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네게 추억을 주마 ! 봄방학 특선

2004-03-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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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봄방학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봄방학만 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주어야 할지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다. 잘못하면 아이들은 하루종일 비디오게임이나 TV 시청으로 단 1주일인 봄방학을 보내기 쉽다. 그렇다고 모처럼 맞은 방학 동안 공부만을 강요하는 것도 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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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웨스트 슛 아웃’ 쇼가 열리는 컬럼비아 주립공원

어떻게 하면 봄방학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을까. 주류사회 미국인들은 방학이 되면 흔히 자녀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가족이 가까운 곳으로 짧은 여행을 갖는 것도 봄방학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봄방학 기간에는 겨울철 비수기에 비해 숙박료와 항공료가 크게 인상된다. 특히 가족 여행지의 경우 그 인상의 폭이 더욱 높다. 이런저런 이유로 봄방학 여행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자녀들에게 교육이 될 만한 곳이면 더욱 좋다. 아직도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는 산간지역이나 이미 낮 기온이 화씨 100도에 육박하는 사막지역은 어린 자녀와 함께 할 적절한 봄방학 여행지로 선정하기 힘들다.


봄방학 여행지로 적절한 곳이라면 샌디에고 북부 ‘노스 카운티’ 지역과 캘리포니아 역사가 시작된 새크라멘토 남부 ‘골드 컨트리’ 지역 등을 들 수 있다. 만물이 약동하는 봄철의 분위기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이 지역은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시설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샌피드로 항에서 떠나는 2박3일 짧은 크루즈 여행도 가볼 만하다. 봄방학을 맞아 각종 어린이 프로그램이 무수하기 때문이다.<백두현 기자>

◆샌디에고 ‘노스 카운티’
에스콘디도(Escondido)로 향하는 78번 하이웨이를 지나서부터 나오는 칼스배드, 오션사이드 등 샌디에고 ‘노스 카운티’ 지역에 들어서면 이 곳이 왜 유명한 관광도시로 발전했는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루이센노 인디언들의 거주지였던 리포니아 전형적인 해안도시로 수백종의 철새들의 안식처이기도 한 3개의 라군(lagoon)을 둘러싸고 지역이 형성되어 있다. 상당한 사이즈의 샤핑몰과 수준급 호텔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주말이면 아웃사이드 카페에서 흥겨운 음악이 끊기지 않는다. 자녀들과 함께 라군에서는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조류관찰 투어도 가능하다. 워터스포츠 마리나에서는 요트와 보트를 대여해 준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자녀들과 아름다운 해변가로 잘 만들어져 있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하이킹을 즐기거나 천천히 사이클을 타면서 바다를 만끽하는데 갈매기가 한가롭게 날개짓하는 백사장에서 조개껍질 줍기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평화스럽다.
칼스배드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형형색색의 레너클러스가 온산과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은 꽃단지. 마치 동화 속에나 등장하는 환상의 나라에 온 듯한 즐거운 착각 속에 빠지게 하는 꽃단지는 50에이커 규모로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게 퍼져 있다.
코앞에 보이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구릉 사이사이 난 꽃길을 걷는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가족 나들이 명소로 유명한 이 곳은 올해부터 장미 가든이 새로 문을 열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트랙터(tractor) 타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꽃단지에서는 농장에서 직송한 신선한 딸기, 토마토, 아보카도 등 과일, 채소 등과 단지에서 재배한 각종 꽃과 씨앗, 묘목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단지의 입장료는 성인 7달러, 어린이 4달러이며 단지는 오는 5월9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일몰 한시간 전까지 문을 연다. 문의: (760)431-0352, www.theflowerfields.com
노스 카운티의 또 다른 어린이 관광명소 레고랜드(Legoland)가 올 봄으로 문을 연지 5주년을 맞았다. 128에이커의 레고랜드는 호수, 정원, 식당 등의 부대시설을 제외하고 6개의 주제별 구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지난 주 오픈한 ‘테크닉 롤러코스터’ 등 5개의 새로운 놀이기구가 공원 다섯 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봄방학을 맞은 팬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세계 어린이들이 가장 친숙한 장난감인 플래스틱 레고로 만들어진 테마공원으로 연 180만명의 인파가 이 곳에 몰린다. 3,000만 브릭(brick)의 레고로 모두 5,000여개의 모델이 만들어져 있다. 역시 레고 브릭으로 만든 40여개의 각종 놀이기구도 설치되어 있는데 다른 테마공원과는 달리 어린이들이 직접 만들고 움직여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레고랜드는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에 개장하며 입장료는 성인 44달러, 어린이(3~12세) 37달러이다. 레고랜드는 칼스배드 꽃단지 바로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문의: (760)918-5346, www.lego.com
’노스 카운티’의 또 다른 관광명소는 시 북쪽에 위치한 샌루이스 레이(San Luis Rey) 미션. 캘리포니아의 미션중 가장 큰 규모로 20스퀘어마일을 자랑한다. 이 곳은 한때 2,000여명의 인디언들과 성직자들이 거주한 곳으로 캘리포니아 미션 문화와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문의: (760)757-3651, www.sanluisrey.org.
이밖에 어린이 박물관(Children Discovery Center, 300 Carlsbad Village Dr., 760-720-0737), 퀘일 보태니컬 가든 식물원(Quail Botanical Gardens, 230 Quail Gardens Drive, Encinitas CA, 760-436-3036) 등도 어린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관광명소이다.
노스 카운티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전화(760)434-6093이나 인터넷(www.carlsbadca.org)에 접속하면 된다.

▲운전메모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1시간40분 정도 가다가 오션사이드를 지나서 칼스배드로 들어가는 칼스배드 빌리지 드라이브(Carlsbad Village Dr.)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내려 우회전하면 빌리지에 도착한다. 꽃단지는 칼스배드 빌리지 드라이브를 지나서 나오는 팔로마 에어포트 로드(Paloma Airport Rd.)에서 내려서 좌회전하면 바로 단지에 도착하게 된다.

◆골드 컨트리
서부 개척의 종점인 ‘황금의 주’(Golden State) 캘리포니아는 19세기 중반 시작된 골드러시(Gold Rush)를 기점으로 발전하기 시작, 오늘날 인구, 경제 등 모든 면에서 미국 최대의 주로 성장했다. 골드러시가 시작되고 부터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사람들의 길목에 해당되는 서부 여러 주에 숙소와 역, 시장과 촌락이 생겼으며 이 지역들은 현재 모두 대도시로 성장됐다. 그런 의미로 골드러시가 미국 전체의 발전에 기여한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자녀들과 함께 캘리포니아로의 대이동이 처음 시작된 중가주 ‘골드 컨트리’(Gold Country)를 방문하면 캘리포니아의 창세기를 체험할 수 있다.
골드러시와 함께 만들어진 49번 ‘골드 컨트리’ 하이웨이는 북가주 플러머스 카운티부터 시작되어 유명한 골드러시 타운인 네바다시티와 그라스밸리로 남행, 골드러시의 시초인 플레이서빌을 거쳐 최남단 요세미티의 초입 도시인 오크허스트까지 이어진다. 49번 도로는 총 300마일 정도의 길이인데 LA에서 출발하는 방문객들은 남가주 방향에서 가까운 구간인 플레이서빌에서 소노라까지의 약 122마일 구간을 주로 이용한다.
골드 컨트리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컬럼비아 역사주립공원(Columbia State Historic Park). 컬럼비아는 한 때 캘리포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였다. 골드러시가 절정에 달했던 1851년에는 무려 1만5,000명이 시에라 산맥의 조그마한 타운으로 몰려들었다. 골드러시가 시작되고 30년 동안 당시로는 막대한 금액인 8,700만달러 상당의 황금이 이 지역에서 나왔다.
오늘날 컬럼비아는 골드 컨트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주립공원으로 남아있다. 공원은 전성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시켜 주말이면 수천명의 방문객이 이 곳을 찾는다. 40여채의 역사적 건축물이 공원 내에 있다. 공원 내에 있는 ‘컬럼비아 시티 호텔’은 1870년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호텔에 있는 10개 객실은 지금도 투숙객을 받고 있다.
방문객들은 100년이 넘은 역마차를 타고 타운을 돌아볼 수 있으며 골드러시 당시의 복장의 카우보이, 보안관, 마이너들이 권총을 허리에 차고 거리를 나돈다. 금광에서 일했던 중국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던 한약방, 각종 금광 기구를 만들던 대장간, 19세기 소방서 등 수많은 볼거리가 있다.
공원 내에 있는 여러 레스토랑에서는 19세기 음식들을 서브하고 있으며 향기로운 커피를 내놓고 있다. 나무로 만든 장난감가게와 골동품, 초를 만들어 파는 가게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컬럼비아 주립공원은 골드 컨트리의 수도 ‘소노라’(Sonora)에서 북쪽으로 3마일 거리에 있다. 소노라에서 49번 하이웨이로 북상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입장료와 주차는 무료이며 공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지만 공원 내에 있는 레스토랑과 숙박업소는 밤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 문의: (209)532-4301
시에라 산맥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소노라는 캘리포니아 역사가 살아있는 조그만 관광명소이다.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친밀감과 포근함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한쪽에는 조그만 공원이 있고 이 공원의 한복판에는 작은 시내가 흐른다.
마을의 가장 큰 길에는 1800년대의 건물이 줄지어 서있는데 이 가운데는 1885년의 건축물인 성공회 교회가 포함되어 있다. 타운 중심부에는 수십개의 골동품 상점들이 몰려있으며 ‘소노라 오페라 홀’에서는 매 주말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몰려드는 음악 팬들로 붐빈다.
이 곳에 있는 레스토랑들은 건물에서 풍기는 보수적 느낌과는 다르게 맛에 특색이 있다. 1899년 문을 연 ‘리네이’는 빅토리아풍의 레스토랑으로 딕시랜드의 재즈 생음악을 들으면서 사슴 고기로 만든 소시지를 맛볼 수 있다. ‘소노라 인’에서는 신선한 스테이크와 갈비요리가 자랑이다. 타운 곳곳에서 판매하는 홈메이드 아이스크림도 일품이다. 소노라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소로라 상공의 (209)532-7725이나 인터넷(www.sonoraca.com)으로 하면 된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 99번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프레즈노를 지나서 머서드(Merced)가 나오면 140번 이스트로 바꿔 탄다. 이 곳에서 약 40마일 정도 가면 49번 하이웨이가 나온다. 49번 노스를 타고 달리면 골드 컨트리에서 가장 큰 도시인 소노라와 컬럼비아 주립공원을 만나고 계속 북상하면 에인절 캠프, 머피, 플레이스빌, 콜로마, 네바다시티 등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봄방학 크루즈
샌피드로와 롱비치 항에서 출발하는 카니발과 로얄 캐리비언 크루즈에서는 봄철을 맞아 각종 ‘패밀리 스페셜’ 패키지를 내놓고 가족 단위의 봄방학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1인당 200달러까지 탑승료를 할인해 주는 ‘스프링 브레이크’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카니벌은 어린이 탑승객들을 위한 ‘캠프 카니벌’(Camp Canival)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2세부터 15세까지 연령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캠프 카니벌은 컴퓨터 교실, 레크리에이션 교실, 수공예품 만들기, 미술, 과학, 어린이 가라오케 등 각종 프로그램이 넘친다. 청소년들을 위한 주류 없는 나이트 클럽도 있으며 빙공, 비디오게임, 만화 교실(Cartoon Time), 페이스 페인팅(Face Painting) 시간도 갖는다.
인형극(Puppet Show), 쿠키 만들기(Cookie Decorating), 비치 파티(Beach Party)가 열리고 디즈니 캐릭터가 진행하는 퀴즈쇼(Disney Trivia)도 진행된다. 좀더 나이가 많은 청소년들을 위한 풀 파티(Pool Party), 배구(Volleyball) 경기 등이 진행되고 피자 파티(Pizza Pig-Out), 어린이 미장원(Hairdressing), 사진촬영 교실(Photography Workshop)도 문을 연다.
카니벌 크루즈의 스케줄과 여행 상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인터넷(www.carnival.com)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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