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공과의 접촉’(Touching the Void)★★★★(5개 만점)

2004-02-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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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 두 산악인 감동적 생환기

안데스산맥 등정 실화 바탕
스릴 만점의 다큐·드라마로

1985년 영국의 두 등산가 조 심슨과 사이몬 예이츠가 페루 안데스산맥의 해발 21,000피트에 이르는 시울라 그랜드산을 등정했다가 조난을 당한 사건을 기록영화와 드라마로 재구성한 스릴 만점의 산악영화다.
두 사람은 간단한 등산장비만 갖춘 채 산정에 오르는데 성공하나 하산 길에 심슨이 추락하면서 오른쪽 다리뼈가 여러 개 부러진다. 밧줄로 심슨과 함께 매여 있는 예이츠는 허공에 매어 달린 심슨과 함께 추락사하느냐 아니면 밧줄을 잘라 자기만이라도 살아남느냐 하는 선택을 놓고 고민하다 밧줄을 잘라 버린다.
폭설과 갈증과 허기에 지친 예이츠는 무사히 하산하나 심슨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런데 산에서 추락한 심슨은 사망하지 않고 부러진 다리를 이끌고 며칠간 혼자서 온갖 고통과 악천후를 견디어내면서 베이스 캠프에 도착하는데 성공한다. 영화는 심슨과 예이츠가 당시 상황을 얘기하는 것과 함께 두 사람역을 맡은 배우들이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데 스릴러를 보는 듯한 긴장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심슨의 생존본능.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인내심과 살겠다는 본능 하나로 그가 부러진 다리를 한 채 하산하는 모습이 너무나 처참해 호흡마저 힘들 지경이다. 심슨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오스카 기록영화상을 받은 ‘9월의 하루’를 감독한 케빈 맥도널드가 연출했다. 두 사람의 이 등산경험은 산악인들 사이에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성인용. 선셋5(323-848-3500), 샌타모니카 뉴윌셔(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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