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라모 비극’ 생생 체험

2004-04-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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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모 비극’ 생생 체험

텍사스의 역사와 문화가 결집된 샌안토니오. 다운타운 리버워크와 알라모가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카우보이 타운’샌안토니오
텍사스서 관광객 가장 많아

“알라모를 기억하라”(Remember the Alamo)로 유명한 샌안토니오는 텍사스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맞는 도시다.
스페인 문화의 영향이 색채 짙게 남아 있는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도시 샌안토니오는 시의 중심을 흐르는 샌안토니오강이 도시의 느긋한 생활 템포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텍사스 공화국의 지원을 거쳐서 아메리카 합중국이 된 역사와 그 모든 문화가 일체화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도시는 열대 수목과 야생화로 장식되어 더욱 활기찬 분위기를 만든다.
1840년대에 독일로부터 대량의 이민이 도착했고 1870년대에는 금광맥을 찾는 사람들이나 카우보이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으며 20세기부터는 ‘블랙골드’(black gold)를 사냥하기 위한 오일러(oiler)들의 러시로 또 다른 대규모 이주가 시작됐다. 순진하고, 술 좋아하고, 인종 차별이 없는 도시로 유명한 샌안토니오는 근대적 번영을 이룩한 현재에도 옛날의 기풍을 남기고 있다.
텍사스 최대의 축제인 ‘피에스타 텍사스’에 참가하기 위해 오리지널 카우보이 타운 샌안토니오로 봄여행을 떠났다.

피에스타 텍사스…“지금은 축제중”


샌안토니오

다운타운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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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피에스타 축제 개막과 함께 각종 배너 등으로 치장되어 있는 다운타운 텍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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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열대 식물과 아치형 다리가 아름다운 리버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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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티서치가 선정한 샌안토니오 베스트 스시 레스토랑 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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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부지역 최대의 동굴인 내추럴 브리지 케이번.

도심 관통 샛강따라 유람선투어 일품
700피트 타워서 야경보며 칵테일 한잔


텍사스 특히 샌안토니오는 뭐든지 방대한 것으로 정평이나 있다. 식당 메뉴에서 ‘라지’(large) 사이즈보다 더 큰 것이 바로 ‘텍사스 사이즈’인데 텍사스 사이즈로 스테이크를 오더하면 무려 2파운드의 고기가 접시를 가득 메운다. 샌안토니오 공항도 이착륙률은 전국 30위 정도지만 사이즈는 세계 최대의 공항 중 하나로 복잡한 LAX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한산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타운 전체가 4월의 따스한 봄 햇살을 받고 있는 텍사스의 주화 블루 보닛(blue bonnet)과 야생 해바라기로 둘러싸여 있다. 고층 빌딩이 다운타운 외에는 거의 없는, 평행으로 도시가 구성되어 있음이 바로 눈으로 확인된다. 매년 4~5월 10여일에 걸쳐 열리는 피에스타 텍사스의 개막과 함께 타운 전체가 배너와 만국기, ‘피냐타’(pinata) 등으로 치장되었고 매일 열리는 각종 행사와 공연에 대한 기사가 이 곳 일간지인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를 가득 메우고 있다.
샌안토니오의 관광은 다운타운에 위치한 알라모에서부터 시작된다. 현재 피에스타 축제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인 알라모는 원래 1718년 만들어진 스패니시 미션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난 1836년 텍사스군 189명이 멕시코군과 싸우다 전원 전사하면서 텍사스 독립의 상징적인 구조물로 남게 됐다. 20여피트 높이에 외관상으로는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 건물은 샌안토니오는 물론 텍사스 전 주민의 자존심을 대표하는 구조물로 지금도 주말마다 당시 전사자들은 물론 미군이 참전한 각 전쟁의 전사자들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텍사스 독립전쟁 당시의 건물과 성각 그리고 정원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텍사스 독립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알라모의 역사에 관한 전시관, 도서관, 스페니아관 등이 있고, 용사들의 이름을 조각한 기념비가 알라모 플라자에 있다. 그리고 항전 당시의 영웅인 데이빗 크로켓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알라모 광장 남쪽에 있는 리버워크 센터의 아이맥스(Imax) 극장에서는 ‘알러모-자유의 가치’(Alamo-The Price of Freedom)라는 45분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알라모 건물 앞의 넓은 광장에는 관광안내소가 위치해 있어 샌안토니오 관광의 출발지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안내소를 찾으면 다운타운을 도는 관광 버스(trolley, 탑승료 80센트)의 스케줄부터 인근 관광명소를 도는 투어 프로그램 등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알라모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인터텟(www.thealamo.org)을 이용하면 된다.
‘파세오 델 리오’(Paseo Del Rio)는 샌안토니오의 다운타운을 흐르는 강으로 샌안토니오강의 지류이다. 이 강변을 따라 좁은 산책길 ‘리버워크’(Riverwalk)가 조성되어 있는데 산책로는 열대 식물이 무성하고 아름다운 아치형의 다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스페인 통치시대의 영향을 받은 건물들, 현대적인 시설의 호텔, 분위기 있는 카페나 음식점, 기념품점 등이 들어서 있다.
샌안토니오에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기에 가장 적당한 곳으로 밤이 되면 현란한 조명이 켜지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매우 흥겨운 분위기를 내고 있다. 마치 운하처럼 되어 있는 강을 따라서 페달이 달린 작은 보트나 10여명이 타고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유람선(Paseo Del Rio River Boat) 등이 운행되고 있다. 유람선을 타고 관광을 하다보면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요금은 4~10달러 정도다. www.hotx.com/rb
다운타운의 또 다른 관광명소는 헤미스 페어 플라자(Hemis Fair Plaza). 알라모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광장으로 1968년에 세계 박람회가 개최되었던 장소다. 내부에는 기념관, 교통 박물관, 회의장, 극장, 레스토랑, 유원지들의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들어서 있는 곳이며 아메리카 타워(America Tower)와 텍사스 민족문화회관(Institute of Texan cultures)도 위치해 있다.
1968년 세계 박람회의 기념탑인 아메리카 타워는 높이 700피트의 타워로 전망대에는 회전 레스토랑과 칵테일 바가 있어 식사를 하면서 샌안토니오의 야경을 즐길 수가 있다.
리버 워크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 ‘라 빌이타’(La Villita) 유럽의 분위기가 풍기는 오래된 마을이다. 독일 이주민들이 처음 정착한 이곳에는 샌안토니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빅토리아풍의 오래된 집들이 20여 채가 모여 있다.
문의: www.lavillita.com


먹거리

외지에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샌안토니오 다운타운에서 북서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고로 스시(Goro Sushi)는 까다로운 한인 입맛에 충족시켜줄 수준급 레스토랑이다. 샌안토니오 인터넷 ‘시티서치’가 선정한 타운내 베스트 일식점으로 유명 NBA 농구선수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던컨, 데이빗 로빈슨 그리고 유명 레슬러 스티브 오스틴 등이 이 집 단골이다.
부인이 한인인 업소 셰프 고로씨는 “LA 한인타운에서 맛볼 수 있는 일반 스시는 물론, 일본 전통 스타일 사시미부터 각 나라의 음식과 스시를 교합시킨 퓨전 스타일 스시까지 텍사스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수백가지의 롤과 스시를 서브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대형 스크린을 갖춘 스포츠 바 스타일의 룸과 단체 손님을 위한 프라이빗 섹션을 준비하고 있는 고로 스시는 6~8달러 정도의 ‘데일리 스페셜’도 서브하고 있다. 주소 및 문의: 2619 Mossrock San Antonio, TX 78230, (210)349-8117
양식으로는 저렴한 가격으로 뷔페 스타일 음식을 서브하는 골든 코럴(Golden Corral)이 타운 곳곳에 문을 열고 있으며 TGIF 등 LA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도 이 곳에 많다.
특히 스테이크와 관련된 레스토랑이 많은데 대부분 텍사스/멕시칸 스타일로 음식을 서브한다. 텍사스/멕시칸 스타일이라고 하면 커다란 바비큐 고기에 토티야, 살사, 멕시칸 스타일 콩 등이 같이 서브되는 스타일이다.

가는 방법·지역 정보

샌안토니오는 LA에서 항공편으로 2시간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사우스웨스턴, 아메리칸 웨스트 등의 항공사에서 정규노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항공료는 3주 전에 예약할 경우 230달러(왕복)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자동차로는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애리조나, 뉴멕시코를 거쳐서 샌안토니오에 도착하게 된다. 쉬지 않고 계속 운전하면 20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지만 중간에 1박을 하면서 이틀 정도 운전을 해야 한다. 샌안토니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여행 정보는 샌안토니오 관광청 전화(210-207-6700, 800-447-3372)이나 인터넷(sanantoniovisit.com)으로 하면 된다.

기타 관광명소

▲브라켄리지 공원
샌안토니오 다운타운의 북쪽에 위치한 이 도시를 대표하는 공원이다. 자녀들과 샌안토니오를 방문할 경우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내부에는 피크닉장, 운동장, 박물관, 동물원, 유원지 등이 있다.
샌안토니오강이 공원 가운데를 가로지는 가운데 작은 증기 열차(탑승료 2달러)가 공원을 돌고 있다. 예전 채석장이 희귀한 식물들로 치장되면서 성켄 가든(Sunken Gardens)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샌안토니오의 어린이회관 격인 위트(Witte) 박물관(입장료 성인 7달러, 어린이 5달러)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각종 놀이 기구를 푹 빠져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공원의 하이라이트는 남서부 최대 규모라는 샌안토니오 동물원. 1914년 설립된 동물원과 그 부속 수족관에는 육상과 수중동물들을 합쳐서 800여종의 3,6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사육, 전시되고 있으며 북아메리카에서 조류를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동물원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는 희귀한 영양도 30여종 있으며 번식을 시킨 홍학의 무리와 멸종위기에 있는 아메리카 흰 두루미 1쌍도 있다.
입장료 성인 8달러, 어린이 4달러.
문의 (210)734-7184
www.sazoo-aq.org
▲샌안토니오 미션 역사국립공원
샌안토니오에는 알라모를 포함해 5개의 미션이 있다. 프란시스코회가 샌안토니오강을 따라 만든 미션들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미션 시스템으로 각 미션을 잇는 하이킹 트레일(Mission Trail)도 만들어져 있다.
가장 유명한 미션은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미션 샌호제(San Jose). 지금도 주일마다 미사가 열리는 이 곳의 비지터센터를 방문하면 샌안토니오 토착민들의 삶과 역사를 그린 수준급의 25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문의 (210)229-5701
▲내추럴 브리지 동굴
남서부 지역에서 가장 방대한 동굴 시스템으로 수십피트 높이의 석회탑을 동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3여마일에 달하는 동굴 중에 일반에게는 4분의1마일 정도가 공개된다. 180피트 깊숙이 땅속으로 들어가는데 수천개에 달하는 각종 석회탑을 구경하게 된다. 동굴 옆에 있는 텍사스 스타일 사파리도 재미있다. 입장료는 성인 16달러.
문의 (210)651-6101
www.naturalbridgecaverns.com
▲맥네이 미술관
우아한 대저택을 개조한 ‘매리온 맥네이 미술관’(Marion Mcnay Art Museum)은 샌안토니오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고딕, 중세기, 19세기부터 20세기 회화 조각, 그래픽 아트 등의 컬렉션이 대저택에 전시되어 있다. 고흐, 밀러, 피카소, 모네 등 세계 최고의 명작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문의 (210)824-5368
www.mcnayart.org
▲킹 윌리엄스 역사 지역
샌안토니오강의 남쪽의 다운타운 근처에 위치해 있는 킹 윌리엄스 역사 지역은 킹 윌리엄 스트릿을 중심으로 25 블록 정도의 지역으로 1800년대 샌안토니오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거주지였다. 다운타운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 이 지역이 최초의 역사지구로 선정되기 시작한 것은 독일상인들이 처음으로 이 지역에 정착하면서부터다. 이 지역에는 스티브스 홈스테드, 겐더 하우스 등의 볼만한 명소가 있다.

<글·사진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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