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황홀한 야경 ‘물 좋은’ 하늘주점

2004-1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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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핫 스팟
선셋가 몬드리안 호텔 ‘스카이 바’

“LA에서 어디가 제일 좋아?” 잘 돌아다니는 걸로 소문이 나선지 LA를 찾은 이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글쎄, 어디가 가장 좋을까. 저녁을 먹을 건지, 차 한 잔을 나눌 건지 경우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겠지만 가장 LA다운 분위기를 느끼며 술 한 잔 하기에 좋은 장소를 대라면 서슴없이 스카이 바(Sky Bar)를 추천하겠다.
스카이 바는 선셋 가의 몬드리안 호텔(Mondrian Hotel) 안에 자리하고 있다. 얼마 전 석양녘에 이곳에 갔다가 사는 게 억울해 가슴을 내리쳤다. 밖의 사람들은 생업전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선셋 언덕에서 LA의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보며 허리 잘록한 웨이트리스들이 날라다 주는 칵테일을 즐기는 축복받은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닌가. 풀 사이드에는 조각처럼 아름다운 몸매의 젊은 남녀가 널찍한 매트리스 위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이 정도 되면 복잡한 도시와는 거리가 먼 별천지로 여겨도 괜찮을 것이다.
스카이 바의 주인은 신디 크로포드의 남편, 랜디 거버(Rande Gerber). 주인 내외를 만나기 위해서인지 스카이 바에는 영화배우와 제작자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든다. 탐 행크스, 셰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드 스튜어트는 소문난 단골손님. 액션 배우 장클로도 반담은 이곳에서 가수 주웰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록 그룹들도 자주 찾는다. 건즈앤로지즈(Guns and Roses), 커트니 러브와 그룹 홀(Hole), 더 후 (The Who), 포이즌(Poison), 집시 킹(Gipsy Kings) 등 그 리스트는 계속된다.
스카이 바는 이름처럼 열린 공간이다. 수영장을 내려다보는 이곳은 심플한 양철 지붕 아래 아이보리 커버를 씌운 야외 파빌리온 형태. 웨이트리스들은 배꼽 티에 랩 치마를 두르고 잘록한 허리를 살랑거리며 칵테일을 서브한다.
오픈 첫 날부터 LA에서 가장 뜨거운 나이트 스폿으로 떠오른 스카이 바를 많은 이들은 주저하지 않고 LA 최고의 바로 꼽는다.
특히 주말 저녁에는 할리웃의 멋쟁이들이 모두 몰려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담한 옷차림의 사람들 틈에 있다 보면 야릇한 성적 에너지의 흐름마저 느껴진다. LA의 물 좋은 젊은이들은 모두 여기에 데려야 놨다 싶다. 주말 스카이 바에 가려면 디자이너 브랜드로 한참 모양을 내고 가야 대접을 받는다.
곳곳에 밝혀진 촛불과 쿠션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풀 사이드에서 내려다 본 LA의 야경은 환상적.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스카이 바는 LA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애플 마티니 등 칵테일 가격이 적지 않게 비싸다는 얘기가 많지만 그 정도 안 하는 바도 없다. 커버차지는 없다. 주말 오후 9시 이후는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가려 해도 복도에서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으니 미리 전화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주소, 8440 Sunset Blvd. West Hollywood, Mondrian Hotel 내. (323) 848-6025 또는 (323) 650-8999. 오픈 시간: 정오-새벽 2시.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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