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½

2004-05-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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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바 두남자의 잡담소재 흑백 옴니버스

두 남자가 커피 바에서 만나 커피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잡담을 하는 단편을 여러 편 모은 옴니버스 스타일의 흑백 영화. 할리웃의 독특한 인디 감독 짐 자무쉬의 작품이다. 영화는 원래 자무쉬가 1986년 6분짜리 단편을 만든 뒤 2년 지나 다시 다른 단편을 만들면서 계속해 문어발식으로 늘어났다.
첫 단편(로베르토 베니니 주연)의 제목이 ‘커피와 담배’이며 스티브 부세미가 나오는 두번째 것은 ‘멤피스 판’. 여기서는 쌍둥이 형제가 커피 마시고 담배를 태운다. 1993년에 만든 ‘캘리포니아의 어느 곳’에는 이기 팝과 탐 웨이츠가 바에서 만나는데 둘은 서로 잘 모르는 사이. 그래서 둘의 대화는 제멋대로 나가는데 주제는 금연한 사람들의 상습적인 흡연. 자무쉬는 이어 계속해 다양한 모양과 성격의 자기 친구와 영화인들과 또 자기 영화에 단골로 나왔던 배우들을 모아 단편들을 만들었다. 모든 단편들이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다) 매우 능청을 떠는 코믹한 영화로 특히 빌 머리 등 여러 재주 있는 배우들의 익살맞은 모습이 즐겁다.
빌 머리가 나오는 에피소드에는 흑인 록그룹 우탕 클랜의 RZA와 GZA가 커피 바에 들어와 차를 마시며 웰빙을 얘기하는데 쿡으로 나오는 머리는 이들 옆에서 커피를 팟째로 들이마신다.
이밖에도 케이트 블랜쳇이 1인2역을 하고 80년대 뉴욕 언더그라운드 영화의 스타였던 빌 라이스와 시인 테일러 미드(그는 앤디 와홀의 수퍼스타였다) 등도 출연한다.
에피소드들은 몇명의 인물들이 카페인과 빙과와 엘비스 음모론 및 20년대의 파리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얘기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마지막 에피소드가 매우 좋다. R. 선셋5(323-848-3500),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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