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Hola! amigo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2004-12-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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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회. 멕시코 4. 미-멕시코 전쟁
텍사스의 상실 이후로도 멕시코는 정권 쟁탈전으로 쉴 날이 없는데, 1846년 어느 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멕시코 대통령에게 직통 전화가 걸려왔다.
미: “안녕하시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소? 그래 많이 아프시다던데 어떻습니까?”
멕: “좀 좋아졌습니다, 그래 무슨 일입니까?”
미: “요새 특별히 바쁜 일없으시면 우리가 사절단을 파견하려고 하는데 잘 부탁합니다”
멕: “아니 별안간 무슨 사절단입니까?”
미: “댁의 나라 영토 일부를 좋은 값을 드리고 사려고요”
멕: “아니 어디 아프십니까? 땅 같은 소리하지 말고 당장 끊어요”
미: 아니, 다 사겠다는 것도 아닌데~.
멕: (뚜뚜뚜)
물론 당시 전화가 아직 없었을 때니까 뭐 꼭 이런 내용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대개 이런 내용이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서 오갔다. 힘이 넘치는 데다, 제국주의에 물들어 한참 설치던 시절의 미국인지라 불손한 전화에 열 받아 즉시 멕시코에 육군을 파병하여 몇달 안돼서 멕시코 시티를 점령하였으며, 태평양 함대는 캘리포니아를 점령하였다.
당시의 멕시코는 자유주의자와 연방주의자간의 권력 암투가 내전 수준에 달하여 중앙정부에 무기와 병력을 보내주는 절반밖에 안 되었다. 자기네끼리 서로 싸우느라고 변변히 싸움 한번 못해보고 깡통을 차버린 것이다.
미국이 비록 멕시코시티를 점령했으나 나라를 없앨 수는 없으니까, 종전 후 이달고 조약으로 건진 것이 바로 독자들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를 위시한 멕시코의 서북부 영토이다. 당시 빼앗긴 영토가 현재 멕시코 영토인 190만평방킬로미터 훨씬 더 넓은 240만평방킬로미터이며, 미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체면 치레성 대가로 멕시코에 지불한 돈은 그 영토 안에 사는 사람들이 저녁 한 끼씩 사먹을 수 있는 돈인 1,500만달러였다.
미국은 자기들 역사책에서 그 영토들을 멕시코로부터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법에 한치도 어긋나지 않는 합법적인 거래로 구입하였다고 가르치나, 멕시코의 역사책은 우리가 매우 아플 때 그 날강도들이 총대고 빼앗아 갔다고 가르친다.
이제 그들이 땅을 찾으러 캘리포니아로 오고 있다.
계속 담 넘어서. 우리는 어차피 이 땅의 주인은 못되고 세 살고 있느니 만큼, 주위의 라티노들이 못 배우고 가난하다고 멸시하지 말고 언제나 조금씩 양보하고 살면 중간은 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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