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구가하면서 한인 에이전트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에이전트로 ‘생존’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한인 부동산 업계에서는 처음 3년 동안 생존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이 꽤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에이전트의 투철한 직업의식 결여뿐만 아니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한인 부동산 업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예전의 걸음마 수준은 벗어났지만 성장 과도기에 있는 한인 부동산 업계의 현주소를 통해,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성공 비결을 알아본다.
■한인 부동산 업계의 현황.
한인 부동산 업계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재미한인부동산협회에 따르면 뉴욕, 뉴저지 일원의 한인사회에서 활동하는 중개인은 어림잡아 500여명 정도. 한인사회보다는 외국 부동산 시장에서 일하는 중개인은 200명 정도. 그리고 라이선스는 취득했지만 활동을 하지 않은 중개인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인이 직접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는 80개 정도에 달하고 있고, 콜드웰뱅커와 리맥스 등 외국 부동산회사의 프랜차이즈를 한인이 운영하는 부동산회사 4개 그리고 외국 부동산 회사와 파트너십을 갖고 있는 부동산 회사가 1 곳 정도다.
한인 부동산 회사를 80개로 기준 할 때 약 10명 정도의 에이전트들이 속한 한인 부동산 회사가 전체의 약 80% 정도로 가장 많고 혼자 운영하거나 5명 이내의 소규모 한인 부동산회사가 10% 미만 그리고 20명 이상의 에이전트를 팀원으로 운영하는 대형 한인 부동산 회사도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인 부동산도 있지만 점차 중간규모와 대형의 한인 부동산 회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인사회에서 활동하는 한인부동산 에이전트들 가운데는 전체의 70% 정도가 풀타임으로, 305 정도가 파트타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파트타임인 경우 고객에 대한 풀 서비스가 쉽지 않아 풀타임 에이전트보다는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에이전트의 부동산 매매 취급 분야에 있어서는 주거용인 주택 매매가 전체의 75-80%, 상업용 건물매매가 20-25%를 차지하고 있다.부동산 에이전트들은 매매와 렌트를 다 하고 있지만 렌트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에이전트
가 전체의 약 10-15% 정도,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트가 85-90% 정도이다. 부동산 에이전트의 렌트와 매매 취급을 각각 장단점이 있다.
렌트를 전문으로 할 경우 초보 에이전트도 성실하게 일하면 월 2,000-5,000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2-3년의 경력을 쌓아도 수입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매매를 전문적으로 취급할 경우에는 1, 2년 차의 초보 에이전트의 경우 처음에는 실적이 없어 어렵지만, 경력을 쌓고 실적을 올리다 보면 렌트를 취급하는 것보다 수
입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이는 한번 거래를 성사하면 그를 토대로 추천에 의한 매매 성사 건이 늘어나는 부동산 업계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리얼티 플러스 한인 부동산 중개회사의 김대중 공동대표는 한인 부동산 업계에 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실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한인 에이전트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대형 한인 부동산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에이전트의 커미션.
한인 에이전트의 커미션은 소속 부동산 회사와 개인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일반적으로 한인 부동산에 속한 에이전트의 경우에는 수입의 50대50 또는 60대40으로 브로커와 나누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능력에 따라 커미션의 비율은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풍부한 경험과 월등한 능력이 있는 에이전트의 경우는 인센티브를 제공받거나 80대20의 높은 비율의 커미션을 받는 경우도 있다.
콜드웰뱅커, 센추리 21, 프루덴셜 등 외국 부동산 회사에 속해 활동하는 한인 에이전트는 로얄티를 5대5로 공동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로얄티는 대개 전체 수입의 8-9% 정도로, 에이전트가 부담하는 로얄티는 전체 수입의 4-5% 정도이다. 때문에 한인 에이전트의 커미션은 로얄티 공동 부담금을 제외한 전체수입 가운데 경험과 능력에 따라 50대50, 55대45
그리고 60대40 정도의 비율로 받고 있다.
하지만 리맥스 부동산 회사의 경우는 타 외국부동산회사와 다른 커미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리맥스 부동산 회사에 속한 한인 에이전트는 한 달에 1,200-1,500달러 정도의 데스크 경비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개인이 사용하는 사무용품, 팩스 용지 등 모든 경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 수입의 5%만 로얄티로 지불하고 나머지 95%는 개인 수입이 된다.
이처럼 한인 부동산, 콜드웰 뱅커, 프루덴셜, 센추리 21 등 외국 부동산회사와 리맥스 부동산 회사의 커미션 제도는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한인 부동산이나 콜드웰 뱅커, 프루덴셜, 센추리 21 등 외국 부동산회사에 속한 한인 에이전트들은 브로커 오너나 오피스 매니저와 상호협력 체제를 갖춘 상황에서 실적을 쌓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수입의 절반 정도를 나누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리맥스에 속한 한인 에이전트의 경우는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해야 하는 부담과 실적이 없을 때는 수입이 아닌 빚에 시달릴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개인 경비 지불 외에 전체 수입의 95%가 본인에게 돌아가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한인 부동산 업계의 중견 중개인들은 한인 에이전트들의 성공 여부는 자신의 능력과 경험의 여부에 달려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 회사를 선택할 때 어떤 부동산 회사의 시스템이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에이전트의 생존율.
한인 부동산 업계에는 새내기 에이전트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에이전트로 생존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중견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10명의 에이전트 가운데 1년이 지나면 7명이 견디고, 2년이 지나면 2명이 버티고 3년 정도가 지나면 1명만 남는다고 한다. 이처럼 한인 부동산 업계에 진출하는 에이전트들은 첫 3년이 고비다. 통상적으로 한인 부동산 업계에서 새내기 에이전트가 3년을 견디면 해 볼만하고 5년을 버티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중견 부동산 중개인들 많지 않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10년 차 이상의 한인 중견 부동산 중개인은 전체의 10% 미만 정도.이처럼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부동산 중개인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부동산 업계에 투철한 직업의식 없이 뛰어들고 있기 때문.
또한 새내기 에이전트들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한인 부동산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 에이전트 스스로가 법과 규정의 테두리 안에서 경험을 축적하는데 게으르거나, 전문적인 교육을 쌓을 수 있는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에이전트의 관심부족으로 새로운 정보를 갖추지 못하고 스스로 도태하는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 라이선스를 2년마다 갱신하려면 공인 받은 기관으로부터 22.5시간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받지 않아 라이선스가 박탈당하는 경우도 있다.
콜드웰벵커 프랜차이즈인 대우부동산의 제니퍼 김 대표는 에이전트로 성공하려면 광범위한 부동산 네트워킹으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통해 에이전트의 자질 향상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한인 부동산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영세성과 안면장사의 틀을 벗어나 전국 망을 갖춘 프랜차이즈 운영 등으로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미국 부동산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마켓팅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한인 에이전트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이전트의 성공은 스스로의 몫
한인들이 부동산 에이전트를 선택할 때 막연한 인맥이나 친분 또는 그 회사의 지명도를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들의 실제 능력이나 경험, 기타 에이전트로서의 소양과 직업의식 등이 검증되지 않고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국계 프랜차이즈의 지명도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편이다. 하지만 에이전트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노력하며 신뢰를 주는 에이전트를 찾는 것이다. 따라서 에이전트의 성공 여부도 바로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에이전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너무 많은 기대는 금물이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에이전트의 수입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1년 미만 새내기들은 오히려 마이너스 수입을 기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차곡차곡 쌓으며 풍부한 경험을 축적하는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자세와 실천이 중요하다.
또한 에이전트가 잠재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네트웍은 필수 조건이다. 최첨단의 현대사회를 살면서 인터넷을 통한 부동산 정보나 이메일을 활용할 수 없다면 다른 에이전트에게 뒤지지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성공한 여러 선배들의 네트웍을 통해 협상능력과 스케줄 관리 요령 등을 반드시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에이전트 성공의 기본 열쇠는 성실, 편안함, 신뢰와 책임질 수 있는 자세. 부동산 업계의 특징은 한번 감동 받은 고객의 입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에이전트의 기본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은 것이다. 에이전트로 성공하려면 밤낮이 따로 없어야 한다. 언제든지 고객의 요청에 대비할 수 있는 에이전트가 되야 한다. 에이전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해야 하는 것도 기본. 전문 강좌를 수강하거나 전문서적 필독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재미 한인부동산 협회 이영복 회장은 자신의 해야할 일에 게으르거나 비윤리적인 에이전트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에이전트의 성공 여부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노력차이에 달려 있는 만큼 스스로 바람직한 에이전트로서의 능력을 쌓은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창흠 기자> chyeon@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