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지기 전’ (Before Sunset) ★★★★½(5개 만점)

2004-07-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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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데이트’80분

미국 작가와 프랑스 처녀 9년만의 재회


9년 전 작가 지망생인 미국 청년 제시(이산 호크)와 프랑스 처녀 셀린(쥘리 델피)이 우연히 유레일 기차에서 만나 밤새도록 비엔나에서 데이트를 즐겼던 ‘해뜨기 전’(Before Sunrise)의 속편이다.
전편을 본 사람들은 9년 후에 재회한 두 사람의 마음을 더욱 절실히 감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일지라도 못 이룬 사랑의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재회의 기쁨과 남아 있는 그리움과 새 출발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지적이요 달곰씁쓸한 로맨스 드라마다.
9년 전 제시와 셀린은 데이트 후 비엔나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지나 셀린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제시는 뉴욕에 사는 작가로 아내와 아이가 하나 있다. 제시는 자신과 셀린과의 짧은 만남을 소재로 쓴 소설의 판촉 차 파리에 와 한 책방에서 독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를 책방 한 구석에서 바라보는 셀린. 지금 파리에 살고 있는 셀린은 아직 미혼.
두 사람은 이 때부터 제시가 뉴욕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 80여분간 파리시내를 이곳저곳 걸으며 둘이 갖고 있는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9년 전 못 다한 감정을 나눈다. 상영시간과 내용 속 시간이 똑 같다.
제시와 셀린은 서로의 현재와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둘의 사랑이 아직도 강렬히 가슴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 재발견한다. 제시는 셀린에게 왜 9년 전 역에 오지를 않았느냐고 안타까워하면서 그 때 자신이 셀린의 전화번호나 주소를 받아놓지 않았던 것을 뒤늦게 후회한다. 둘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공원 벤치에 앉기도 하고 또 세느강 유람선을 타면서 그들의 가슴과 마음의 내면 작용을 탐험한다. 알쏭달쏭하게 끝나 더 좋다. R. 선셋5(323-848-3500), 모니카(310-394-974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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