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할러데이 시즌 가족과 함께 떠나는 남가주 명소

2004-12-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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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찍고 축제돌아 설원으로

겨울철 여행은 기후 등의 이유로 자연 목적지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계획을 짤 때 무리한 일정으로 먼 곳을 가기보다는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도 가족 모두가 피곤하지 않고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당일 또는 1박 정도의 남가주의 유명 여행지 나들이가 할러데이 시즌 가족여행으로 적합하다. 연말에 남가주의 유명 여행지를 찾는 또 다른 이유는 각 관광지들이 평소와는 다른 옷을 입고 관광객을 맞기 때문이다. 명소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서고 건물과 조형물들은 빨간 리번과 오색 전등으로 한껏 치장된다. 각종 특별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거리마다 가득한데 화려하면서도 연말을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무료 공연들이 줄지어 펼쳐진다. 그래서 지금 관광지들을 방문하면 다른 때에 비해 2~3배의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를 맞이하는 기대가 교차되는 이때, 가족과 함께 떠나는 할러데이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가족과 함께 다녀올 수 있는 캘리포니아 할러데이 명소들을 소개한다.


무박이 더 좋아… 짧은 여정, 긴 여운
황홀한 겨울밤


샌디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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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각종 오색 전등으로 치장된 샌디에고 다운타운 오션 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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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에서 가장 아름답게 할러데이 치장을 하는 호텔 델 코로나도.


LA 주민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 샌디에고. 겨울철에도 남국의 정서가 흐르는 이 곳은 특히 추운 날씨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할러데이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샌디에고에서 가장 아름답게 할러데이 치장을 하는 곳은 호텔 델 코로나도(Hotel Del Coronado).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04년 12월24일, 호텔 델 코로나도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빌딩 외부에 설치하여 당시 세계적인 뉴스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도 100년의 전통을 이어 호텔 외부가 수만개의 전등으로 치장되어 이 곳을 방문하면 할러데이 분위기에 한껏 휩싸이게 된다.
30피트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들어서 방문객들의 환성을 자아내고 있다. 수천개의 수공예로 제작된 오너먼트가 트리를 감싸고 있다.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백사장 앞으로 세워진 코로나도 호텔은 이 곳에 숙박을 하지 않아도 가족과 그냥 방문해 하루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전국 10대 호텔로 매년 선정되는 호텔 로비에 있는 레스토랑은 약간 비싸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분위기 있게 식사를 한 다음 환상적인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서 한해를 보내는 것도 좋을 듯.
샌디에고는 세계적인 관광지답게 할러데이 축제와 이벤트가 곳곳에서 끊임없이 열리고 있는데 가장 화려하게 연말 행사가 진행되는 곳은 유명한 샌디에고 동물원이 있는 발보아 팍(Balboa Park).
1935년 태평양 국제박람회가 열렸던 이 곳에는 역사, 과학, 자연사, 비행기, 기차, 자동차, 사진 등 15개의 각종 박물관과 전시관이 있다. 아름답고 섬세하게 꾸며진 일본 정원은 뛰어난 미와 정교함으로 극찬을 받고 있다. 수만종의 세계 각국의 식물을 접할 수 있는 식물원도 유명하다. 공원의 모든 건물과 조형물들은 할러데이를 맞아 반짝이는 전구로 현란하게 치장되어 있다.
1,800에이커에 각 동물들이 생태별로 자세히 구분돼 있는 동물원은 동물의 종류가 4,000여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말을 맞아 각종 특별 행사를 열고 있는데 주말마다 산타가 등장해 아이들의 올해 소망을 귀담아 듣고 캐롤 합창단의 공연도 열린다. 동물원의 입장료는 성인 21달러, 어린이(11세 이하) 14달러, 문의: (619)234-3153, www.sandiegozoo.org
샌디에고의 다운타운 역시 흥겨운 캐롤이 쉬지 않고 울려 퍼지면서 할러데이 분위기가 한창이다. 다운타운 3, 4가와 브로드웨이, 이스트 스트릿 사이에 들어선 호튼 플라자에 가면 노천 미술전시회, 음악연주회, 재주꾼의 묘기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빚어내는 갖가지 해프닝들을 볼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 샤핑객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빅토리안 건물들로 유명한 다운타운 개스램프(Gaslamp) 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연말 구경거리를 제공 한다.
다운타운 인근 샌디에고만에 정박해 있는 거대한 항공모함 박물관 미드웨이 그리고 때때로 정박하는 군함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주말 오후에는 해군기지의 일부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어 이 시간을 이용하면 짭짤한 구경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에 있는 시포트 빌리지(Seaport Village)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다.
샌디에고 할러데이 축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샌디에고 관광청 (619)232-3101, www.sandiego.org로 하면 된다.


리버사이드 미션 인 라이츠 페스티벌
(Festival of Lights at The Mission 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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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사이드 미션 인. 2만5,000명이 지난 추수감사절 금요일에 열린 점등식에 참여했다.



단독 건물로는 리버사이드의 미션 인(Mission Inn)이 남가주에서 가장 아름답게 할러데이 라이츠로 치장됐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올해로 100년이 된 건물 전체가 무려 200만개의 전등으로 치장되어 있다. 이 전등을 다 켜기 위해 전기요금으로만 수만달러가 나온다고 한다.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 금요일 저녁에는 2만5,000명의 방문객들이 모인 가운데 호텔 지배인 드웨인 로버츠가 올 시즌 처음으로 전등의 스위치를 올렸다.
전등은 호텔의 스패니시 스타일 외부는 물론 정원의 나무와 가로등, 입구 철장, 보도 등 보이는 공간이란 모든 공간에 붙어 있다.
매 주말마다 고전 의상으로 차려입은 250명의 합창단들이 크리스마스 캐롤과 할러데이 댄싱을 선보이고 있으며 우아하게 치장한 할러데이 마차가 호텔 그라운드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있다.
이 곳을 방문할 때는 파킹에 유의해야 하는데 호텔 정원에 있는 파킹랏을 투숙객만이 사용할 수 있다. 방문객들은 인근 6가와 Market St., Orange St.와 University Blvd. 그리고 Market St.와 University Bl.가 만나는 곳에 있는 3군데의 시티 파킹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료는 30분에 75센트. 전등은 오후 10시까지 불을 밝힌다.
주소 및 문의: 3649 Mission Inn Ave. Riverside, CA 92501, (800)843-7755, (909)784-0300, www.missioninn.com


네이플스(Nap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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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의 운하 도시 네이플스. 할러데이 여행지로 유명하다.


남가주에서 가장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롱비치 남동쪽 알마미토스만에 자리한 사방 ½마일 정도의 아주 작은 섬 네이플스. 이 작은 섬 안에 운하가 있는데 운하를 가르는 5개의 다리가 흡사 이탈리아의 베니스 같고 2~3층짜리 주택으로 이루어진 아기자기 동화에 등장하는 듯한 동네가 보인다.
이 섬의 주택들은 경쟁하듯 온통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구경에 밤새는 줄 모른다. 모든 주택들은 요란한 장식뿐만 아니라 실내등을 훤하게 켜놓아 집안 구석구석을 밖에서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따라서 집주인의 사생활이 거침없이 관광객에게 노출되지만 전연 개의치 않고 생활한다.
연인들의 데이트는 물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로 좋은데 문제는 주차가 쉽지 않다.
더욱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싶으면 피어(pier)로 내려가 곤돌라를 탄다. 이탈리아 베니스의 명물인 곤돌라를 타고 건장한 뱃사공과 함께 칸소네를 들으며 운하를 돌면서 섬 구석구석의 크리스마스 트리 감상을 권하고 싶다. 상당히 멋진 낭만의 밤이 된다.
5시부터 밤 11시까지 매 30분마다 운행되며 1시간 승선료는 2인승은 70달러선, 6인승은 기본 2명 65달러 추가 인원 1인당 20달러 선이다. 바스켓에 비스켓 등 간단한 스낵류를 서브하는데 연인과 동반이면 샴페인을 한 병 갖고 승선하면 좋다. 예약은 (562)433-9595
▲가는 길: LA에서 5번 사우스에서 710번 사우스로 갈아탄다. 프리웨이가 끝날 무렵 Long Beach Downtown Main Street를 지나서 Ocean Bl.에서 내린다.
이 길로 동쪽으로 바다를 따라 진행하다가 54th를 만나면 좌회전 Bay Shore로 연결된다.
운하를 우측으로 하며 동쪽으로 가면 2nd St.을 만나며 우회전하며 운하 다리를 건너 첫 번째 신호등에서 우회전 The Toledo Square 좁은 골목길을 따라 가다 광장 근처에 차를 세우고 Ravenna Dr에서 우회전하면 고풍스러운 다리를 다시 건너게 되는데 이곳 양쪽 앞뒤가 별천지로 바뀐다.


빅 베어·레이크 애로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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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에 싸인 빅베어 지역의 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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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원더랜드를 만끽할 수 있는 빅베어 레이크.


LA 인근에서 진짜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곳 중 하나이다. 캘리포니아의 겨울 우기가 시작되면 이 지역은 어김없이 백설로 뒤덮이고 스노 서밋, 베어 마운틴 등 스키장들은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지붕에는 눈을 잔뜩 이고 처마에는 길다란 고드름을 주렁주렁 매단 다운타운 빌리지의 상점들은 마치 알프스 마을의 그것처럼 운치를 풍긴다.
식당에서 간간이 새어나오는 맛있는 음식 냄새는 때 없는 시장기를 불러일으킨다.
빅베어 빌리지와 애로헤드 샤핑지역은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되는데 눈에 덮인 건물 사이로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도심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알프스의 할러데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스키를 즐기지 않더라도 작은 언덕을 찾아 자녀들과 눈썰매를 타거나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를 해보면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만일 눈이 내린다면 싱그러운 솔 내음이 풍기는 소나무 숲속 길을 눈을 맞으며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계절의 맛을 느끼는 한 방법이 된다.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면 호수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된 별장들을 구경하게 된다. 이 곳은 붕어와 배스 낚시가 유명하고, 가족들과 스케이팅, 볼링 등도 즐길 수 있다.
한편 빅베어 산간지역을 방문할 때는 스노체인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고 여행을 나서기에 앞서 일기예보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의 안내 등을 통해 미리 행선지의 날씨와 도로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지도상에서 나타난 거리를 참고로 중간에 쉬어 갈만한 곳들을 확인해 놓는 것이 현명하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30번 노스로 갈아 타고 330번 이스트를 타면 이 길이 산간에서 18번으로 바뀌면서 빅베어 지역에 도착하게 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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