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본보 박봉현위원 자이언 라지 방문기

2004-10-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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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박봉현위원 자이언 라지 방문기

자이언 랏지 앞에 선 본보 박봉현 편집위원 가족.

기암괴석 산 병풍속
잔디밭 한잔의 커피
음풍농월 흥이 절로

자이언 캐년 심장부에 자리잡은 자이언 랏지는 요세미티의 랏지 등 국립공원 숙소들과 유사하다. 나무로 지어졌고 시설은 ‘별 셋’ 정도다. 그런데 자이언 랏지는 다른 랏지들과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 기암절벽으로 사방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점이 특색이다.
만일 나쁜 짓하고 도망쳐 왔다면 맘 푹 놓고 두발 쭉 뻗고 잘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랏지에 도착하자마자 나오는 것은 “이런 골짜기에 이런 곳이 있다니” 하는 탄성이다. 바위산이 하도 높아 하늘을 찌른다. 하늘과 맞닿은 선을 따라 360도 고개를 돌려보면 곧 랏지를 향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섬뜩한 전율마저 느껴진다.
자이언 랏지는 ‘특권의식’을 심어준다. 자이언 캐년 입구를 조금 들어가다 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왼쪽 길로 들어서야 한다. 그런데 패스가 없으면 불가. 랏지 예약자에게 우송되는 패스를 지녀야만 가능하다. 일반 차량은 모두 오른쪽 ‘보통 길’로 가야한다.
자이언 랏지는 천연요새에 둥지를 틀었지만 살벌하지 않다. 저녁 해가 기울면 어디선가 사슴 두서너 마리가 내려와 잔디에서 노닌다. 사슴 곁에서 음풍농월을 즐길 절호의 기회를 선사한다. 랏지 앞에 마련된 잔디밭은 하도 넓어 야구 공받기를 해도 넉넉하다. 부메랑 등 놀이기구를 지참하면 자칫 따분해 할 아이들의 흥을 돋울 수 있다.
자이언 랏지의 밤하늘은 유난히 밝다. 잔디 가장자리에 놓여 있는 나무 흔들의자에 앉아 따끈한 커피한잔, 그리고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가격은 객실 90달러, 캐빈 110달러 선이다. (303)297-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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