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프리칸 문화축제

2004-08-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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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칸 문화축제

▲아프리칸 문화축제에서는 원초적인 아프리칸 댄스를 배울수 있다. 이 축제는 LA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아프리칸 문화 관련 행사이다.

“둥둥~ 생명의 북소리를 울려라”

신명난 음악·특산품에
강렬한 원시적 힘 가득

아프리칸 아메리칸. 그들과의 인연은 깊다. 때로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기도 했다. 두순자 여인 사건, LA 폭동은 모두 이를 말해주는 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때로 서로를 향한 증오는 이 땅의 많은 것들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허구였음을. 우리가 오늘날 누리는 자유로움은 그들에게 빚진 바가 크다. 그들은 엄청난 생명의 대가를 치러가면서 이 생존권을 쟁취했다. 노예선에서 굴비처럼 엮여 나신으로 바닷물에 던져졌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 노예 시장에서 굵은 사슬에 묶여 맞았던 가죽 채찍의 고통을 그들의 세포는 잊지 않고 있다. 모두 평등하다 해놓고도 평등하지만 다르다는 괴변을 그들은 참아냈다. 설움과 분노, 억눌림과 고통은 이 땅의 수많은 소수 민족과 함께 그들이 뼈 속 깊이 공감하는 감정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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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축제에서는 아프리칸 예술품들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이 이 땅에서 축제를 연다. 둥둥 북소리를 울리고 아직 자연과 탯줄이 끊어지지 않은 원시적 생명력이 넘치는 춤을 추며 잔치를 벌인다. 그들만의 축제는 아니다. 우리 모두는 LA를 구성하는 다양한 꽃. 1986년부터 시작된 ‘아프리칸 마켓플레이스와 문화 축제(African Marketplace and Cultural Faire)’는 시간이 흐르며 모든 인종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으로 꽃피었다. 올해가 벌써 19회째.
매해 약 25만 명의 인파가 다녀가는 아프리칸 축제와 마켓플레이스는 이제 LA의 여름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2년 전부터 주최 측은 행사 장소를 널찍한 엑스포지션 공원으로 옮겼다. 더 많은 벤더의 참가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아프리카 대륙의 소리와 향기, 다양한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원시적 화려함이 넘치는 옷가지, 열대의 향기 가득한 향수가 있는 마켓플레이스는 200개 이상의 벤더들이 참가해 보다 다양한 특산품들을 구경하며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아프리카, 카리브 해 연안, 브라질에서 수입한 수공예품, 예술품, 옷들은 조금 투박하지만 그들의 때 묻지 않은 정서를 담고 있어 정겹기만 하다. ‘순수 예술 파빌리온(Fine Arts Pavilion)’에서는 아프리카 산 목각과 가면을 전시, 판매한다.
엔터테인먼트 무대에서는 다양한 음악과 댄스 공연이 이어진다. 아프리카의 검은 대륙을 마음껏 뛰어다녔던 그들의 자유혼. 그들이 온몸으로 호흡했던 그 뜨거운 공기와 강렬한 햇빛이 그토록 생명의 힘 가득한 리듬을 만들어갔으리라.

아프리카의 원시적인 북소리가 재즈, 블루스, 래게, 힙합, 가스펠 그 밖의 모든 장르의 음악과 함께 울려 퍼지는 무대는 신명으로 가득하다.
어린이들을 위한 코너(Little Africa Youth Village Highlights)에서는 초대된 성우들이 비디오와 함께 꾸며가는 애니메이션 웍샵, 예술 작품과 공예 작품 웍샵, 아프리카 드럼과 댄스 클래스, 어린이 무용단과 가스펠 가수, 콰이어 등 음악 밴드의 엔터테인먼트, 마술사, 저글링, 페팅 주, 스토리 텔러, 시낭송과 연극 공연, 카니벌, 페이스 페인팅 등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다양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헬스 페어(Health Pavilion & Holistic Village)도 열린다. 당뇨병, 고혈압, 후천성 면역 결핍증, 콜레스테롤, 안과와 치과 검진, 영양 상담, 보험 정보, 의료 기관 추천은 물론이고 운동, 요가, 명상 등 건강한 삶을 위한 웍샵도 함께 있을 예정.
가슴에 겹겹이 쌓인 한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작가들이 축제 현장에 마련된 Literary Village에 나와 그들 작품의 구절을 읽어주고 사인회를 갖는 순서도 있다. 행사에는 여행 엑스포도 함께 마련된다.
여기저기 다니다 지치면 ‘레스토랑 파빌리온(Ethnic Restaurant Pavilion)’에서 아프리카 토속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버드와이저 사에서 준비한 음료수 오아시스 코너도 잊지 말고 들러보자.
아프리카에서는 후손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면 이 세상을 떠난 조상들의 영혼이 지상에 내려와 그들을 도와준다고 믿고 있다.
우리 한민족의 정신세계를 이루는 조상 숭배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하지 않는가.
미시시피의 KKK단도, 독일의 신나치들도, 그리고 피부가 검다는 이유 하나로 무조건 그들을 기피하는 우리 역시 마음속에 쌓아올렸던 그 두껍고 높은 증오의 벽을 그들 축제에서 허물었으면 좋겠다.


아프리칸 문화축제

■기간
8월 20일(금)-22일(일), 27일(금)-29일(일), 노동절 주말, 9월 4일(토)-6일(월) 오전 10시-오후 9시.

■장소
Exposition Park과 Rose Garden 주소 701 State Dr. Los Angeles, CA 90037, (한인 타운에서 1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Exposition & King Blvd 출구에서 내려 우회전한 후 State Dr.에서 우회전한다. 또는 Vermont Ave.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Exposition Bl.에서 좌회전한 후 State Dr.에서 우회전한다.) 전화 (213) 748-4772, 일반 문의 (323) 734-1164 / (213) 847-1540.

■행사 일정


▲아프리칸 볼 개막 리셉션 오프닝 갈라: 8월 20일(금) 오후 6시-10시. 엑스포지션 공원 안의 아프리칸 마켓플레이스 내. 하이티 독립 200주년 축하행사, 남아프리카 해방 10주년 기념행사도 포함될 예정.
▲개막식: 8월 21일(토) 정오 개막 퍼레이드와 축성식이 이어진다.
▲어린이들의 아프리카 빌리지 축제(Children’s Village African Festival): 8월 27일(금) 오전 10시-오후 5시.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 행사 시간 내에 어린이와 연장자는 무료입장.
▲2004 스트릿 보울 수퍼시리즈: 스트릿 보울 최강 팀, 뉴욕 시 Rucker와 LA시 Hoops by the Beach가 사상 처음 결전을 벌인다. 전 레이커즈 선수들과 올스타 플레이어들도 참가한다. 8월 27일(금) 오전 11시-오후 3시. 기자 회견, 게임1 8월 28일(토) 오후 3시-9시. 콘서트. 게임 2. NBA Legends와 Celebrity 게임 8월 29일(일) 정오-오후 6시. 게임 3
▲내셔널 컵 테니스 토너먼트.
▲음악, 댄스, 드라마, 시 등 4개의 주제로 꾸며지는 여흥 무대: 가스펠, 빅 밴드, 힙합, 올디즈 구디즈, 래게 등 아프리카 댄스와 음악 축제. 에티오피아 데이, 우간다 데이 등 아프리카 축제.
▲아프리칸 쿠바 음악과 댄스, 아메리칸 인디언의 축제 포우 와우, 환태평양 주민 축제, 말리의 음악 풀라니 축제, 브라질 마켓플레이스와 음악 축제(9월 4-6일), 라틴 재즈 등 월드 댄스 축제.

■입장료
6달러, 연장자와 10세 이하의 어린이는 3달러.

■주차
Exposition Park 안의 콜로세움과 스포츠 아레나 주차장에 공간이 많다. 주차비는 약 10달러 안팎.

■대중교통 수단
Red Line을 타고 7th/Metro 스테이션에서 내려 7가와 Flower St. 코너에서 Dash F 버스를 탄다. Dash F 버스는 주말에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만 운행한다.

■웹 사이트: www. africanmarketpla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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