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농익은 가을에 떠나는 역사탐방
‘남북 전쟁’ 체험

2004-10-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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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가을에 떠나는 역사탐방<br>  ‘남북 전쟁’ 체험

포트 테혼의 남북전쟁 재현 행사에서 남군과 북군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장면.

옛 육군주둔지 포트 테혼 주립공원

차가운 가을 바람이 언덕 위를 가로지르는 가운데 남군과 북군 군복을 착용한 자원봉사자들이 필드 중앙에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진지를 구축한다. 군마에 오른 장군들이 지휘검을 하늘 높이 올리면서 ‘돌진’(Charge) 명령을 내린다. 총탄 소리가 주말 오전의 하늘을 메우고 이어 대포 소리가 밸리 곳곳에 울려 퍼지면서 양군은 서로를 향해 돌진한다. 수십분의 처절한 백병전이 펼쳐지고 이어서 기마대가 전투에 가담하면서 전투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매달 고먼 지역에 있는 테혼 주립공원에서 열리는 남북전쟁 재현 행사의 한 장면이다.


16·17일 하루 두 번 전투재현 매시간 투어 프로그램도 실시
오크 글렌 라일리스 과수원선 독립전쟁 및 당시 생활상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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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재현 행사에서는 미국의 식민지 시대의 삶이 봉사자들에 의해 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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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개척 시대를 엿볼 수 있는 포트 테혼 박물관.

일반적으로 남북전쟁은 동부 조지아나 버지니아 등에서만 벌어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역시 미국이 국가로서 형성돼 가는 과정과 관련, 중요한 격전지였다. 5번 프리웨이 노스, 매직 마운틴을 지나서 나오는 그레이프바인(Grapevine) 지역 고먼(Gorman)에 있는 포트 테혼(Fort Tejon) 주립공원은 지난 1854년 창설된 육군 부대의 주둔지였다.
처음 부대가 세워질 당시 포트 테혼에 주둔하던 군인들의 임무는 인근에 거주하는 세바스찬 인디언들을 보호하고 규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1860년대 들어서 남북전쟁이 터지면서 포트 테혼은 훈련소로 그 임무를 바꿨으며 남북전쟁의 종결과 함께 부대 자체가 폐쇄됐다.
20세기 초반 포트 테혼은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주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공원 측은 주민들에게 남북전쟁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곳에서 매월 독립전쟁 전투 재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의 연극처럼 진행되는 전투 재현은 아이들과 함께 미국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시청각 교육의 장이다. 자녀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로 권할 만한 행사인데 프로그램은 약 45분 동안 진행된다.
남북전쟁 재현 이번 주말에도 열린다. 16일과 17일 오전 10시30분, 오후 1시에 실시된다. 피크닉 음식을 준비해 공원에서 가족들과 나눌 수 있으며 매시간 남북전쟁에 관련된 투어 프로그램도 실시된다. 입장료는 3~5달러.
문의 (661)248-6692
www.forttejon.org
전쟁 재현 프로그램은 오크 글렌(Oak Glen)에 있는 라일리스 과수원(Riley’s Farm)에서도 열린다.
라일리스의 재현 프로그램은 남북전쟁이 아닌 독립전쟁을 주제로 열린다. 독립군과 영국군의 싸움이 그대로 재현되고 미국의 식민지(Colonial) 시대의 삶도 봉사자들에 의해 재현된다. 식민지 시대 농가와 마부간 그리고 대장관 등도 체험할 수 있다.
라일리스 과수원이 있는 오크 글렌은 가을철 사과 시즌으로 유명하다. 오크 글렌의 사과시즌은 10월 중순부터 시작돼 12월 중순까지인데 올해에는 11월말이면 모든 사과의 수확이 끝날 것이라고 라일리스 과수원의 짐 라일리 사장은 전했다.
라일리스는 “약 4,000만개의 사과가 이 곳에서 수확되는데 종류로는 벨라 비스타, 갈라, 매킨토시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동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푸지 사과도 재배한다”며 “사과를 재배하기로는 캘리포니아에서 최적지로 알려져 사과의 맛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수원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이지만 주중에는 사정에 따라 시간이 유동적이므로 정확한 시간을 전화로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과수원 입구에 있는 상점에서는 이 곳에서 직접 만든 갖가지 과일과 잼, 주스, 애플 소스, 벌꿀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12253 S. Oak Glen Rd.
문의 (909)797-5145
www.rileysfarm.com


■ 포트 테혼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간다. 발렌시아를 지나서 나오는 Tejon Pass에서 프리웨이는 언덕으로 오르게 된다.
몇 개의 언덕을 넘으면 주립공원이 오른쪽에서 나타난다. LA에서 2시간 정도 운전하면 된다.

■ 오크 글렌 가는 길
LA에서 10번 샌버나디노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15번 프리웨이와 샌버나디노시를 지나치면 유카이파 블러버드(Yucaipa Bl.)가 나오면 내린다.
유카이파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오크 글렌 로드를 만나면 좌회전, 5마일 정도 북쪽으로 가면 과수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라일리스 과수원은 프리웨이에서 8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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