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런 주말 모임 미주 족구 연합회

2004-04-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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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냄새 교환하며 건강·화목다져요”

아무리 몸 움직이기를 죽기 보다 싫어할지라도 대한민국에서 성장기를 보낸 남자라면 평생 족구 경기 한두 차례쯤은 참가해봤을 것이다. 군대에서도 족구는 그렇게 천천히 움직이던 내무반 시계추에 속도를 더하던 여흥이었다. 무엇보다 별다른 준비물 없이 할 수 있다는 점은 족구의 커다란 매력이다. 족구는 네트와 공만 있으면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정해 놓은 유니폼도 따로 없어 그저 반바지에 티셔츠면 충분하다. 경기도 인원수가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융통성 있게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의 개별적 스포츠와는 달리 족구는 팀의 화합이 개인의 기량에 우선하는 팀 스포츠다. 사람 냄새가 그리웠다면 땀 냄새 함께 맡아가며 몸을 부딪히는 족구 모임에 나와볼 것을 권하고 싶다.
남들은 다들 골프 친다, 조깅한다 난리들인데 아직도 오롯하게 피가 뜨겁던 그 시절 몸을 다져주던 족구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지에 흩어져 있던 족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아 미주 족구연합회(회장 박홍식)가 결성된 것이 1996년, 현재 이 모임은 LA를 중심으로 미 전역에 약 6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한국의 생활체육 전국족구연합회로부터 미주 지역 산하 단체로 위촉받은 미주 족구 연합회에는 현재 사우스베이, 세리토스, 애나하임, 오렌지, 가든그로브 등 5개 팀이 가입해 있다. 이 모임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연습경기를 가진 후 일요일 오후 7시부터는 연중 3차례의 10주간 페넌트레이스를 벌이며 여가 선용과 건강 증진을 도모한다.
손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부위를 쓰는 족구는 10분만 뛰어도 이마에 땀이 방울방울 맺히는 격렬한 스포츠. 2시간 정도 뛰다 보면 중년이 되면서 나오기 시작하는 배가 쏙 들어갈 만큼 운동 효과도 크다.
회원들의 몸은 올림피아드를 종횡무진 하던 선수들처럼 단단하고 다부진 모습이 남성미 만점이다. 오는 4월 24일 미주 족구 연합회에서는 제 14회 미주족구대회를 개최한다. 세리토스의 스포츠 콤플렉스 내 족구 전용 테니스 구장(Bloomfield와 195가 남서쪽 코너)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교회, 성당, 직장 및 지역 족구클럽 등 5명 이상의 준우승 팀에게 트로피를 수여한다.
족구 동호인들의 기술 향상과 저변 확대, 그리고 생활 족구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매년 한, 두 차례씩 열리는 미주 족구 대회에는 어떤 족구 팀이든 참여할 수 있으며 특히 라스베가스, 시카고, 샌 디에고 등 타 지역 족구 팀들의 출전을 적극 환영한다. 타 지역 팀들에게는 숙식을 비롯해 제반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참가비는 한 팀 당 100 달러 (기념품 및 후원사인 에포카 요쿨 음료 증정). 참가 문의는 323-292-4157(박홍식), 714-726-8939(한형모), 562-547-9942(정래섭)으로 하면 된다. http://cafe.daum.net/usajokgu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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