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부족이 도시 살린다

2004-07-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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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집 공급없어 구도시에도 인구 유입
선벨트지역 붐… 북동부도 새로운 활력
LA는 집값싼 폰태나등 내륙지역 팽창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선벨트 지역에 광범하게 확산되는 것은 물론 쇠퇴하던 북동부 공업 도시에까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가격이 저렴해 장만하기 용이한 주택을 찾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인구통계에 따르면 고용 기회가 많고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도시들은 다른 지역과 비교, 성장세를 보였다.

버지니아 테크의 도시 전문가이며 저자인 로버트 랭은 “현재의 추세는 집의 가치를 물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구 집중이 심한 곳은 여전히 선벨트 지역이다.
2000년 이후 성장이 가장 빠른 인구 10만 명 이상의 10대 도시 가운데 여덟 개는 LA 피닉스 라스베가스의 교외 지역들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랜초쿠카몽가 폰태나 어바인을 비롯, 애리조나의 길버트 챈들러 피오리아 네바다의 헨더슨 노스라스베가스 플로리다의 포트세인트루시 케이프코럴 등이다.
저렴한 집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쇠퇴일로를 걷던 오래된 도시들도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이들 죽어가던 도시들은 고용 기회가 많은 인근 도시와 통근거리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뉴저지와 코네티컷주에 있는 도시들은 팽창하는 뉴욕 경제의 덕을 보고 있다.
이민자들 가운데 첫 주택을 장만하는 계층은 주요 고용 시장과 교통이 원활하게 연결되는 낙후된 지역에 주로 정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집값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도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때부분의 지역 성장은 주택 가격이 비싼 해안에서 먼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팜데일 프레즈노 베이커스필드 같은 내륙 도시들은 고속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LA 지역의 주택 중간가격이 42만3,000달러 샌프란시스코 지역이 63만5,000달러를 호가하고 있지만 이들 내륙 지역은 20만달러에서 26만달러선에 불과하다.
“주택 장만지수가 엄청난 효과를 갖고 있다. 도시의 외곽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싼 집값이다”
싱크탱크 랜드 코퍼레이션의 인구학자 피터 모리슨은 지적한다.
미국의 오래된 대도시들 가운데 상당수는 1990년대에 인구 성장을 기록한 후 지금은 거꾸로 감소하고 있다.
90년대에 10만명 이상이 늘어난 시카고는 현재 인구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의 보스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카고와 보스턴 주변 교외 지역은 좋은 학군과 크고 저렴한 주택을 찾는 주민들이 몰리면서 팽창하고 있다.
뉴욕은 시카고나 보스턴과는 달리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하게 변했다.
90년대에 서서히 인구가 줄었던 도시들은 현재 감소 추세가 가속됐다.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세인트루이스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는 달라스를 제치고 미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도시가 됐다. ‘빅 D’라고 부르는 달라스는 외곽 성장이 한계에 달했지만 샌안토니오는 주변 지역으로의 팽창을 게속하고 있다.
“우리의 목적이 ‘달라스를 추월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도시 성장의 질적 향상이다”
샌안토니오의 에드 가르자 시장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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