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비 롱을 위한 사랑노래’★★★★

2004-12-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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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롱을 위한 사랑노래’★★★★

로슨과 퍼시아 바비가 담배를 태우며 무료한 쾌적에 젖어 있다.

(A Love Song for Bobby Long)

이색 가족들이 엮어내는
화해와 사랑 그리고 구원

마치 테네시 윌리엄스의 소설처럼 미 남부에 사는 사람들의 어두운 비밀과 감정을 파헤친 옛날 스타일의 멜로 드라마로 문학작품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극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좀더 응집되고 폭발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배우들의 좋은 연기와 감각적인 루이지애나의 경치를 찍은 촬영 그리고 음악 등이 모두 좋은 즐길 만한 영화다.
상영시간(119분)이 다소 길어 이야기가 산만한 느낌을 주기는 하나 서로 걸맞지 않는 이색가족이 꾸미는 화해와 사랑과 구원의 드라마가 보고 듣기에 좋다. 문학작품의 내용을 인용하는 장면이 많아 문학하는 사람들의 좋은 퀴즈거리가 되겠다.
뉴올리언스 변두리의 다 낡아빠진 집에 사는 두 술꾼은 바비(존 트라볼타-머리를 백색으로 염색하고 약간 코믹한 진지한 연기를 하나 어쩐지 어색하다)와 로슨(게이브리얼 막트가 민감하면서도 단단한 연기를 잘 한다).
바비는 앨라배마대의 문학교수였고 로슨은 그의 조교였는데 둘은 어두운 과거를 간직하고 낙향했다. 로슨은 바비의 회고록을 쓰는데 글은 안 쓰고 바비와 함께 하루종일 술만 마신다.
이런 축 늘어진 분위기의 집에 반항적인 18세난 고교 중퇴생 퍼시(스칼렛 조핸슨이 호연한다)가 들어오면서 3인의 삶에 서서히 변화가 인다.
퍼시는 집주인으로 오래 전에 헤어진 어머니 로레인의 사망소식을 듣고 뒤늦게 어머니 장례식 참석 차 나타났다. 퍼시는 로레인의 집을 자기 등 3인에게 공동으로 남겼다는 바비의 말을 믿고 이때부터 어색한 3인 동거의 생활을 시작한다.
퍼시의 백수건달 알콜 중독자들인 두 남자에 대한 적의가 서서히 누그러들면서 퍼시는 자기가 전연 몰랐던 로레인의 정체와 함께 자기 인생에 대해서도 깨닫게 된다.
한편 바비는 퍼시를 다시 고교에 등록시키고 딸처럼 사랑하는데 퍼시는 로슨에게는 호감을 느끼나 바비에게는 계속 대결의식을 느낀다.
마지막에 가서 우리가 짐작했던 대로 퍼시와 바비의 관계가 밝혀지고 모든 것이 좋게 끝마무리된다. 셰이니 게이블 감독.
R. LGF. 선셋5,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셔먼옥스5(818-501-5121), 어바인 타운센터(800-FAN DANGO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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