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상 여행 나를 찾아 떠난다

2004-11-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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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여행  나를 찾아 떠난다

고요와 평화만 있는 곳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와 종소리만을 들으면서 깊은 명상에 빠지며 온갖 속세의 고뇌와 피로를 풀 수 있는 명상 센터들이 남가주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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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를 찾는’ 여행을 찾는 사람들이 무척 늘고 있다. 바쁜 일상생활에 쫓기다 보면 문득 자기만의 사색을 하고 싶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산중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와 종소리만을 들으면서 마치 잠을 자듯이 깊은 명상에 빠지며 온갖 속세의 고뇌와 피로를 풀고 싶어 질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을 주는 계절이 가을이 아닐까?
깊어 가는 가을, 혼자서 혹은 가족과 함께 찾아 몸보다는 마음이 쉴 수 있는, 마치 심산유곡의 조용한 암자 분위기를 풍기는 곳. 이런 분위기의 여행지를 원하는 사람들 남가주 곳곳에 있는 명상센터들을 권한다. 불교 사원과 가톨릭 수도원 등 대부분 종교 활동을 목적으로 시작된 이들 명상센터는 시끄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심신의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명상 프로그램은 물론 숙박까지 제공하는 휴양시설로 발전하고 있다. 일부 센터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어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종교를 떠나 하루 또는 며칠을 지낼 수 있는 남가주 지역의 유명 명상센터들로 ‘자신을 찾는’(Self-Realization) 여행을 떠나보자.

<백두현 기자>


도심 속의 명상 센터

고요한 산사로의‘짧은 출가’…
걷고, 보고, 느끼며 심신 치유

경관좋은 교회등 개조, 숙박 제공
비신자들에 성직자 카운슬링까지


▲엔시노 홀리 스피릿 명상센터
LA에서 멀지 않은 밸리 엔시노 언덕에 자리 잡은 홀리 스피릿 명상센터에 들어서게 되면 밸리의 전경을 한 눈에 접하게 된다.
11에이커에 달하는 대지에 세워진 센터 중앙에는 연못이 있어 오리들이 한가롭게 물위를 가르며 헤엄을 치고 있다.
수백종의 꽃나무들로 정원이 가꾸어져 있으며 연못 사이에 있는 산책로는 마음을 식히기 위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덧없는 안식처를 제공한다.
아담한 채플(chapel)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각종 조형물로 특별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도심에서 한없이 흩어졌던 마음이 예배당에 들어서면서 사뭇 경건해 진다. 종교를 떠나 속내를 비운 다음 조용해 무릎을 꿇고 마음 깊숙이 담았던 고뇌를 신에게 고백하게 된다.
센터가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가해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 성직자들을 만나 카운슬링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비신자들도 환영한다.
꼭 하룻밤을 묵지 않더라도 가족과 주말에 가보기를 권하고 싶은 곳이다. 입장료는 없고 숙박을 할 경우 도네이션은 1인당 하룻밤에 90달러이며 이 가격은 3끼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기숙사를 리모델링 중이어서 내년 봄에나 숙박이 가능하지만 낮 방문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주소 4316 Lanai Rd. Encino, CA
문의 (818)784-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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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가운데 있는 디 폴 센터. 바깥 공업지대 분위기와는 달리 센터 내부는 고요하기만 하다.


▲디 폴 센터(De Paul Center)
공업/주택단지인 커머스(Commerce)와 몬테벨로(Montebello)가 만나는 곳에 있는 디 폴 센터는 험악한 도심 속에서 마치 오아시스처럼 방문객을 맞는 곳이다. 과연 이런 곳에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의심이 갈 정도로 밖과 안의 모습이 상반된다.
디 폴 센터는 한 때 성직자를 키우는 신학교였다. 그러나 점점 신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자 폐교 위기에 처했다가, 명상센터로 다시 태어났다.
종교 단체는 물론 비종교 단체도 숙식시설과 컨퍼런스 시설이 완벽해 각종 행사로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14에이커의 넓은 대지에 세워진 센터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가든과 미로, 채플(chapel), 기도관, 상담소 등이 마련되어 있다.
40~80명이 함께 숙박을 할 수 있는 대형 기숙사가 있으며 250여명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컨퍼런스 룸도 있다. 기숙사 숙박은 베딩(bedding)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샤워 등의 시설도 완벽하다.
1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다이닝룸이 있다. 체육관에는 풀 사이즈 농구장도 있어 단체 청소년 행사장으로 유용하다. 단체 팀을 주로 받지만 개인적인 숙박도 가능하다. 도네이션은 방문객에 따라 유동적이다.
주소 1105 S. Bluff Rd. Montebello, CA
문의 (323)721-6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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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센터의 객실, 최상급 수준은 아니지만 방이 안락하며 관계자들이 방문객을 잘 돌보아 주어 불편을 느낄 수 없다.


▲샌퍼낸도 프랜시스칸 수녀원
샌퍼낸도 미션 옆에 위치한 프랜시스칸 수녀원은 주변의 주택지와 극히 대조적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일반 수녀원들과 달리 도시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밖과 안의 다른 점에 놀라게 된다.
자동차의 소음과 시끄러운 세상을 뒤로하고 수녀원에 들어서면 쭉 잘 정돈된 정원과 갑자기 조용해진 평온을 접할 수 있다.
이 곳은 주말에만 숙박 방문객을 받고 있는데 기부금은 1인당 40달러 정도.
주소 Paverello of C.C. 1519 Woodworth St. San Fernando, CA
문의 (818)365-1071


남가주 유명 명상센터

불교암자·기독교 예배당 한곳에
도자기 구우며 명상하는 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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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파드레스 국유림내에 있는 오하이 파운데이션.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명상 센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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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외에도 도자기 굽기,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다.


▲오하이 파운데이션

남가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명성이 높은 곳이다.
추마시 인디안들이 신의 땅이라고 명할 정도로 영롱한 자연미가 넘치는 오하이 밸리 언덕에 세워진 명상센터는 대지의 정기로 인간의 정신 건강을 보살핀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개인이나 단체를 위한 프로그램이 정신과 학자와 인류학자들에 의해 직접 실시되는데 숙박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며칠씩 이곳에 머물면서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다.
450에이커 대지에 세워진 명상센터는 수백종의 꽃나무들로 정원이 가꾸어져 있으며 떡갈나무 사이에 있는 산책로는 마음을 식히기 위해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안식처를 제공한다. 오하이 밸리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로스 파드레스 산맥을 등지고 있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데 노을이 지는 저녁은 더없이 아름다워 하루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방문객이 도자기를 직접 구우면서 명상을 즐기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불교 암자와 기독교 예배당도 만들어져 있다. 이용료는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하루 숙박료는 120달러 정도, 침대를 갖춘 텐트방의 숙박료는 50달러 정도. 캠핑 사이트 사용료는 20달러.
가는 길 LA서 5번 노스를 타고 매직마운틴을 지나 126번 웨스트로 바꿔 타고 150번 노스를 만나 산길로 들어선다. 언덕을 넘어 오하이 밸리에 도착 Ojai Valley School Rd.서 우회전하면 명상센터에 도착한다.
주소 9739 Ojai-Santa Paula Rd.
문의 (805)646-8343, www.ojaifoundation.org

▲샌앤드루스 수도원
사막의 보석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샌개브리엘 산맥과 모하비 사막 중간, 과수원이 많기로 유명한 발리엘모에 있다.
수도원 주위에 자슈아와 유카 나무들이 무성한데 가톨릭 수도원이지만 내부 구조가 불교의 영향을 받은 동양적으로 만들어져 크리스천이 아니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베네딕 수도원의 규율에 따라 해가 진 다음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침묵을 요구한다.
수도자들이 정성껏 만든 채식 위주의 식사가 제공되고 17개의 객실이 있는데 워낙 유명한 곳이라 예약은 필수적이다. 단체 예약도 가능하다.
수도원은 무료로 방문할 수 있지만 대부분 1인당 하루에 60달러 정도의 도네이션을 한다.
가는 길은 5번 프리웨이 노스에서 14번 앤틸로프 밸리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타 138번 이스트로 향한다. 발리엘모 로드가 나와 남행하면 수도원을 만나게 된다. 주소 31001 Valyermo Rd. Valyermo, (661)944-2580

▲젠 마운틴 센터
리버사이드 카운티 샌하신토 산맥에 위치한 불교 명상센터다. 160에이커에 세워진 명상센터는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각종 심신치유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2∼3일 프로그램은 물론 숙식을 제공하는 장기 1달 프로그램의 참여비가 500달러 정도다.
가는 길은 60번 이스트를 타고 가다 헤멧(Hemet)시의 길맨 스프링스 로드(Gilman Springs Road)에서 내린다. 샌더슨(Sanderson)에서 우회전해 74번을 만나면 좌회전, 애플 캐년에서 우회전하면 명상센터를 만난다.
문의 (909)659-5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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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수녀원 명상 센터. 말리부 언덕 위에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다.


▲세라 수녀원
샌타모니카 해변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따라 가다보면 말리부 언덕에 자리잡은 세라 수녀원에 도착하게 된다.
말리부 해안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샌타모니카 산맥을 등지고 있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으며 가톨릭 프란시스칸 수녀와 수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수녀원의 정원은 장미 등 여러 가지 꽃나무들로 예쁘게 다듬어져 있으며 노을이 지는 저녁은 더없이 아름다워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말리부 해안에서부터 날아오는 갈매기들이 창공을 가로지르면서 평온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다.
이곳 역시 식사가 제공되기 때문에 취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무료로 방문할 수 있지만 1인당 60달러 정도의 도네이션을 하고 있다.
수녀원 인근인 말리부 라군은 하늘과 맞닿은 광활한 수평선, 맑고 시원한 해풍…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심신이 편안하기만 하다. 한가한 가운데 무심코 던진 눈길에 물새 한 마리가 들어온다. 천천히 우아하게 혹은 빨리 경쾌하게 물 빠진 해변가를 돌아다니는 물새의 몸짓이 자못 신기하고 재미스러워 가족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모습을 즐기게 된다.
가는 길 10번 프리웨이 서쪽으로 향하다 1번 북쪽 방향으로 바꿔 타고 말리부에 도착해 페퍼다인 대학이 나오기 1마일 전에 세라 로드를 만나면 우회전, 안내문을 따라 언덕으로 1마일 가량 올라가면 수녀원을 만나게 된다. 말리부 라군은 세라 로드 지나서 바로 왼쪽(바닷가 쪽)으로 입구가 보인다.
오는 길에 샌타모니카 비치에 들러 위락공원인 퍼시픽 팍이나 팰리세이즈 공원에서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3가 프로머나드(3rd Street Promenade)에서 샤핑을 하면서 분위기 있는 디너를 즐길 수 있다.
주소 3401 Serra Rd. Malibu, CA, (310)456-6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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