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욱 <치과 전문의>
<문> 17살된 딸아이가 몇년 전부터 입을 크게 열고 닫기가 불편하다고 하며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또 머리가 자꾸 아프다고 하는데 턱관절 장애가 맞나요? 만약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 방법과 기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답> 정확한 진단은 TMJ Tomogram과 TMJ MRI, 그리고 충분한 검진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질문하신 내용을 보면 따님이 턱관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두통은 턱관절 장애로 올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세 중 하나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에는 많은 분들이 턱관절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 부족으로 그냥 방치하여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턱관절 장애란 대부분의 경우 디스크가 원 위치에서 이탈하여 턱관절 사이의 신경과 혈관이 눌리고, 또 턱 주위의 soft tissue 조직들이 영향을 받으며 발생하는 모든 증상들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아까 질문하셨던 만성 두통 외에도 귀울림, 귀의 충만감, 귀의 통증, 안구통, 어지러움증, 목의 통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따님이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난다고 하였는데 이 소리는 바로 디스크가 제 위치에서 빠져 나왔다 들어가는 소리입니다.
병이 조금 더 진행되면 딱딱 하는 소리가 없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디스크와 연결돼 있는 인대가 너무 많이 늘어졌거나 혹은 심하게 손상되어 디스크를 제 위치로 당겨주질 못해 디스크가 아예 계속 빠져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보통 많은 분들이 이런 경우 저절로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잘못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결국 디스크가 없는 관절은 뼈와 뼈가 서로 닿아서 퇴행성 골 관절염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턱에서는 초기에 딱딱하는 소리 대신 모래알 긁히는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앞서 말한 모든 증상들은 더욱 심해져서 만성 통증, 만성 피로, 우울증으로까지 악화되어 사회생활을 하기 힘든 지경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일단 턱관절 장애로 진단이 나오게 되면 턱 교정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보통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2~4년이 걸릴 수 있는 긴 치료입니다.
턱 교정 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비뚤어진 턱을 바로잡아 주어 턱관절에서 빠져나온 디스크(displaced disc)를 원위치로 교정해 넣어주고 주위에 뭉쳐있거나, 균형을 잃은 soft tissue 조직들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수술에 관해서도 많이 물으시는데 턱관절 장애는 대부분 수술을 하지 않고 교정으로 치료 가능하고 간혹 교정 치료와 수술이 병행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또한 워낙 오래된 만성적인 목과 어깨 등의 통증의 경우 근본이 치료되었다 하더라도 부분적으로 심하게 뒤틀어진 척추뼈나, 심하게 손상된 soft tissue 조직은 턱 교정만으로 완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카이로프랙틱이나 한방, 물리치료, 혹은 주사요법이 동시에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