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느긋하게 떠나볼까 내차로!

2004-07-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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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자동차여행 코스 및 주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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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도 도로가 좋기로 유명하다. 계획만 잘한다면 주말이나 휴일을 통해 알찬 자동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미국은 ‘자동차 여행의 천국’이다. 미국처럼 도로 사정이나 휴게실 등 편이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나라는 찾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곳곳에 볼거리와 놀거리도 너무나 많은 나라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도 도로가 좋기로 이름난 주로 유명한 관광지와 연결된 도로망들이 편리해 계획만 잘한다면 주말이나 휴일을 통해 알찬 자동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바쁘고 어려운 이민생활에서 휴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간과 돈이 남아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찬란한 녹음과 폐부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여유 속에 가족과 행복 그리고 새로운 활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여행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방학을 맞은 자녀들에게 적지 않은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올 여름은 최근 폭등한 자동차 연료비용 때문에 장거리보다 남가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빙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남가주 내에서 가볼 만한 자동차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가족 자동차 여행시 주의점 등을 점검한다.


그냥가면 고생길, 알고가면 행복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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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166번 도로 상의 쿠야마 밸리.

남가주 여행코스

LA → 헤밋 → 팜스프링스 → 솔튼 시 → 줄리안 → LA

산악 휴양지에서 사막의 오아시스까지 이어지면서 남가주의 경치는 물론 각양각색의 지질을 살필 수 있는 드라이빙 코스다. 최소한 사막 휴양지에서 1박을 하는 것이 좋으며 총 드라이빙 길이는 300마일 정도 된다.
먼저 LA에서 6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79번 사우스로 바꿔 67마일 정도 가면 산으로 둘러싸인 헤밋(Hemet)이 나온다. 헬렌 헌트 잭슨의 1884년 소설 ‘라모나’가 매년 초여름 야외에서 공연되는 곳으로 드라이브 여행중 첫 번째로 쉴 만한 곳이다. 이 곳에서 약 80마일 떨어진 곳이 그 유명한 팜스프링스. 인근 지역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높이 6,000여피트의 샌하신토 산 정상을 오르는 케이블 카(Aerial Tramway)가 일품이다. 팜트리가 줄지어 서 있는 인디언 캐년 등 수많은 관광지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팜스프링스에서 68마일 웨스트로 가면 솔튼 시(Salton Sea)가 있다. 20세기 초 만들어진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로 콜로라도 강이 넘쳐 인근지역의 해저 234피트의 저지대 사막으로 흘러들면서 형성됐다. 길이 35마일, 넓이 15마일의 이 ‘바다’는 강물이 모여서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하의 소금밭이 녹아 지금은 진짜 바다보다도 염분이 많다. 겨울철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솔튼 시에서 남서쪽으로 73마일을 가면 사막의 도시 브롤리(Brawley)가 나온다. 겨울과 봄철에 인근의 앤자 보레고 사막공원에 가면 현란한 무지개 색의 사막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73마일 서쪽으로 향하면 1870년 노다지가 발견돼 유명해진 옛 광산마을 줄리안(Julian)을 만난다. 하이피크 광산, 이글 광산 등을 관광할 수 있다. LA로 돌아오는 길에 워너 핫스프링스와 랜초 캘리포니아, 역사 깊은 테메큘라 등을 구경할 수 있다.

LA → 샌타바바라 → 샌타이네즈(Santa Inez) 밸리 → 쿠야마(Cuyama) → 샌타마리아(Santa Maria)

샌타바바라 카운티 북쪽 쿠야마와 샌타이네즈 밸리는 판에 박힌 듯한 일상을 벗어난 여유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차창 가득 담기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 도시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시골 마을, 울창한 숲 속에 고즈넉이 앉아 있는 아담한 호텔과 모텔… 경치가 단조롭게 스쳐 지나가는 프리웨이 여행이 아니라 팔을 뻗으면 자연이 한아름 안길 듯한 여행을 제공하는 곳이다.
샌타이네즈 밸리는 샌타바바라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101번 프리웨이 대신 샌마르코스 패스(San Marcos Pass)라 불리는 154번을 타고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도시인 솔뱅(Solvang)을 지나 딸기산지 샌타마리아까지 이어지는 구역이며 쿠야마 밸리는 샌타마리아에서 166번을 타고 동쪽으로 향해 33번 사우스를 타고 오하이까지 이어지는 지역이다.
275마일의 이 코스는 2박3일 드라이브 여행으로 좋은데 호텔 등을 미리 예약하지 말고 무작정 가족과 떠나 해가 지면 인근에 모텔로 들어가고 배가 고프면 길 옆의 카페로 들어가면 된다.
이 곳은 전통적인 목축지대로 운이 좋으면 샌타마리아 스타일의 바비큐를 도심에서 무료로 시식할 수 있는데 본격적인 쇠고기 요리를 맛보려면 166번 도로상에 있는 과달루페에 가면 된다.
154번 도로는 참나무 숲으로 뒤덮인 언덕을 가로지르는데 중간에 넓고도 아름다운 카추마 호수를 만난다. 무려 3,100에이커나 되는 이 호수에는 캠핑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고목이 호수 주변에 드러누워 있는 이 곳에서는 피크닉과 낚시도 즐길 수 있다.


LA → 샌디에고 → 바하 캘리포니아 로사리토(Rosarito) → 엔세나다(Ensenada → LA

바하 캘리포니아는 LA에서 불과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지만 남가주와는 판이하게 다른 휴양지이다. 멕시코의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난다. 특히 샌디에고 국경을 넘어서 30~40분 거리에 있는 로사리토와 엔세나다는 여름철이면 현지인보다 남가주에서 국경을 넘어 주말을 즐기러 간 관광객의 수가 더 많을 정도로 캘리포니안들의 피서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먼저 LA에서 세계적인 관광 도시인 샌디에고로 향한다. 샌디에고 다운타운 북쪽에 있는 호텔 디스트릭(Hotel District)이나 유명한 시월드가 있는 미션 베이(Mission Bay) 아니면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인디언 카지노 리조트인 바로나(Barona)나 시쿠안(Sycuan)에서 숙소를 정하고 첫날을 발보아 공원, 다운타운 홀튼 센터/개스램프 디스트릭 등 유명 관광지에서 보낸다.
이튿날 국경을 넘어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샌디에고에서 멕시코 국경도시인 티화나까지 간 후 이 곳에서 바닷가로 빠지는 1-D 하이웨이를 타고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 로사리토를 만난다. 국경에서 불과 18마일 떨어진 로사리토의 한적한 해변은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사장과 고른 수심으로 좋은 해수욕장으로 손꼽혀 왔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현지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골프코스, 대형 호텔 및 상가 등도 들어서 예전에 비해 많이 상업화됐지만 아직도 인근의 티화나나 엔세나다에 비하면 문명의 때가 덜 묻었다.
인근 해안에서 잡아낸 랍스터와 갖가지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와 바닷가를 말을 타고 질주하는 해변 승마가 잘 알려져 있다. 해변 승마는 인근에서 말을 키우는 주민들이 빌려주는 말을 타고 물가 쪽의 굳은 모래 위를 달리는 것으로 초등학교 이상의 연령이면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누구나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며 숙달된 가이드가 항상 동행하며 말 타는 법도 자세히 일러주고 있어 경험이 없어도 쉽게 배우며 즐길 수 있다. 해변에 나가면 말을 빌려주는 곳들이 많이 있으며 말을 빌리는 값은 1시간에 15~20달러 정도이다.
로사리토에서 1-D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가면 엔세나다에 도착한다. 1-D하이웨이는 유료도로로 사용료를 내야 한다. 엔세나다는 바하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다. 마치 70년대 부산항이나 인천항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미국으로 들어오는 세계의 상선들이 싼 선착료 때문에 이 항을 많이 이용한다. 다운타운의 포도 양조장과 카지노 빌딩 그리고 바닷물이 하늘로 치솟는 라푸파도라 등이 유명하다.
샌디에고로 돌아올 때 티화나에서 길을 잘못 들어가면 다운타운으로 빠지면서 난감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멕시코로 여행할 때는 AAA 등을 통해 멕시코 자동차 보험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미국에 다시 들어올 때를 대비해 영주권을 준비한다.

운전 주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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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타이어 공기 체크는 기본이다.

◆졸음 운전
장시간 운전을 하는 여름 휴가 길에 특히 위험한 것이 졸음 운전이다.
더위와 졸음 운전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선 열이 차내의 산소를 발산시켜 호흡시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므로 장시간 운전중 졸음이 오기 쉽다. 이것은 특히 여름철 무더위로 에어컨을 켜거나 추운 겨울철에 히터를 키고 창문을 꼭꼭 닫은 채 운전을 하는 경우 더 심하다. 이럴 때는 산소의 감소 현상이 더욱 빠르게 나타나 졸음이 밀려오게 되는 것이다.
장거리 운전 중에는 반드시 약 10분마다 창문을 활짝 열어 차내 공기를 환기시켜야 한다. 물론 피곤이 쌓일 만큼 무리하게 여행 스케줄을 잡는 것도 졸음 운전을 초래한다. 그리고 이런 졸음 운전을 부추기는 것은 운전자세다. 자동차 업계의 한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의 상당수가 잘못된 자세로 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바른 운전자세는 우선 힙을 가능한 한 뒤로 깊숙이 고정시키는 것. 다음으로는 핸들을 잡은 상태에서 팔목이 90도 정도로 구부러지는 위치에 시트를 고정시킨다.
또 왼발을 풋 레스트에 단단히 지지하고 운전하면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 갑작스런 상황에 대한 대처가 빠르다. 올바른 운전자세는 바른 운전의 기본인 동시에 졸음을 막는 안전운전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차멀미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는 차멀미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자녀들과 여행에서 차멀미는 더욱 걱정이 되는 점이다.
차멀미를 방지하는 방법으로는 ▲차멀리는 귀와 눈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발생하므로 시선이 자주 바뀔 수 있도록 차창 밖의 경치를 자주 보고(어린이들의 카시트도 창 밖을 볼 수 있도록 설치한다) ▲음악을 틀거나 어린이들에게는 노래를 부르게 하며 ▲미니밴이나 SUV의 맨 뒷좌석은 차의 울렁거림이 심한 곳으로 어린이들의 좌석으로 좋지 않으며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공복은 차멀리를 유도하기 때문에 간단한 식사를 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좋으며 ▲자주 차를 세우고 쉬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 좋다.

여름 드라이빙 여행 자동차 정비

◇타이어 체크
여름철 여행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자동차 안내서나 타이어 벽에 새겨져 있는 내용을 참고해 모든 타이어가 적정 압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특히 요즘 같이 휘발유 가격이 상당히 높을 때 타이어 압력이 일정하지 않으면 개스 마일리지가 떨어져 경제적으로도 손해를 본다. 타이어에 불룩 튀어나오거나 움푹 패인 곳이 없는지 살펴본다.

◇계기판 점검
오일 압력, 브레이크, 엔진 온도, 배터리 등의 계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만약 경고등(warning lights)이 들어오거나 깜빡이면 가능한 신속하게 점검을 받고 올바른 수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외부 기온이 높기 때문에 엔진온도 상승을 알리는 경고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에어컨 사용
에어컨은 자동차 엔진에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엔진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 그러므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엔진 온도 계기판을 수시로 살펴야 한다. 만약 엔진 온도가 정상보다 지나치게 올라가면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운행한다. 에어컨은 연료 소모를 가중시켜 개스 마일리지에 영향을 미치지만 창문을 열고 고속으로 운행할 때는 차체의 공기저항도 크게 증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웨이 같은 도로에서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작동하는 편이 낫다.

◇브레이크 점검
열은 브레이크의 작동에도 영향을 준다. 무리했을 경우 브레이크가 약해지면서 자동차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날씨가 더울 때에는 평상시보다 좀더 여유를 갖고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

◇엔지 공회전 금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차의 시동을 건 채로 1분 이상 정지해 있지 않는다. 더운 여름철에 시동을 오래 걸어놓고 있으면 엔진의 열이 올라갈 수 있다. 태울 사람을 기다리거나 물건을 실을 때는 시동을 껐다가 목적지로 출발하기 직전에 다시 시동을 걸도록 한다.

◇정비업소 선택
만약 낯선 곳에서 차가 고장 나서 정비업소를 고를 때는 작업장 청결상태, 현대식 장비 구비 여부, 인건비 및 수리 후 워런티 여부, 지불 방법에 대한 안내서 부착 여부, 고객에 대한 친절도, ASC(Automotive Service Council)나 ASE(Automobile Service Excellence) 또는 AAA 회원업소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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