 그러나 스파를 끝내고 나오는 그녀를 바닷가로 데려간 구씨는 갑자기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물었다.
“Will you marry me?”
“...”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갑작스레 프로포즈 받아서 그런지 굉장히 떨리더라고요. 그래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사실 그땐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있어서 바닷가에 가기 싫었었는데 자꾸 가자고 조르는 게 조금 이상했거든요. 그래도 프로포즈 받는 순간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프로포즈 후 양가 부모에게 허락 받은 후 본격적으로 결혼준비에 돌입한 두 사람은 각각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때 이민 온 1.5세라 결혼준비에 커다란 어려움은 없었단다.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신랑과 신부가 서로 의논하여 의견을 통일한 뒤 양가 부모에게 허락 받아 준비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예단, 함, 폐백, 이바지 등은 생략했으며 예물은 다이아몬드 링으로 대신했다. 결혼식에 지출한 비용은 신혼여행 경비(1만6,000달러)를 제외하고 대략 2만7,000달러 정도이며, 총비용을 신랑과 신부가 합리적으로 반반씩 부담했다.
신랑 구경배, 신부 권오경씨는 “결혼 준비할 때 웨딩잡지를 많이 보고 스크랩해 두었던 게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웨딩 코디네이터나 메이컵 스타일리스트 등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 한 장 보여 주는 것이 확실한 의사 소통에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지금쯤 환상적인 이탈리아에서 꿈같은 신혼여행을 즐기고 있을 구경배·권오경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며.

▲결혼 날짜와 장소 선정
이들 커플이 제일 먼저 결정한 것은 결혼 날짜와 예식 장소. 결혼 날짜를 올해 4월16일로 정한 다음 그 날짜에 맞는 장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한 것이 지난해 9월. 결혼식으로부터 무려 7개월이란 시간이 있었으니 결혼 준비하기엔 넉넉한 시간을 가졌던 편이다.
평소 바다가 보이는 야외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던 신부의 소망을 담아 선택한 곳이 대나 포인트에 있는 호텔 ‘리츠칼튼 라구나니겔’. 하객이 모두 120여명 정도 올 것으로 예상, 아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곳을 찾았다. 결혼식 장소 사용료로 2,500달러, 리셉션 비용으로 1인당 100달러, 총 1만4,500달러를 지출했다.
따뜻한 햇살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야외 결혼식을 치르고 싶어서 토요일 오전 11시에 결혼식을 올렸는데 덕분에 리셉션 비용이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보통 호텔에서 하는 이브닝 웨딩의 경우는 장소 사용료는 같지만 리셉션 비용이 두 배 이상 비싸지기 때문.

▲웨딩 코디네이터
장소 선정이 끝난 후 이들 커플은 웨딩 코디네이터를 선택, 결혼식에 필요한 세세한 사항을 결정하기 시작했다. 웨딩 코디네이터는 호텔에서 소개시켜 주기도 하는데 예식 장소 데코레이션, 리셉션 메뉴 결정, 신부와 들러리 드레스 선택, 게스트 선물까지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점검하고 도움말을 준다. 또한 결혼식 당일에는 ‘Day of Package’라는 서비스를 제공,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사항과 스태프를 점검하고 스케줄을 짠 뒤 웨딩 세레모니와 리셉션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돕는다. 이들 커플이 웨딩 코디네이터에게 지불한 비용은 1,000달러. 평균가격은 1,500~3,500달러로 저렴하게 이용한 편이다.

▲웨딩 드레스 & 턱시도
웨딩 드레스는 요즘 신부들에게 인기 있는 웨딩 샵인 ‘Beautiful Day’에서 맞춤 대여로 했다. 비용은 1,300달러이며 여기에 100달러만 추가하면 사진 촬영용 드레스를 빌릴 수 있다. 권오경씨가 선택한 드레스는 심플한 디자인에 우아함을 살려주는 디테일이 있는 스타일. 들러리 드레스로는 은은한 아이보리 컬러에 버건디 컬러로 트림을 주어 깔끔하면서도 강렬한 스타일을 선택했다. 비용은 1인당 50달러. 신랑과 들러리들의 턱시도는 일인당 130달러인데 들러리가 다섯명 이상일 때 신랑의 블랙 턱시도는 무료로 빌릴 수 있어서 총 650달러를 지불했다.

▲헤어 & 메이컵
드레스만큼 중요한 것은 신부화장과 머리손질. 권씨는 결혼식장이 LA에서 꽤 떨어진 곳이라 한인타운 미용실을 이용할 경우 출장비가 만만치 않을 것을 우려, 개인으로 활동하는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맡겼다. 결혼식 때 275달러, 야외촬영 100달러, 신랑은 무료 서비스 해주었다.

▲웨딩 앨범 촬영
아름다운 신랑 신부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해줄 웨딩 앨범과 결혼식 사진은 카파(KAPPA)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주변의 결혼한 커플들이 추천해 오게 되었다는 이들은 풀 패키지(full package)를 선택했다. 여기에는 신랑 신부가 웨딩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야외와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과 캐주얼 차림으로 야외에서 찍은 사진으로 구성된 앨범과 결혼식 당일 분위기를 담은 DVD 등이 포함되어 있다. 비용은 4,500달러.

▲웨딩 플로리스트, 사회자, 신혼여행
결혼식와 리셉션 장소를 원하는 분위기로 꾸며줄 플로리스트는 웨딩 코디네이터가 소개시켜 주었다. 플로리스트는 식장을 예쁘게 꾸며주는 것은 물론 부케까지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 준다. 비용은 2,800달러. 또한 결혼식과 리셉션 동안 어수선하거나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DJ 겸 사회자를 선정, 배경음악을 틀어주는 것은 물론 모든 순서를 매끄럽게 진행하도록 했다. 비용은 1,300달러.
두 사람은 일생에 단 한번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신혼여행에 특히 신경을 썼는데, 2주 동안 이태리 전역 일주하는 여행 패키지로 1인당 8,000달러의 비용을 지출했다.


웨딩특집 기획취재

정숙희 부국장, 백두현 차장
하은선 기자, 김수현 기자,
성민정 기자, 신경민 기자

<사진 KAPPA 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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