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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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 안전한 집안 환경 조성

2004-09-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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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연방센서스국 자료에 따르면 조부모와 함께 사는 어린이들은 전국적으로 400만 명에 달할 정도다.

은퇴 노인,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기력이 약한 노인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집안의 각종 시설이나 가구 배치, 조명 등 여러 가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노인들에게 안전한 집안 환경 조성 요령을 알아본다.

집안을 둘러보면 뜻밖에도 침실에서부터 부엌, 욕실, 거실, 뒤뜰 정원에 이르기까지 위험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젊은이와 달리 노인들은 시력·청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움직임이 그리 민첩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부상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방별로 노인들의 부상 위험을 줄이고 편리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침실
노인 침실은 방의 위치와 조명이 가장 중요하다. 조부모와 함께 살 경우 가능한 단층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좋지만 2층 주택이라면 노인 침실은 아래층에 둔다. 노인들에게 계단 사용은 단순히 신체적으로 힘들고 불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감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화재 등 응급상황 발생 시에는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끝이 뾰족한 장식이 달린 침실 가구는 부상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피한다. 옷장 서랍은 기력이 약한 노인들이 열고 닫기 편하게 너무 많은 물건을 넣지 않는다.

거동 불편한 노인을 위해서는 오르내리기 편하게 위치 조절이 가능한 침대를 준비한다. 취침 시에는 야간등이나 형광시계를 켜 놓는 것도 좋다.
또한 침대 옆에는 손전등을 준비해 정전사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 비상연락 번호를 적어둔다.

옷장도 노인들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천식을 앓는 노인환자라면 자주 환기를 시켜주고 시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옷장 안에 작은 등을 달아준다. 옷장 선반을 낮은 위치에 다는 것도 기억해야 할 사항.

■욕실
욕실은 집안에서 노인들에게 가장 위험 요소가 많은 곳이다. 욕실에서 미끄러져 골반을 상하거나 뇌진탕에 걸리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욕실 바닥 깔개는 아예 없애는 것이 좋지만 필요하다면 큰 것으로 바꾼다.

욕실 바닥 전체를 카펫으로 교체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욕조 안에는 미끄럼 방지 욕조 바닥 깔개나 스티커를 붙이고 손잡이도 설치해둔다.

일반인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변기의 높이. 앉는 위치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노인들은 앉거나 일어서다가 자칫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때문에 높이 조절대를 얹고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절대는 40달러, 손잡이는 18~30달러 안팎이면 약국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외 관절염을 앓는 노인을 위해서는 샴푸나 로션을 펌프용기에 담아 사용하게 하고 샤워기 손잡이도 조이는 기능보다는 한번에 틀 수 있는 스위치 기능이 편리하다.


■거실
노인들은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당하다. 거실에 여기저기 물건이 흩어져 있으면 자칫 발에 걸려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다. 따라서 묵은 신문이나 잡지는 정기적으로 치우고 바닥에 흩어진 물건들은 있어야 할 장소에 정리해둔다. 또한 무선전화를 비치해두는 것도 전화줄에 걸려 넘어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어 권장된다.

거실의 소파는 침대와 마찬가지로 너무 푹신하거나 높으면 일반 노인들이 평상시 안고 일어설 때 자칫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소파의 가장 적당한 높이는 바닥에서 17~18인치 위쪽이다.

흡연 노인이 있다면 담배가 떨어져 화재가 발생하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재떨이는 가능한 크고 깊은 것으로 준비한다. 조명은 밝게 하는 것이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되지만 많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할로겐 램프는 넘어지면 화재의 위험이 있으므로 피한다.

■부엌
욕실 다음으로 노인들에게 위험한 공간이 바로 부엌이다. 화재 위험은 물론, 각종 주방기구로 인해 몸에 상처나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냅킨이나 부엌용 종이, 냄비 받침, 나무 삼각대 등은 오븐이나 레인지에서 먼 곳에 두고 사용하며 음식물 찌꺼기는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버너 주변에 음식물이 떨어져 있지는 않은지 항상 살핀다.

노인들은 때로 동일용도의 주방기구를 여럿 가지고 있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필요한 것만 추려내고 나머지는 없앤다. 자주 쓰지 않는 가전제품은 캐비넷에 넣어둔다.

관절염을 앓는 노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주방기구는 우선 손잡이가 편해야 한다. 또 야채 껍질 벗기는 도구나 칼 등은 너무 날카롭고 뾰족하거나 반대로 너무 칼날이 무딜 경우 부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교체한다.

■홈오피스
은퇴한 노인들이라도 재정관리나 기타 가계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업무가 필요하다. 때로는 은퇴 후 작은 홈비즈니스를 경영할 수도 있으므로 집안에 사무실을 갖춰두는 것도 좋다.

최근 컴퓨터를 즐겨 사용하는 노인층 인구도 늘고 있어 장시간 의자에 앉아도 편안할 수 있는 의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전화기는 숫자가 잘 보이도록 큰 버튼이 달린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응급시 비상연락처도 정리해 둬야 한다.

■패티오
패티오는 바닥표면의 높이가 전반적으로 고른지 살펴야 자칫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헛디디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주택 실내 뿐 아니라 뒤뜰에서 소일거리로 정원을 가꾸는 노인들도 신체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퀴 달린 화분을 사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지름 12인치 크기의 바퀴 달린 화분은 30달러 안팎에서 구입할 수 있다.

■기타
가족들이 자주 다니는 복도나 문 입구에 깔린 카펫은 올이 헐거워져 발에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 특히 시력 약한 노인들은 카펫의 낡은 부분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으므로 올이 엉성해진 카펫은 부분적으로나마 수리를 한다. 또 털이 긴 것으로 짜여진 카펫보다는 짧은
털 카펫이 훨씬 안전하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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