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포츠 바 NBA 플레이오프 개봉박두!

2004-04-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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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앤젤리노 ‘Go Lakers’

TGIF(Thank God. It’s Friday). 한 주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직장인들에게 금요일 오후는 구원 같은 시간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렇다. 목을 옥죄던 넥타이 끈을 느슨하게 풀어 제치고 친구들과 의기투합하는 주말의 일탈은 일상에 액센트를 더하는 창조적 행위다. 그렇게 황금 같은 금요일 오후, 별 다른 약속이나 계획이 없더라도 나쁠 건 없다. 일터 근처의 스포츠 바에 가면 건전한 일탈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스포츠 바 하면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그림은 일단 빅 스크린 TV. 노랑 보라, 원색의 유니폼을 입은 구리빛 피부의 선수들이 점프 슛을 던지는 모습은 대단한 스포츠 팬이 아닌 범인에게도 여전히 활력 넘치는 에너지로 다가온다. 스포츠 바는 부담이 없어 좋다. 따로 예약할 필요가 없고 캐주얼 프라이데이의 옷차림을 하고도 마음 편히 갈 수 있다. 맥주나 와인 한 잔에 손가락으로 집어 먹어도 되는 안주 거리는 형식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주말의 컨셉과 꼭 맞아 떨어진다. 새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6개월째에 접어드는 새내기 조세형 씨(25, 재정상담가). 일주일을 한결같이 매진해온 그는 금요일 오후 또래의 직장 동료들과 황금 빛 맥주를 부딪치며 젊음을 만끽하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다.

스포츠 중계 보며 마시고, 춤추고…‘우승 리허설’



LA다운타운 플라워 스트릿 카페 앤 스포츠 바(Flower Street Cafe & Sports Bar, 대표 Myung Park)는 일터와도 가까워 그와 친구들이 자주 찾는 곳. 탱탑에 쇼트를 시원하게 입은 여대생 종업원들이 싱그러운 미소로 그들을 반긴다.
테이블에는 이미 다운타운의 직장인들, 사업가들,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아 맥주잔을 부딪치고 있다. 노란 색의 레이커스 유니폼을 똑같이 입고 앉아 있는 4명의 친구들은 이 집의 단골 농구 팬. 때 마침 텔리비전 화면에 펼쳐지고 있는 농구 경기에 그들은 장 나와라, 멍 나와라 침을 튀겨 가며 훈수를 두고 있었다.
20여 명의 단체 손님들이 하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어 무슨 모임인가 물었더니 오늘 사장님이 쏘시겠다고 해서 전 직원이 한 잔 하러 나왔단다. 다운타운에 소재한 무역 회사 셀렉트론의 대표 엔리크 파브리지오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런 시간을 통해 직원들과 기탄 없는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농구 경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이제 눈을 어디다 둬야 하나 고민할 새도 없이 늘씬한 금발의 미녀가 무대 위로 올라간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사라, 이곳에서 일하고 있죠. 지금부터 가라오케 시간을 시작하겠어요. 먼저 제가 한 곡 부르겠습니다.” 아슬아슬한 탱탑 차림의 그녀는 마이크를 잡더니 한인들에게도 귀에 익숙한 노래 패툴라 클라크의 ‘다운타운’을 부르기 시작한다.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던 손님들이 후렴 부분에 가서 목청껏 ‘다운타운’을 함께 따라 부른다. 손님들이 하나 둘씩 무대로 나가 자신들의 18번을 부르자 분위기에 취한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흥겹게 춤을 춘다.
태양처럼 젊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생의 열기는 정제되지 않았을지라도 아름답다. 삶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지는 주말 오후, 싱그러운 젊음을 호흡하기 위해 스포츠 바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4월은 본격적인 스포츠의 계절. 메이저리그가 시작되고 프로 농구도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이런 스포츠 중계는 역시 대형 화면을 통해 여러 사람이 함께 봐야 맛이다. 분위기 좋은 LA 인근의 스포츠 바들을 한데 엮어 봤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대표적 스포츠 바. 다운타운의 빌딩숲에서 업무를 마친 직장인과 USC 등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10개의 대형 TV를 통한 스포츠 중계, 도우미들이 분위기를 띄우는 가라오케로 항상 환호가 끊이질 않는다. 4-7시, 해피 아워에는 나초와 치킨 윙 등 푸짐한 안주가 뷔페 스타일로 무료 제공된다. 615 S. Flower St. (811 Wilshire Bl. 빌딩 안) (213) 623-4777

딱 달라붙는 오렌지 색의 치어 리더 의상을 입은 여종업원들로 유명한 스포츠 바. 매콤한 맛의 버팔로 윙스와 치즈를 얹은 컬리 프라이는 후터스를 대표하는 메뉴다. 항상 시끌벅적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 친구들과 부담 없이 맥주를 한 잔 하기에도 좋은 곳. Santa Monica, Long Beach, San Diego에 지점을 두고 있다. 패사디나 지점은 96 E Colorado Blvd. Pasadena, (626) 395-7700

여피들의 천국. 넓게 트인 실내의 17개 빅 스크린 TV로 모든 시즌 다양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음악 소리가 시끄러워 대화를 나눌 만한 장소는 아니다. 바닷가 전망이 바라다 보이는 패티오에 칵테일도 맛있으며 피자, 파스타, 숯불 구이 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라이브밴드와 함께 하는 스윙 댄스 클래스도 펼쳐진다. 4445 Admiralty Way. Marina Del Rey, (310) 823-4534.

이웃의 서퍼들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스포츠 바. 나무 결을 살린 중후한 인테리어와는 달리 음식은 양파 링과 치즈 버거 등 죄책감을 느낄 정도의 정크 푸드. Manhattan Beach Blonde, Rat Beach Red Ale 등 생맥주를 잔이 넘치도록 가득 따라준다.
빅 스크린 TV에서는 시즌 내내 게임을 관전할 수 있다.
Terminal 6, 600 World Way Los Angeles International Airport Los Angeles, (310) 646-4455.

다운타운 디즈니 내, 36,000 평방피트 규모의 스포츠 천국. 암벽 등반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Sports Arena 등 3개의 방으로 꾸며져 있다.
16인치 대형 화면과 36인치 TV 12대를 갖춰 스포츠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Screening Room에서는 레이스, 럭비, 하키 등 모든 스포츠를 관전할 수 있고 Studio Grill에서는 전통 미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스포츠 광인 남자들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스포츠 바.
1545 Disneyland Dr. Anaheim, (714) 300-3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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