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복 맵시있고 올바르게 입는법

2005-01-02 (일)
크게 작게
오늘은 정월 초하루…

장식에 치중말고 격식에 맞게
화장은 은은한 파스텔 톤으로

HSPACE=5

할아버지 조인세씨와 할머니 조옥영씨가 손녀 수진의 한복 매무새를 고쳐주고 있다.


HSPACE=5

조동선씨와 아들 수열, 성열, 딸 수진양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세배하고 있다.


미국에선 한복을 입을 기회가 좀처럼 드물다.
결혼식에서나 입을까, 명절이라고 한복을 차려입어 본 적이 언젠가 싶다. 그래도 한복은 우리의 옷, 어쩌다 한번이라도 한복을 입게 된다면 한복의 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한복을 맵시 있고 올바르게 입는 법을 알아봤다.
한 올 흐트러짐 없이 일자로 단아하게 빗은 앞가르마, 딱 맞아떨어지는 동정니, 끝이 뾰족하게 살아난 버선코, 이 세 가지가 삼위일체가 돼야 한복은 맵시가 살아난다.
한복 입을 때 가장 주의해야할 점은 ‘편안함’. 치마가 구겨질까 혹시 밟히지나 않을까 걱정하다 보면 한복을 입는 진짜 이유를 잊어버리게 된다. 장식에 치중하지 말고 격식에 맞게 입는게 한복의 미를 살리는 길이다.
저고리 안에 목걸이는 절대 금물이고, 귀걸이도 치렁치렁 늘어뜨리는 것 말고 귓불에 달라붙는 게 좋다. 반지는 보석이 달린 돌출형보다는 비취로 만든 도톰한 가락지가 제격. 장식품은 노리개로 포인트를 주는 게 최고.
한복에 어울리는 화장은 약간 밝으면서 전체적으로 은은한 느낌이 드는 파스텔 톤이 좋다. 눈썹은 둥글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입술은 핑크 톤으로 살짝 바르면 우아해 보인다.
머리는 가르마를 타 곱게 빗어 넘기는 쪽 머리가 제일 잘 어울리지만, 쪽 머리가 싫다면 위로 묶는 것보다는 아래로 단아하게 묶는 게 보기 좋다.

▲남자 저고리 안에 흰 티 입으면 옥에 티
남자들 중 속옷 대용으로 하얀 면 티를 저고리 안에 입는 경우가 있는데 저고리 동정사이로는 아무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
속옷을 입을 때는 목이 깊게 파여 보이지 않는 것을 선택할 것. 신발은 신사용 검정 구두를 신으면 되고 양말 색은 신발과 맞추어야 한다. 까만 구두에 흰색 양말은 한복이든 양복이든 금물이다.
바지는 앞 중심에서 왼쪽으로 주름이 가도록 접어 허리 둘레를 조절하고, 조끼나 마고자를 입을 때는 도련 밑으로 저고리가 빠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 남자는 여자와 달리 속저고리를 갖춰 입지 않아도 되지만 속바지는 입어줘야 한복 선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한복 차림이 간소화됐다고는 하지만 남자들은 외출할 때 두루마기를 입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한복 대님 매는 법을 알아보자. 우선 바지의 배래 솔기선을 안쪽 복숭아뼈에 고정시킨다. 바지 폭을 모아서 뒤로 돌려 끝 부분이 바깥쪽 복숭아뼈 위에 오도록 한다.
대님 한쪽 끝을 배래선에 고정시킨 다음 두 번 돌려서 묶어준다. 너무 조여지지 않도록 마무리한다.

▲어린이들은 넉넉한 사이즈로 입혀야
어린이용 한복은 넉넉한 사이즈를 구입하는 게 필수다. 품이 넉넉해야 하는 한복은 한두 치수 큰 것으로 장만해 약간 보정한 뒤 입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남아용 저고리는 소매가 길거나 품이 크면 안쪽에서 접어서 손바느질을 해 줄이면 된다. 바지는 복숭아뼈 쪽에서 묶어 조절하면 되기 때문에 좀 길다 싶어도 상관없다. 여아용 치마는 어른 치마와 달리 어깨끈이 있기 때문이 치마 길이가 길어도 어깨끈 아래쪽을 손바느질로 살짝 잡아줄 수 있다.
남자아이들은 외출할 때도 두루마기 대신 마고자를 입는 게 보통. 여자아이는 주로 다홍치마에 노랑 회장저고리나 색동저고리를 입는다. 치마, 저고리 위에 배자나 당의를 입고, 머리에는 조바위나 굴레를 쓴다.
추석에는 2인치 크기의 다홍비단에 꽃이나 은 장식품을 넣은 댕기가 무겁지 않고 깜찍해서 쓰기 편하다.

▲여자는 속옷을 잘 입어야 맵시가 살아난다
한복의 우아한 맵시는 속옷을 제대로 갖춰 입어야 살아난다. 저고리 안에는 속적삼(속저고리)을 입어야 선이 제대로 살아나고 땀 흡수에도 좋다. 치마의 경우 옛날에는 다리속곳, 속속곳, 단속곳 등 예닐곱 가지의 속옷을 입었지만 요즘은 속바지와 속치마만 입으면 돼 한결 간편하다.
속바지는 버선목까지 오는 긴 속바지가 좋고, 속치마는 겉치마보다 1인치 짧게 입어야 보이지 않는다. 치마는 겉자락이 왼쪽으로 오도록 입어야 한다. 속치마와 치마의 조끼허리가 어긋나지 않도록 잘 겹쳐 입고 저고리 앞섶이 들뜨지 않으려면 중앙보다 약간 왼쪽으로 묶어준다.
다음은 저고리고름 매기. 고름을 반듯이 펴 늘어뜨린 상태에서 가볍게 잡고, 오른쪽의 짧은 고름을 왼쪽의 긴 고름 위에 X자 모양으로 걸친다. 짧은 고름을 긴 고름 밑으로 넣어 위로 잡아 뺀 뒤 늘어뜨린다. 긴 고름으로 고리 모양을 만든 뒤 위쪽의 짧은 고름을 밑으로 한다. 왼손으로 긴 고름을 잡고 오른손은 짧은 고름을 밑으로 넣어 위로 잡아 뺀다. 매듭에서 나온 고의 길이가 고름 폭의 1.5배 정도가 되고, 고와 고름이 수평을 이루도록 매만진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신효섭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