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이근만의 건축칼럼]공사 중에 문제가 있으십니까?

2004-06-02 (수)
크게 작게
사람을 둘러쌓고 있는 수많은 건축환경으로 인해 무엇을 하든 우리는 건축이라는 환경에 의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새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경우에 그 공간이 갖는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또는 기존의 비즈니스를 개선하고자 우리는 공사를 시작합니다.

이와 같이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 되어있는 건축 공사는 비용 또한 적지 않게 들며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하는 공사인 만큼 얼마나 지혜롭게 관리하고 대처해 나가는 가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방지하고 보다 나은 공사의 질을 얻을 수 있을 까요? 쉬운 이해를 위해 몇 가지 사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사례 1.


플러싱에 위치한 기존의 식당을 개조 하기 위해 주인은 공사업자를 만나 액수나 공사의 내용, 기간, 계약 등에 관해 구두로 협의하였습니다. 신축과 같은 큰 공사가 아니기에 그냥 형식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공사를 시작하였지만 모든 건축 공사가 그러하듯 아무리 작은 공사라 해도 그 비용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이 사례의 경우 공사업자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공사기일을 지키지 못하였으며 식당주인은 렌트비 지불 아니라 이미 개업 날짜에 대비하여 단체 손님예약 주문 등 모든 것을 그 날짜에 맞추어 놓은 상태였기에 물질적 손해, 비즈니스 상의 신용 하락 등 많은 손해를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과연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사례 2.

1층 주택을 2층으로 증축하는 공사였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에 추가 공사비에 대한 언쟁이 있었습니다. 기존 1층의 외벽 마감 재료인 사이딩은 새로 증축하게 될 2층의 외벽에 붙는 사이딩과 당연히 조화를 이루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주인은 공사의 내용에 1층 외벽 또한 당연히 포함되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공사의 계약 내용은 2층의 증축부분에만 국한된다는 것이 공사업자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추가비용을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이 상황은 공사의 계약 내용이 불분명했기에 일어난 문제였습니다.

사례 3.

몇 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지하실에 불법으로 침실, 부엌, 화장실을 설치하고 렌트를 주었으나 입주자가 두 달 후 렌트비를 내지 않기 시작하여 주인과 입주자 사이에 언쟁이 있었습니다. 며칠 후 뉴욕 시에서 인스펙터(Inspector)가 나와 지하실의 불법개조에 대한 Violation ticket을 주었으며 그로 인해 주인은 4만 달러라는 돈을 들여 공사한 지하실을 다 철거해야만 했을 뿐 아니라 Violation에 따른 벌금, Violation을 없애는 과정으로 설계사 비용을 지급하는 등 막대한 손해를 입은 사례입니다.

사례 4.


10년 전에 증축한 주택을 지금 팔기 위해 절차를 밟던 중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10년 전에 공사했던 내용이 제대로 시의 기록에 마무리 되어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즉, 허가를 받고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건축설계사가 공사 내용에 대해 인스펙션 확인(Sign Off)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시에서 기록을 찾아보니 설계사는 집주인이 전혀 모르는 설계사의 이름으로 되어있었고 연락이나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라이선스가 없는 무면허 설계사가 남의 라이선스를 빌려 불법으로 행한 일입니다. 문제 발생에 대하여 책임질 사람이 없는 사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인사회 안에서도 무면허 설계사가 과대 광고를 하며 영업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 공사주나 소비자가 물질
적으로 손해를 보고있는 사례가 빈번하고 있습니다.모든 공사 계약에는 공사 계약 금액, 공사 내용, 공사 완성기간, 지불 방법 등이 명시되어있어야 하며 그 내용이 불분명하면 나중에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지불 방법은 기본적으로 공사의 기성고에 따라 지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공사가 20% 진행되었는데 50%의 공사비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공사의 기성고에 대한 집주인과 공사업자 사이에 견해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 두 입장의 공평한 판단을 위해 중재자로서 건축 설계사의 의견을 들어 해결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렌트비를 많이 지불하는 비즈니스 업종의 경우 공사기간은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공사가 지연될 경우 하루 당 정해진 일정 금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지불하도록 계약 내용에 명시하기도 합니다.

모든 공사는 라이선스를 갖춘 건축설계사에 의해 준비된 도면으로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해야 하며 공사 허가 뿐 아니라 공사 후의 모든 행정 서류를 통하여 용도허가(Certificate of occupancy) 또는 공사완료(Letter of completion)를 받아놓아야 합니다.

배관공사(Plumbing)의 경우 일을 시작 할 수 있는 허가(Work permit)를 받아서 공사를 시작하지만 일이 끝난 후 인스펙션(Inspection)을 제대로 받지 않아 전체 공사 또한 마무리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공사주는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모르기에 피해를 보게 됩니다. 건축 공사 행정의 전반적인 상식을 넓혀 공사주로서의 권리를 행하여 보다 좋은 질과 경제적인 공사로 나은 삶의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Kenny Lee Architect. 718-463-2406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