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셀러스 마켓이 강세를 보이던 미국 부동산 시장이 최근 바이어스 마켓으로 점차 전환되는 징후를 속속 보이고 있다.
지난 수년간 미국 부동산 시장은 주택가격 상승에도 불구, 사상 최저 금리에 힘입어 주택매물 부족 현상이 빚어지면서 주택가격 협상에서 셀러들이 유리한 입장에 있었던 셀러스 마켓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주택 구입희망자와 주택매물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가면서 서서히 바이어스 마켓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된 근거로는 크게 3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주택매물 및 지역정보 등을 온라인으로 무료 제공하는 하우스헌터사의 최근 자료를 토대로 살펴보면 우선 바이어와 셀러의 비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올 봄까지만 해도 바이어와 셀러의 비율이 3대 1이었으나 가을로 접어들면서부터는 2대 1로 줄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셀러보다 바이어가 더 많은 상황이지만 이는 예년에 비해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주택이 매물로 시장에 나와 거래가 이뤄지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매매까지 30일 이상 소요되는 주택과 30일 미만에 거래되는 주택 비율이 서로 균등한 비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봄까지만 해도 30일 미만에 매매가 성사된 주택이 30일 이상 소요된 주택보다 2배 많았다. 그만큼 매물은 적고 구입 경쟁은 높아 빨리 팔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매매가격의 안정세를 꼽을 수 있다. 셀러가 원하는 가격과 실제 거래가격과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헌터사 자료에 따르면 올 봄 기준 주택구입 희망자가 많아 경쟁이 붙으면서 셀러가 원하는 가격 또는 그 이상으로 매매가 이뤄진 경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최근 들어 주택 3채 중 2채가 셀러가 원하는 가격의 95%에서 100%선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이외에도 최저 금리 혜택을 이용한 첫 주택구입자가 지난 2년간 급증했었으나 이제는 첫 주택구입자와 기존 주택구입자의 비율이 균등해진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올해 미국 부동산 시장은 기존 주택판매율이 사상 최고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하우스 헌터사는 전국 47개주의 부동산 중개인 네트웍을 통해 부동산 시세 및 각종 정보를 매 분기별로 분석, 온라인으로 자료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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