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휘발유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소비 활동이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나는가 하면 대통령 선거에서도 쟁점으로 등장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민간 자동차 서비스 업체인 `트리플 A(AAA)’는 31일 자사의 일일 휘발유 가격 동향 조사결과를 인용해 전날 밤새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 (1갤런은 약 3.8ℓ)당 0.3센트가 오른 1.753달러로 또다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AAA 조사에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5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주마다 발표되는 주유업계 시장 정보지 `런드버그 서베이’도 지난 26일까지 2주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34센트가 오른 1.7716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런드버그 서베이’의 트릴비 런드버그 발행인은 “변함없는 소비 증가세와 정부 규제 강화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 등으로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하지 않고 국제유가가 안정되더라도 당분간 미국의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재의 휘발유 가격은 70년대 초 `오일 쇼크’ 이후만큼은 못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올 여름 전국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 선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은 벌써부터 소매업체들의 판매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소매 체인점 단체인 `국제 쇼핑센터 협의회(ICSC)’와 UBS 워버그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소매 체인점의 판매실적은 전주에 비해 1.9%, 지난해 같은 주에 비해 7.1% 하락했다.
마이클 니미라 ICS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치솟는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쇼핑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따라서 소비도 위축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ICSC는 미국 에너지부가 4월과 5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평균 1.83달러로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들어 소비가 앞으로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휘발유 가격 문제가 경제의 주된 우려사항으로 부각되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하면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는 샌 디에이고의 정치행사에 참석해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휘발유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석유 전략비축을 중단하고 우리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면서도 휘발유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31일부터 방영될 새 TV 선거광고에서 “세금인상은 케리 의원의 특기이고 그는 대통령이 되면 휘발유 세금도 인상하려 들 것”이라고 맞받아 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