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 끝의 집’ (A Home at the End of the World) ★★★½(5개 만점)

2004-07-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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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연인처럼…묘한 삼각관계

한지붕 두남자 한여자의 우정과 애정 연대기

히피들의 평화와 사랑의 운동이 시들해진 때 아직도 그 시대의 기운을 떨쳐버리지 못한 2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간의 묘한 삼각관계(메나지 아 트롸)를 그린 상냥하고 감정적으로 충만한 드라마(그러나 감정 형성에 무리가 있다).
세월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고 지속되는 우정의 연대기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 의해 밀도 있게 다뤄졌다. 일종의 게이 영화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그런 범주를 너머 사랑과 가족의 예측할 수 없는 상관관계를 묘사하고 있다.
오하이오의 교외의 같은 고교 동급생인 바비와 조나산은 만나자마자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수줍은 너드 스타일의 조나산에게 있어 상상력 풍부하고 특이한 바비는 바깥 세상에의 유일한 창구다.
한편 부모를 모두 잃고 조나산의 집에서 양자처럼 살고 있는 바비에게 있어 조나산의 가정(특히 조나산의 어머니 앨리스)은 자기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안정을 제공해 주는 장소 구실을 한다.
둘은 성장하면서 일단 헤어지나 다시 뉴욕에서 재회한다. 게이인 조나산(달라스 로버츠)은 자유혼을 지닌 여인 클레어(로빈 라이트 펜)와 룸메이트인데 이 집에 바비(콜린 파렐)가 들어오면서 셋은 우정과 애정이 곁들인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게 된다.
소설 ‘세월’의 작가 마이클 커닝햄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커닝햄이 각본을 썼다. 사랑과 상호 약속과 서로에 대한 성실의 의미를 살펴본 영화로 특히 가족의 의미를 깊이 파고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과연 진정한 가족이란 어떤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좋은 영화다.
R. 선셋5(323-848-3500), 샌타모니카 뉴윌셔(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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