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립공원 자이언 캐년의 가을여행

2004-10-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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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겁 세월의 신비여!

감동 있는 비경... 보지 않고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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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 중의 하나로 그랜드 캐년에 버금가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는 자이언캐년은 229평방마일에 걸친 절벽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장관이 끊임없이 찬사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곳이다. 웅장한 바위산들, 수억년 세월 풍상에 씻긴 형형색색 바위산의 퍼레이드가 일순 숨을 멈추게 한다.
폭이 310피트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연 아치인 ‘콜랍’(Kolob Arch)이 있으며 캐년의 가장 중심까지 이어지는 6마일의 드라이브는 그레이트 화이트 트론(The Great White Throne), 와치먼(The Watchman), 그로토 피크닉 지역(Grotto Picnic Area), 에인젤스 랜딩(Angels Landing), 윕핑 록(Weeping Rock), 에머럴드 풀스(Emerald Pools)까지의 트레일, 그리고 내로우스 트레일(The Narrows Trail)까지의 환상적인 게이트웨이 등 자연의 장관을 여행객들에게 선사한다.
개척시절 당시 몰몬교들이 ‘신의 놀이터’라고 명한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으로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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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년세월 풍상에 씻긴 형형색색 바위산의 절벽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장관이 끊임없이 찬사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자이언 캐년. 물위로 걷는 내로우스 트레일 등 수많은 하이킹 코스가 있다.

애리조나 북부와 유타 남부 그리고 콜로라도 서남부와 뉴멕시코 북서부가 만나는 지점을 통틀어 그랜드 서클(Grand Circle)이라고 부른다. 이 지역에는 무려 40여개의 국립공원과 국립유적지가 모여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짧은 거리에서 수많은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그랜드 서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를 꼽는다면 애리조나에 있는 그랜드 캐년과 유타 남부의 브라이스 캐년과 자이언 캐년을 들 수 있다. 이중 자이언 캐년은 LA에서 가장 가깝고 15번 하이웨이로 쉽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가을 주말 여행지로 제격이라 할 수 있다.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지만 지질학 상으로는 자이언 캐년은 남쪽의 그랜드 캐년, 동북방향에 놓인 브라이스 캐년과 공통된 흐름 안에 존재한다. 그랜드 캐년이 가장 오래된 지질 층에 속하고 브라이스 캐년은 셋 중 가장 근대에 생성되었으며 자이언 캐년은 두 개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다고 보면 된다.
그랜드 캐년이 이름 그대로 자연이 침식작용으로 만들어낸 지상 최대의 조형물이라면 자이언 캐년은 하늘로 치솟은 바위 절벽과 험하면서도 둥그스름한 화성암에 빨강, 갈색을 중심으로 흰색과 노란색이 곱게 어우러져 자연이 만들어낸 별천지라고 할 수 있다. 그랜드 캐년, 요세미티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실제 자이언을 여행하게 되면 대자연이 만들어 놓은 풍경에 그저 감탄만 하게된다.
자이언에 있는 바위들은 거대하고, 장엄하며 사람을 압도하는 무게가 느껴지는데 이 공원의 장대한 협곡, 사막, 개울, 폭포의 아름다움을 사실 그대로 표현해 낼 수 있도록 사진을 찍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직접 보지 않고 논할 수 없는 곳이 바로 자이언 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이언 캐년의 주요 관광도로는 두 개로 나뉜다. 셔틀 버스로만 다닐 수 있는 남북 도로(Zion Canyon Drive)와 일반 차량으로 통과하는 동서 도로(Zion-Mount Carmel Highway)가 그 것이다.
자이언 캐년 드라이브(9번)는 버진강을 따라 남쪽 끝에 해당되는 비지터센터에서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가장 경치가 좋고 높은 절벽을 많이 볼 수 있고 자이언 라지를 지나 1마일 정도 들어가는 도로이다. 도로 끝쪽, 강의 굴곡이 가장 심한 곳에 높이 5,600여피트인 ‘디 오르간’(The Organ)이란 산봉우리가 나온다. 버진강의 굴곡으로 마치 섬 같은 착각을 일으키며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을 연상시키는 바위다.
오르간에서 약 1마일 정도 더 들어가면 자이언의 명물인 ‘템플 오브 신와바’(Temple of Sinawava) 절벽을 만난다. 높이는 4,418피트, 거대한 원형극장을 연상시킨다. 이른 봄철이나 늦여름에는 물이 흘러 아름다운 경치를 더 해주는 곳이다.
LA에서 자이언 캐년을 찾을 때는 보통 남쪽 입구를 통해 캐년에 들어서데 이보다는 동쪽 입구에서부터 국립공원에 진입하는 것이 보다 많은 감격을 느낄 수 있다. 이유는 동쪽 입구로 입장을 하면 캐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자이언 터널을 지나기 때문이다.
자이언-카멜산 터널이라고 불리는 터널은 1923년에 건설되었다. 그 때는 차가 작아서 터널을 작게 만들었는데 요즘의 관리인들이 분별로 반대편 차선을 막고 일반 통행을 시킨다. 컴컴한 터널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겠지만 이 터널은 중간 중간에 큰 구멍이 만들어져 있다. 윈도우라를 불리는 이 구멍은 자이언 국립공원의 풍경을 영화 예고편 같이 잠깐 잠깐 보여준다. 터널이 끝나면서 엄청난 크기의 화성암의 거대함을 보면서 관객들은 박수를 치게 된다.
동쪽 입구에 있는 체크보드 메사는 물의 힘으로 큰 바위 봉우리를 마치 바둑판처럼 만들어 놓은 풍경을 자아내게 하는 큰 바위도 있다.
이 외에도 공원 서남쪽에서 시작되는 콜랍 테레스 로드(Kolob Terrace Rd·11월~5월은 폐쇄)도 가볼만 하다. 버진 마을에서 출발해서 9번 하이웨이에서 갈라져 나와 라바포인트(Lava Point)까지 올라가는데 이곳에 삼림 경비소와 야영장이 있다.
공원의 북쪽 끝에는 콜랍 캐년 로드가 있다. 15번 도로 40번 출구에서 내려서 도달한다. 허리케인 클립, 아치, 콜랍 캐년 뷰 포인트 등 자이언 국립공원의 멋진 풍경들을 접할 수 있다. 그 유명한 콜랍 아치를 하이킹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비지터센터가 있으며 콜랍 캐년 뷰포인트에서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경치만 감상하지 말고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하이킹을 하고 가이드를 동반한 승마 여행을 통해 이 곳 특유의 야생 생태도 한 번 느껴본다. 하이킹을 하다가 더워지면 버지니아 강을 따라 무성한 미루나무 아래에서 책을 베게 삼아 누워 느긋하게 평화로움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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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버나디노에 거주하는 박 태룡·자경씨 부부가 자이언 캐년의 절경을 감사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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