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크엔드 나잇 스팟 웨스트 LA ‘아이리시 타임스’

2004-03-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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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병 맥주 맛보는 초록불 선술집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를 맞아 아이리시 펍에서 피쉬앤칩스를 안주로 초록색 병의 맥주를 마셔보는 것도 색다른 문화 체험. 웨스트 LA에 위치한 아이리시 타임스(Irish Times)는 아일랜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작은 동네의 펍처럼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다. 여느 아이리시 펍과 마찬가지로 낮은 조명에 별다른 장식 없이 초록색 꼬마 전등이 불을 밝히고 있는 실내는 무엇보다 부담이 없어 좋다.
이곳에는 반바지에 아무 셔츠나 되는대로 주섬주섬 챙겨 입고 사람이 그리워 펍을 찾은 동네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가까이 UCLA가 있어서인지 싱그런 젊은이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무 약속 없이 오더라도 정겨운 얼굴을 만날 수 있어 동네 사랑방 같은 장소로 웨이트리스들의 싹싹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기분 좋은 곳이다.
탭에서는 기네스를 비롯한 갖가지 생맥주를 가장 적합한 온도로 따라 부어준다. 저렴한 가격의 안주들은 아일랜드 음식의 고약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맛깔스럽다. 특히 아이리시 비프 수프와 피시앤칩, 콘비프와 양배추는 찾는 이들이 많다.
중앙에 놓여진 풀 테이블 주변에는 매서운 눈초리로 공을 쏘아보며 당구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입구의 주크 박스 앞에서 기계에 동전을 넣는 이들은 젊은 시절 그들이 좋아하던 추억의 팝송을 입력하는데 가끔씩은 ‘My Way’ ‘Danny Boy’처럼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도 흘러나온다.
주말이면 라이브 밴드가 무대를 꾸미기도 하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조금은 빠른 비트의 음악이 실내에 흐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깨 춤을 추며 분위기가 고양된다. 친구들끼리 작정을 하고 술을 마시러 온 테이블은 기네스에 위스키 샷 잔을 넣어 폭탄주를 마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대학 서클 등 동호인 모임일 경우 그들만의 구호를 시끄럽게 외치는 모습에서 젊음의 뜨거운 에너지가 느껴진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전까지 매주 목요일 7-8시 사이에 가면 기네스 맥주 한 파인트의 가격을 1달러 할인해준다. 주소, 3267 Motor Ave. Los Angeles, CA 90034.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National Bl. 출구에서 내려 좌회전, Motor Ave.에서 우회전하면 된다.
전화(310) 559-9648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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