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법, 미성년 살인범 사형 재검토

2004-01-2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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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저격범 말보 처벌계기

대법원은 2년 전 정신지체 살인범에 대한 사형을 금지한 데 이어 이번엔 범행 당시 18세 미만이었던 살인범에 대해서도 사형을 금지할 것인지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대법원은 범행 당시 17세였던 살인범에 대한 사형선고가 `잔인하고 비통상적인 처벌’을 금지한 헌법 제8조를 위배하는 것이라는 미주리주 대법원의 판결을 놓고 재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주리주 대법원은 지난 1993년 17살의 나이로 한 여성을 강탈하고 잔인한 수법으로 살해한 크리스토퍼 시몬스에게 내려진 하급심의 사형선고를 뒤집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미성년자 사형의 위헌성 문제는 지난 2002년 워싱턴 일대에서 일어난 연쇄 저격사건의 공범 리 보이드 말보의 처벌을 둘러싸고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됐다.
말보는 연방수사국(FBI) 직원을 살해했을 당시 17세였으며 지난 달 이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사리 분별 능력 미비’를 이유로 이미 16세 미만의 범죄자에 대한 사형을 금지한 바 있지만 사형제도가 존속하고 있는 주들은 범행 당시 16세나 17세였던 범인들에 대해서는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
9명의 미국 대법관 중 미성년 살인범에 대한 사형을 반대한 것으로 기록된 사람은 존 폴 스티븐스와 데이비드 수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스티븐 브라이어 등 4명으로 이들은 지난 해 미성년 살인범에 대한 사형은 `수치스러운’ 것이라는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대법원은 지난 1976년 오랫동안 논란을 빚어 온 사형제도를 합헌이라고 판결한 데 이어 지난 1989년 미성년자 사형도 합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미성년자 살인범의 사형을 허용하는 나라는 미국을 비롯한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사형을 허용하고 있는 주들 중 18개 주는 미성년자 사형을 금지하고 있으며 연방정부 역시 연방법원에서 기소된 미성년자에 대해 사형을 금지하고 있다.
미 전역에서 18세 이전에 저지른 살인 죄로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는 모두 82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1976년 사형제도가 부활된 이후 지금까지 범행 당시 미성년이었던 22명을 비롯, 모두 892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반대론자들은 미성년자 사형은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미국이 가입한 국제협약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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